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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ce

촌마게푸딩


촌마게푸딩과거에서온사무라이파티시에의특별한이야기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드라마/영화소설
지은이 아라키 겐 (좋은생각,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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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사무라이가 시대를 넘나들어 현대에서 푸딩과 케이크 등을 만들게 되었다는 다소 4차원적인 내용이다. 그러므로 소설의 전개와 현실감을 따지시는 분이라면 일단 기대를 버리고 보시길. 책으로 요리를 알고 싶어하시는 분도 포함. 여기에서 요리에 대한 교훈을 굳이 얻자면, '뭐든지 처음 시작하는 느낌으로 음식을 만들어라' 정도? 여담이지만 본인이 아르바이트했던 가게에선, 사장님이 일을 팽개치셨다. 음식을 만들던가 서빙을 하던가 뭐 하나라도 해야 하는데 손도 안 댄다. 그저 팔짱 끼고 가만히 아르바이트하시는 분들을 지켜보시다가 뭐라도 실수하려고 하면 잔소리잔소리... 당연히 그 가게는 얼마 안 가서 망했다. 스포일러일 듯한 발언이지만, 야스베도 계속 그런 식으로 가게를 운영했으면 거지꼴이 되었을 듯. 

 내가 이 소설에서 가장 주목한 요소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였다. 사실 학교에서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주제로 강의를 들어왔었기 때문에 그 점에 주의한 요소도 있다. 소설 <아웃오브아프리카>의 저자 아이작 디넨센은 어떤 선언문에서 바느질을 예로 들어 여자와 남자의 차이를 설명한다. 여자는 바느질을 해서 아이들의 옷을 고쳐주지만, 남자는 그에 만족하지 않고 바느질 솜씨를 숙련시켜 성공하려 한다고. 현 시대에도 남자와 여자의 속성이 그닥 다르지 않다는 데에 놀랐다. 아무렴 히로코가 야스베보다 요리를 잘 하지 못했을까? 인스턴트식품만 좋아하는 아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잘 몰랐을 뿐, 그녀도 음식을 만든다. 오로지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나중에는 야스베가 자신의 성공에 여념이 없어 집을 떠나고 아이를 소홀히 하는 데 분개한다. 그러나 야스베는 신세를 갚기 위해서 집안일을 시작하고, 유독 케이크를 잘 만드는 데 정신을 집중하다가, 대회에도 출전하고, TV에 출연하고, 레스토랑을 차리기 시작했다. 여성의 인권을 신장한다지만 세계는 아직도 아직도 성취를 중요시하는 남자중심의 사회인지라 당연히 성공한 남자는 인기가 있다. 만일 야스베가 계속 집안에서만 음식을 만들었다면 사람들에게, 심지어 히로코에게도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유독 케이크 류의 빵을 잘 만드는 남자 "셰프"가 인기있지 않은가?

 그러나 계속 이런 흐름을 탔으면 이 소설도 양성평등주의의 비난을 면치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야스베는 180년의 시대를 거슬러 2006년으로 타임슬립해버린 사무라이, 즉 졸지에 직업이 사라진 남자이다. 히로코는 아들 한 명을 두고 사회에서 일하고 있는 싱글맘, 즉 혼자 생계를 꾸리는 여자이다. 둘의 의견 차이는 책 중간중간에 등장한다. 뭐 야스베의 시대에는 여자는 집안일만 해야 했고 히로코의 시대에서는 여자도 일을 해야 하니까. 나는 이 대결(?)이 사소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야스베는 현대여성이 에너지와 의욕이 없다고 비난하고, 히로코는 그 말을 듣고서 놀랄만큼 그의 말을 잘 받아들인다. 히로코는 성공한 야스베에게 음식을 직접 만들지도 못하고 집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야스베는 처음엔 화를 내지만 나중에 어떤 사건을 계기로 변화한다. 서로 완벽하게 상호작용하는 남성과 여성의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어려운 말로 리뷰가 길어졌다. 아직도 칼과 총과 전쟁이 최고라 생각하는 남자들이 세상에 많다. 한 입 만으로 그들의 마음을 녹여주는 '천상의 푸딩'이 절찬리에 팔렸으면 한다.

 

 P.S 영화도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소설에서 보면 야스베는 못생긴 40대 중년인데 니시카도 료가 주인공을 맡는다고 한다.

....욕해봤자 료 팬들에게 역공당할테고. 차라리 안 보는게 낫지. 때려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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