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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굿메이어 굿메이어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앤드류 니콜 (북폴리오, 2012년) 상세보기 터보는 자신이 싫어졌다. 시의원 앞에 서서 무슨 주제로든 말할 수 있고, 무엇으로든 논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누구든 설득할 수 있고, 무엇이든 지시할 수 있으나, 이 여자 앞에선 '멋있다'만 더듬거릴 뿐이었다. 그래도 아가테에게는 '멋있다'조차 기쁜 모양이었다. 선량한 터보 크로빅은 그녀에게 '멋있다'고 말한 유일한 도트 남자였다.- p. 50 마지막으로 로맨스 소설을 본 지가 까마득하다. 정치나 사회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지만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꿈과 희망이 없는 현실에 지려서(...) 눈을 휴식하면서 마음을 즐겁게 하고 싶었다. 예상대로 첫 권들 중에서 한 권은 로맨스 소설이 나와주었다 얼쑤. 인터넷에서 알고.. 더보기
1Q84 3 1Q84.310월-12월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2010년) 상세보기 "내 안에 올빼미가 있어." "올빼미는 숲의 수호신이고, 뭐든 다 아니까, 우리에게 밤의 지혜를 가져다줄 거야." 한 가지 말해둘 게 있다면, 이 소설은 1권부터 완결까지 전부 쌓아놓고 쉴새없이 읽어야 한다. 그래야 작가가 던지는 사소해 보이던 떡밥들이 눈에 확 뜨이고 줄거리가 제대로 이해된다. 이 책은 3권까지 나왔으며, 아직까지 완결이 안 된 상태이다. 1권부터 3권까지 전부 다 묵직한 책들이라서 중간에 스토리를 잊어버린 사람들이 많았다. 내용때문에 빈축을 산 일도 많았고. 일단 아오마메가 자신과는 거의 거리상 접점이 없던 시점에서 덴고의 아이를 얻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기독교인들의 반발을 사.. 더보기
댈러웨이 부인 댈러웨이부인 카테고리 소설 > 테마소설 지은이 버지니아 울프 (집사재, 2003년) 상세보기 장밋빛 얼굴이라고, 하고 부인은 냉소했다. 다 쓸데없는 거란다, 얘야. 왜냐하면 먹고 마시고 같이 자고 그리고 좋은 날 궂은 날도 있어서, 인생이란 장밋빛 얼굴 같은 건 문제도 되지 않거든. 더구나 정말이지, 이 캐리 뎀스터는 켄티시 타운에 사는 어떤 여자하고도 운명을 바꾸고 싶진 않았단 말이야! 그러나 그녀는 동정을 애원했다. 장밋빛 얼굴을 잃어버리 데 대한 동정을.- p. 45~46 신기하다. 김정 교수님께 에 관한 수업을 받고 나와서 그런가. 그럭저럭 내용이 이해가 잘 된다. 더불어 그녀가 소설에 집어넣으려고 애쓴 듯한 무언가의 감정들이 툭툭 살아서 튀어나오는 것이 선명히 보인다. 여태까진 막연히 그녀의 소.. 더보기
날아라 잡상인 날아라잡상인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우승미 (민음사, 2009년) 상세보기 '처음 만났을 때 너는 나에게 1000원을 주었어. 네가 갖고 있는 전부를. 너는 항상 네 전부를 던져. 사람들은 그렇게 전부를 던지지 않아. 자신을 위해서 조금은 남겨둔다고.'- p. 206 처음 스토리 소개서부터 이 책이 매우 끌렸다. 고아가 되어 핏줄로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어떤 할머니에게 맡겨지고, 커서 코미디언이 되려는 꿈을 품다가 후배들에게 걷어차여서 지하철 잡상인들의 세계까지 굴러가게 된 남자주인공. 삼중고를 겪는 동생과 함께 살면서 자신이 그린 동화책 그림을 동화작가들에게 팔고 농아봉사활동까지 하면서 살다가, 바이올리니스트의 아이를 덜컥 밴 채로 지하철에서 수치심을 파는 여자주인공. 흑화된.. 더보기
피아노 치는 여자 피아노치는여자(양장) 카테고리 소설 > 기타나라소설 > 기타나라소설 지은이 엘프리데 옐리네크 (문학동네, 2010년) 상세보기 섬뜩해하며 에리카는 자신이 백칠십오 센티미터 길이의 크고 무감각한 구멍이 되어 관 속에 누워있고 흙이 되어버리는 것을 상상한다. 그녀가 경멸하고 소홀히 했던 구멍이 이제 와서 그녀를 완전히 지배하게 돼버린 것이다. - p. 237 어떤 독자는 이 소설을 자신있게 일본과 같은 급인 SM소설이라고 추천해줬는데, 글쎄 무라카미 류 소설과 비교해봤을 때 이 소설이 SM소설의 축에 속할지 어떨지... 아마 그 사람은 이 소설이 진정으로 뜻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추측해본다. 이야기가 살짝 무라카미 류의 '피어싱'과 가깝긴 하지만, 두 소설 다 무시무시한 자해과 자.. 더보기
구운몽 구운몽(우리가정말알아야할우리고전)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청소년소설 지은이 김선아 (현암사, 2000년) 상세보기 소유가 명을 받고 뵙자 천자가 말하였다. "(...) 내 누이의 재질이 보통 사람과 달라 오직 그대의 베필이 됨직하기에 아우를 통하여 뜻을 통하였더니라. 그런데 혼약한 곳이 있음을 들어 사양하더라 하니, 이것은 그대가 잘못 생각한 것이라.(...)" 소유가 머리를 조아리며 아뢰었다. "(...) 제가 지금 황상의 명에 따른다면 정 소저는 다른 집으로 갈리 없사오니 평범한 아녀자가 시집 갈 곳을 얻지 못한다면 어찌 왕의 정사에 결함이 되지 아니하리이까." - p. 백오~백육 나이가 좀 들어차서 구운몽을 보니 예전보다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보게 된다. 특히 연애를 좀 알게 된 지금 구운몽.. 더보기
러브게임 러브게임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아다치 모토이치 (바다봄, 2010년) 상세보기 어떤 책에서 멋있게 수염을 기른 노인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어떤 어린아이가 그 노인에게 잘 때 수염을 이불 속에 넣고 자는지 이불 밖에 꺼내놓고 자는지를 물어봤댄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노인 자신마저도 수염을 이불 안에 놓는지 밖에 놓는지 도저히 모르겠더랜다. 그래서 결국 그 노인은 밤새 수염을 이불에 넣다 뺐다 하느라고 잠도 설쳤다는 이야기이다. 쇼지와 사에는 마치 옛날이야기의 정령들처럼 홀연히 책에 등장해 유희를 부리고, 그 유희에 말려든 인간들이 덫에 걸려드는 장면을 가만히 지켜본다. 그러다가 마치 그들이 책에 쓰여지지 않았던 것마냥 홀연히 사라진다. 단지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 더보기
촌마게푸딩 촌마게푸딩과거에서온사무라이파티시에의특별한이야기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드라마/영화소설 지은이 아라키 겐 (좋은생각, 2010년) 상세보기 일단 사무라이가 시대를 넘나들어 현대에서 푸딩과 케이크 등을 만들게 되었다는 다소 4차원적인 내용이다. 그러므로 소설의 전개와 현실감을 따지시는 분이라면 일단 기대를 버리고 보시길. 책으로 요리를 알고 싶어하시는 분도 포함. 여기에서 요리에 대한 교훈을 굳이 얻자면, '뭐든지 처음 시작하는 느낌으로 음식을 만들어라' 정도? 여담이지만 본인이 아르바이트했던 가게에선, 사장님이 일을 팽개치셨다. 음식을 만들던가 서빙을 하던가 뭐 하나라도 해야 하는데 손도 안 댄다. 그저 팔짱 끼고 가만히 아르바이트하시는 분들을 지켜보시다가 뭐라도 실수하려고 하면 잔소리잔소리... .. 더보기
1미터 1미터너와내가닿을수없는거리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임은정 (문화구창작동, 2010년) 상세보기 더 힘들거라고요. 지금보다 더 힘들거라고요. 이보다 더 힘든 건 없다,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더 힘든 상황이 올 거라고요. -아내에게 버림받은 강찬에게 찬강이 위로를 보내는 장면. p.188 '연리지'라는 영화를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었다. 결국 본인에게는 여자가 죽고 남자가 질질 짜는 3류 영화에 불과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둘은 정말 지독히 서로를 필요로 했다. 결국 죽어가는 여자에겐 살아가는 남자가 필요했고, 살아가는 남자에겐 죽어가는 여자가 필요했다. 연리지처럼 뒤엉켰다가 수액을 철철 흘리면서 떨어졌기에, 그들은 진짜 아픔을 겪을 수 있었다. 결국, 영.. 더보기
그대를 잃은 날부터 그대를잃은날부터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최인석 (자음과모음, 2010년) 상세보기 제목은 심플하기 그지없지만 이 책 읽고서 한바탕 우울증이 재발해서 끙끙 앓았다. 남자주인공이 걱정한다, 나를 떠나가지 않을까, 여자주인공이 생각한다, 나를 떠날거야. 결국 사랑은 줄다리기보다는 눈치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다르고 서로 알지 못하기에 거울로 드러나는 겉모습을 보아야만 하는. 이 책 또한 여자와 남자가 만나 1년동안 벌어진 일이다. 남자의 직업은 돈벌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운 해커, 여자의 직업은 그 쪽 세계를 아는 남자들 모두가 욕망하는 동시에 천대하는 모델.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는 능히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일단 첫 만남부터가 스펙타클했다. (스포일러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