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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Axt 2015년 9/10월호

 


악스트(Axt)(2015 9 10월호)

저자
은행나무 편집부 지음
출판사
은행나무 | 2015-09-02 출간
카테고리
잡지
책소개
소설을 위한, 소설독자를 위한, 소설가들에 의한, 격월간 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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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잘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거나 잘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그따위 말장난에 감복하는 꼬맹이가 아니다. 솔직해져보자. 절망과 체념을 반복해서 겪는 동안 욕망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했다. 늘 내가 손해봤고 양보했다고 믿었다. 그런데 아닌 것 같다. 나는 나를 속이고 있었다. 내 욕망은 점점 세밀해지고 계속해서 구체적인 모양을 갖춰왔지 단 한 치도 작아진 적이 없었다.

 

 

 

내가 최근 들어 열성을 가지고 대하는 김덕희 작가.

그래, 내가 원하는 건 문학 속에서라도 대놓고 뻔뻔한 남자다.

숙취와 실수로 얽혀진 성추행과 표절을 가지고 '교통사고'라고 얼버무리는 남자가 아니라.

다음에 악스트가 꼭 이 분을 인터뷰하시리라 믿으며...

 

 일단 너무 기가 차서 표절 이야기부터 하겠다. 일단 신경숙 작가와 똑같이 표절 논란이 일었던 박민규 작가를 데리고 와서 표절에 대한 의견을 솔직히 말해보라 한다. 대체 어떤 악스트의 어떤 편집진이 이런 개떡같은 아이디어를 냈는지 모르겠다. 일단 난 개인적으로 이 작가를 가장 싫어한다. 배수아 작가와 똑같이 이 작가의 소설 중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만은 좋아한다. 사실 그 점에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에 대해서 독자로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그 글을 쓴 작가에게 상세한 질문을 요구한데서 더이상 바랄 바가 없다. 그래서 별점도 처음에 주려고 했던 것보다 조금 더 높게 줬다. 하지만 단지 그 뿐이다. 내가 신경숙 작가를 아직도 용서할 수 없는 이유는, 첫째로 표절이 너무 대놓고 티가 난 데다 상습적이었기 때문이다. 둘째로 표절한 의혹?이 있는 대상 작품이 일본 친일파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경숙 작가가 너무 오랫동안 한국작가의 최상위 권좌에 앉아서 으스댔고, 끝끝내 독자들에게 빈말로라도 사과하지 않는게 괘씸해서이다. 그 점을 확실하게 짚고 나갔어야 했는데, 이 작가는 중요한 데서 말을 흐렸다. 단지 끝부분에서 권좌에 앉으신 분들은 물러가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미묘한 한 마디만 했을 뿐이다. 7/8월호에 나와서 '정치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른다'라고 주장하면서도 권좌에 앉은 분들 다 갈아엎어야 한다고 대차게 시원하게 발표하신 천명관 씨에 비교하면 너무 비겁한 태도이지 않은가?

 그 어이없는 글을 보고는 기가 차서(두번째 이야기하고 있다.) 씩씩대고 있었는데, 김덕희의 <모르는 얼굴>에서 싹 풀렸다. 스포일러 빼고 간단히 내용을 설명하자면, 증명사진을 고치는 일을 잠시 직업으로 삼은 어떤 히키코모리(라고 생각하고 싶다.)가 자신의 예전 고객을 목격하게 되어 사랑에 빠지고 열병을 앓다가 그녀의 사진을 자신의 취향대로 고치는 이야기. 단테의 작품 속에서 베아트리체를 보고 '너무 작위적인 거 아냐?'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이 단편을 낄낄거리면서 읽을 것이다. 남자 예술가들이란 하나같이 왜 이리 찌질하면서도 귀여운지 ㅋㅋㅋ

 작가들의 리뷰란이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왠지 교양서적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계신 것 같은데, 그보단 종이책을 읽는 '소수의 종'들의 생활패턴 설명에 초점을 둬 달라는 쓸데없는 충고를 남기며 글을 마치겠다. 아, 오래간만에 판타지와 무협에 대한 리뷰를 보게 되서 상당히 반갑고 좋았다.

 

 P.S 악스트 잡지 창간호를 가지고 모델과 함께 사진을 찍던데, 구글 검색해보면 네티즌도 그에 못지 않은 분위기의 사진을 찍어냈다. 이참에 아예 사진공모전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Outro에 보면 사람들이 약간 악평을 한 모양인데, 난 개인적으로 이 책의 스타일에 대해선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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