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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카페, 가난한 비 술과 밤 중에서 알고 싶은 사람은 가 버렸고, 그들이 언젠가 남겨 놓은 술잔엔 눈에 보이는 지금의 사람만 새겨져 있다.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이런 노래 구절 하나만으로도 절규하던 시절이 있었다. 시간의 잔상이었다, 알고 싶지 않은 사람들 속에 섞여 있으면서. (...) 파스토랄! 그건 어디에 있는가? 빈센트! 그의 그림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블루 벌룬, 그건 가난한 빗속에 떠 있을 수 없다. 그렇게 생을 잃어간다. 밤과 술이 빗속에 있던 날에. 젊은이들은 이제 스스로를 위로하고 힐링할 힘마저 잃었는지, 이제 점점 자신을 힐책하는 듯한 구절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가난의 비만큼 사람을 작아지게 하는 게 없다고 시인은 단언한다. 시에서는 밤이 오거나 눈 혹은 비가 내리는 배경이 등장한다. 그.. 더보기
굿모닝팝스 vol. 347 에스프레소 머신 없이 에스프레소 만들기 '카누 다크로스트'와 '네스카페 크레마 인텐소 아메리카노'를 섞어서 사용하면 좋다. 카누는 좀 더 깔끔한 액상을 만들어주고, 네스카페 제품은 에스프레소의 크레마 층을 재현해주기 때문이다. 너무 직접적 광고인데 ㅋㅋ 근데 말만 들어도 맛있긴 할듯. 코로나 때문에 카페도 못 가시는 분들 많을텐데 이 글 보시는 분들도 한 번 해보시는 게 어떨지. 요리를 사랑하는 열두 살 에이브의 가족은 국적도 종교도 다른 탓에 식사 때마다 항상 전쟁이다. (...) 이처럼 남다른 고민을 가진 주인공 에이브는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페르난도 그로스테인 안드레이드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에서 탄생했다. 감독은 1930년대 유럽을 탈출한 유대인의 손자이자, 브라질에서 온 가톨릭 이민자였고, 엄마.. 더보기
사는 게 뭐라고 6시 반에 눈을 떴다. (...) 베겟머리를 더듬거려 손에 잡힌 책 베트남에서 온 또 한 명의 마지막 황제를 꾸벅꾸벅 졸면서 읽었다. 나는 베트남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베트남전쟁을 다룬 미국 영화 속 정보랑 보도된 뉴스밖에 모른다. 그렇다 치더라도 백인들은 지독하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내내 그랬다. 요새 새벽 4시에 일어나고 있다. 오늘처럼 컨디션이 좋으면 새벽 3시 반에 일어난다. 어쨌던 일찍 잘 수 있어서 이런 시간에도 일어나는 게 가능하다. 아직까지 내가 잘 살 수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노 요코는 일어나기 귀찮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마다 뭔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죽는 게 뭐라고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죽은 사람들이라고 시작하더니.. 아무래도 이 작가는 첫 줄에 .. 더보기
자폐성 장애아동의 내면세계 과거에는 사람들이 거의 들어본 적조차 없었던 장애 증상인 자폐증이 1994년을 기점으로 일간지의 가장 큰 뉴스거리로 장식되는 등 장애계의 현실이 변모하였다. 이 증상은 정부가 나서서 다루고 있는 문제인 동시에 공중 보건의 측면에서도 주요 관심거리가 되었고, 열띤 토론의 주제가 되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자폐증 진단이 증가한 이유는 어찌됐건 '비전형적' 행동을 보이는 아동에 대하여 의료인들이 지나치게 병리적으로 접근하는 등 과도한 열정이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나도 이렇게 생각한다. 사실상 사람들은 누구나 정신에 장애가 되는 게 있다고 보는데, 그게 다수의 사람들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거나 결국 장애가 있는 사람이 스스로 병원에 가면 정신병이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는 글쓰는 게 빨랐고 회화가 .. 더보기
그리움이 그림자처럼 "신부님 아녜스와 단 둘이 영화관에서 영화 보던 걸" "신부님 루치아와 차타고 다니는 거 봤어" "신부님 마리아와 단 둘이 찻집에 있던 걸" "저 자매는 왜 자꾸 본당사제관에 들락거려" ....., 본 것을 자기방식대로 생각하고 말한다. 마치 목격한 장면을 최신 뉴스 전하듯, 트위터,페이스북,카톡,밴드 등 SNS를 통해 사진과 함께 상황을 적어 올린 것은 생방송에 가깝게 급격하게 확산된다. 이렇게 무심코 자신이 던진 말과 행동에 본당공동체는 흔들리고 신자 상호간 큰 상처가 되기도 한다. 최근 박원순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어떤 의사가 '저게 왜 죄야? 내 병원에서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들이 내 빤스도 빨아주는데'라는 말을 함으로서 논란이 되고 있다. 성당에서도 의외로 이런 일이 참 많다. 여성 신자들이 거의.. 더보기
죽음과 죽어감 때로는 되도록 안 오거나 짧게 머물러주는 게 환자에게나 의료진에게 도움이 되는 가족도 있다. 스물두 살 된 자신의 아들을 아기처럼 다루면서, 자기 외에는 그 누구도 아들을 돌보지 못하게 했던 어머니가 있었다. 아들은 혼자서도 충분히 스스로를 돌볼 수 있었지만 어머니는 그 아들을 씻겨주고 이를 닦아주었으며 용변 후 뒤처리까지 해주었다. 환자는 어머니가 나타날 때마다 짜증을 부렸고 화를 냈다. 간호사들도 환자의 어머니의 태도에 질렸고 점점 더 그녀를 싫어하게 되었다. 사회복지사가 몇 번이나 그녀와 대화를 하려고 시도했지만 매번 불쾌한 말들과 함께 쫓겨나곤 했다. (...) 비록 건강한 관계로 보이진 않았을지언정, 우리가 두 사람의 관계에 개입한 것이 과연 그에게 도움이 될까? 어쩌면 간호사들을 '나쁜 엄마'.. 더보기
죽는 게 뭐라고 다 함께 기타카루이자와에 놀러 간 적도 있다. 숲 속의 별장지 '다이가쿠무라(1927년 호세대학의 학장 마쓰무로 이타스가 자신이 소유한 토지를 학자나 문화인 등에게 분양하여 개발한 별장지)'는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 "여기서 살아보면 어때?" 요코 씨가 우리에게 말했다. "파격적으로 싼 땅이 나와 있는데." 나루짱은 마음이 동요되는 듯했다. (...) 하지만 파격적으로 쌌던 까닭은 엄마와 아들이 동반 자살한 땅이기 때문이었다. 엄마는 시라이시 가요코('광기의 여배우'로 불렸던 가부키 배우)에 아들은 누쿠미즈 요이치(예능 프로그램에서 머리숱이 적어 놀림당하는 캐릭터를 가진 배우) 같았다는 말을 듣고, K가 심사숙고 끝에 땅을 포기했던 건 유감이었다. 원래 땅값이 싼 곳은 대부분 이런 사연이 있다고.. 더보기
굿모닝팝스 vol. 346 독일 유명 작가 다비드 사피어의 소설 가족의 영광은 전 세계 18개국 언어로 번역돼 41개국에 출판된 베스트셀러이다. 독일에서만 50만 부가 판매된 이 책은 영화 몬스터 패밀리의 원작이기도 하다. (...) 원작의 배경이었던 베를린을 뉴욕으로 변경하고, 이야기의 틀을 유지하되, 어린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 이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영화 몬스터 패밀리는 영국 런던부터 이집트까지 여러 나라를 배경으로 하며 원작에는 없던 캐릭터들이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어떤 페친 분이 넷플릭스에서 독일 드라마 다크가 유행한다고 하던데, 요새 괜찮은 작품이 많이 나오나 보다. 그나저나 애니메이션에서 내용을 바꾸는 건 잘 되거나 아님 망하거나 하는 어마어마한 도박인데.. 원.. 더보기
휘어지는 연습 아침 이미지 ㅡ꿈꾸는 정원 햇살이 노란 부리로 어둠 끝을 톡톡 쫀다 부서져 깨어나는 금빛 싸라기들 일순간 새떼가 날고 환한 꽃이 핀다 푸른 물 숲도 깨어 가진 것 다 내놓고 수풀 속 정령들이 은결처럼 달려 나와 바람길 거칠어지는 마음눈도 열어준다 다툼이 일상이 된 시린 포도 위에 무서운 꿈을 꾸다 소름 돋는 가슴에도 눈부신 하늘이 내려 결 고운 손을 편다 현대 시조라서 전반적으로 시들이 간결하고 어절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실이 항상 불안한 마음을 지닌 시인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 아름다운 자연도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유튜브나 자기계발서 같은 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주장한다. 나도 한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하고.. 더보기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3 왕은 자신의 서자인 이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궁에 들어와 있던 민씨가의 계집종(야사에도 나오는 효빈 김씨)이 태종의 아이를 가졌다. 이를 안 왕비 민씨, 이때는 왕에 대한 배신감으로 눈이 뒤집혀 있을 때였다. 옛 집으로 내보내 행랑방에 가두었고, 해산이 가까워지자 방앗간 옆에 두어 그곳에서 아이를 낳았다. 때는 혹한의 12월, 아이를 낳자 이불도 없이 어느 오두막에 내팽개쳐졌다가 교하의 집으로 소에 태워 보내졌다. 그런데 민씨에 대해서도 공감이 가는데 이 사람은 엄청 배신감 느꼈을 것 같다. 이방원도 욕심이 없는 사람이 아니고 그녀도 그러니 분명 둘이서는 어울리는 커플이었는데, 갑자기 왕이 되고서는 이런저런 다른 여자들을 엄청 건드리고 다니니(나중에 세종 전의 세자가 '아버지도 여자들 거느리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