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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마지막 사랑 노래 바닷바람 삶이 고달프면 바닷가로 나오라 그곳이 동해거나 서해거나 남해거나 제주 바다가 아니어도 좋다 수평선은 희미하지만 짙푸르지 않아도 언제나 눈 떠 있고 상관없다 흰 구름 두어 점 거느린 파란 하늘 새파랗게 부는 파란 바람 부글부글 불타는 가슴 어루만져줄 바닷바람 한 자락만 있으면 그래 아무 바닷가에나 가게 되면 그때 그대여! 말라르메에게서 도주하라 한글로 꿈꾸며 노래하라 결말이 좀 뜬금없다 싶겠지만 이 시인이 자꾸 한글의 소중함을 시에서 주장하고 있어서 ㅎ 영단어 남발하는 잡지 읽다보면 왜 그러는지 이해는 가지만(...) 그나저나 제주도가 바닷바람이 많이 부나? 강원도 동해안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가서 그러는지는 몰라도 제주도 갔을 때 바닷바람이 세차게 분 적이 거의 없던 것 같다. 냄새도 안 사라지.. 더보기
버핏클럽 issue 3 안타깝지만 외국인들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시아 국가는 일본이나 중국 정도 알지요. 물론 시간이 갈수록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삼성전자와 같은 세계적 브랜드가 나오고, K-POP, 영화 '기생충' 등에서 확인된 것처럼 문화도 인정받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주식시장은 이런 관심과는 좀 다릅니다. 아무래도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앞다투어 투자를 한다는 건 무리라는 이야기인 것 같다. 이번에 유행한 방탄도 이젠 우리나라 아이돌이라기보다는 지구의 아이돌 뭐 그런 취급이지 않나. 또한 북미에서는 한국의 아이돌이 그닥 인기가 없다고 들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갑자기 동남아 음악을 좋아하게 된 것과 같다나. 사실 이번에 블랙핑크에게 간호사.. 더보기
낮의 목욕탕과 술 이윽고 오른편에 목적지 '가노'가 나타난다. 여기도 오래된 술집인데, 최근에 한참이나 영업을 쉬고 건물 전체를 완전히 리뉴얼했다. 사실 오늘이 리뉴얼하고 처음 오는 셈인데, 은근히 두근거린다. 노렌을 걷고 안으로 들어선다. "어서 오세요." 카운터 안에 선 주인 부부. 순간, 오른편에 있던 카운터가 왼쪽으로 옮겨지고 그 자리에 있던 4인 테이블 두 개가 오른쪽으로 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의표를 찌르는 새로운 배치. 안쪽에 있던 앉는 자리는 없어졌다. 거기서 나베를 두고 앉은 적이 있었다. 약간 섭섭. 아니 왜 내가 좋아하는 가장자리를 없애버리죠 ㅠㅠ 이건 참 단골들에게는 아쉬운데. 그 다음으로 가게 리뉴얼할때 메뉴가 바뀌어서 내가 옛날에 시켰던 그 요리가 없어졌을 때 되게 아쉬움. 주먹밥이라던가. .. 더보기
35년 3 김기진 1903~1985 시인이자 평론가. (...) 일본 릿쿄대학에 유학하면서 사회주의 사상과 문학에 관심을 가졌다. 1922년 5월 형 김복진과 박승희, 이서구 등과 재동경조선인유학생 연극 단체인 토월회를 결성하고, 1923년 5월 귀국 공연을 위해 졸업하지 않고 귀국했다. 1923년 귀국 이후 개벽에 기고하는가 하면 문학 동인지 백조 창립에 참여했다. 애국자라지만 공연을 위해 학업도 때려친다니 정말 연극을 사랑하시는 분인가보다. 이런 사람들 좋아함 ㅎ 시기가 시기인만큼 한국의 사회주의와 관련된 글이 많다. 특히 자유시참변의 혼란스러운 전개가 깔끔이 정리되어 나와서 좋았다. 단체가 분열되었다가 합쳤다가 하는 마당이라 많이 복잡하니 잘 따라가야 한다. 1924년 3월 박춘금을 회장으로 하는 각파유지연맹.. 더보기
커밍아웃북 아직까지 동성애가 낯설거나 불편하신 분들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은 과감하게 지금 당장 이 책을 덮으셔도 좋습니다. 여전히 동성애라는 주제가 불편하지만 어떤 호기심과 의문으로 아직 책을 읽지 않으셨다면, 앞으로 제가 하는 이야기를 굳이 동성애라는 틀 안에서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사랑이야기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난 얌전해보이는 제목만 읽고 이 책을 집어서 표지가 어떤지도 잘 몰랐는데 알고보니 여자 찌찌가 매우 적나라하게 잘 보이더라. 이걸 도서관에서 당당하게 집어서 사서에게 보여줬다니; 사서가 매우 심상치 않은 눈으로 쳐다봤지만 어차피 내가 책을 하도 접어대고 자주 들르고 이 책 사주세요 저 책 사주세요 시켜대서 블랙리스트에 적힌 상태이니 뭐 동성애자로 찍혀도 새롭게 아쉽진 않다.. 더보기
굿모닝팝스 vol. 349 영화 해피 디 데이는 사람과 반려동물 간의 끈끈한 관계를 바탕으로 각 등장인물들이 겪고 있는 연애, 우정, 가족 등의 문제를 풀어나간다. 인기 뉴스 캐스터 엘리자베스는 강아지 '샘'과 변치 않는 사랑을 찾아 나가고, 카페 알바생 타라는 유기견 '거트루드'를 보살피면서 사랑과 진로에 변곡점을 맞이한다. (...) 영화 속 주인공을 맡은 바네사 허진스, 핀 울프하드, 에바 롱고리아, 니나 도브레브는 브라운관에서 오랫동안 활약하며 전 세계 팬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할리우드 스타들이다. 그동안 출연한 TV 드라마와 영화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큰 인기를 누렸던 만큼 이번 작품에서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 바네사 허진스는 영화 하이 스쿨 뮤지컬 시리즈에서 '가브리엘라 모테스' 역을 .. 더보기
눈부신 자서전 발바리 중에서 ​ 낮에는 회사원 두 딸의 아빠 바둑알 놓듯 살아온 아빠 그런데 강간만 마흔다섯 가스 배관을 타고 들어가 아이의 엄마까지 강간했네 (...) 성질이 온순하고 모양이 예쁜, 효자였다고 자상한 아빠였다고 그날도 딸아이 유치원에 데려다 주려다 체포된 발바리... (...) 아빠 아, 빠 아 씨발 씨발 제가 그 아이를 만나면 나를 사랑한다면 뭐라고 해야 하나요 내 가슴 쪽쪽 빨 때 뭐라고 해야 하나요 실비아 플라스 시 생각나기는 한데, 그래도 이 시가 짧고 핵심이 다 들어가 있어서 더 좋다. 대뜸 초반 시부터 구더기가 들끓고 있지만(...) 시집을 읽어보면 시인이 어두운 세상 속에서 얼마나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저항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하기사 눈부신 자서전이라니, 어지간한 자신감이 아.. 더보기
죽은 사회의 시인들 백수의 일상 중에서 두 편의 영화를 보고 종로 3가에 있는 중고 서점 알라딘에 들러 두 시간여 동안 여러 분야의 책을 본다. 시집 코너엔 이름 없는 시인들의 시집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으나, 주인을 찾지 못할 듯하다. (...) 신문사 건물 앞에 있는 벽보에 걸린 신문들을 보며 현재 한국의 정치적 흐름과 논조들을 훑어본다. 내 옆에 노인이 벽보에 걸린 기사를 보며 혀를 찬다. 세 발자국 떨어진 곳엔 걸인이 유심히 신문을 들여다보고 있다. 세상살이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보인다. (...) 약속 시간이 되어 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당도하니 시인 5명이 전날 먹은 세꼬시로 술판을 잇고 있다. 세상 돌아가는 얘기, 정치 얘기, 그리고 아이들 얘기로 이러저러한 그리 궁금할 것도 없는 시시한 대화로 우리는 취.. 더보기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4 이때의 병조판서는 박습, 병조참판은 강상인이었는데, 강상인이 실세였다. 병조 일을 오래 해온데다가 태종을 대군시절 때부터 따라다니며 모신, 말하자면 태종의 가신이다. 그런데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강상인은 태종을 제쳐놓고 세종에게 보고하곤 했고 그렇게 며칠이 지난 어느 날! (...) 조사가 끝나 강상인은 함길도에 관노로 보내지고 박습은 경상도로 유배된다. 신분 떡락 ㅋㅋ 그나저나 이 얘기 보니 또 추노 생각나네요(...) 요새 KBS 다시보기 결재해서 사극만 싹 돌려보고 있는데 정말 명작이긴 한가봄 인상이 넘나 강렬. 그러고보니 태종이 아들 장인의 일가족 중 여성들도 관노로 보냈다고 하더라. 왠지는 모르지만 관노 시키기 굉장히 좋아하는 듯? 조선 중기에만 그랬던 건 아니었구나. 양녕이 폐세자되어 쫓겨난 이.. 더보기
푸른 눈의 목격자 밤 당신이 가고 나서야 당신 이름을 렀다 목석보다 더 무뚝뚝했던 당신, 안부를 물으면 당신이 유행이 한창인 가요의 가사로 화답했고 어색한 기류를 견디지 못하고 일어날 때면 유행 지난 가요로 배웅했다 눈 한번을 마주치는 일이 없었던 당신에게 닿는 일은 가장 먼 별을 향해 가는 여정만큼 여간 쉽지 않았다 옛 생각을 거닐듯 천천히 밤을 씹었다 알몸의 당신이 여러 갈래로 나뉜다 이제야 겨우 거리를 좁혔는데 한줌 재가 된 당신이 품에 들어온다 흩날리는 잿빛 눈에서 은단 향이 났다 내가 몰랐던 당신 냄새였던가 유달리 춥고 길었던 겨울밤이었다 차츰 멀어지는 당신 장례지도사가 말했다 다시 봄입니다 처음에는 짝사랑에 관한 시인줄 알았더니 후반을 읽어보니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내용인 듯하다.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한 시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