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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인형의 집

 


인형의 집

저자
헨릭 입센, 헨리크 입센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0-06-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아내나 어머니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찾아 허위와 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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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메르: 노라, 나는 당신을 위해 밤낮으로 기쁘게 일할 수 있어. 당신을 위해 가난과 고통을 참을 수도 있어. 그렇지만 어떤 남자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명예를 희생하지는 않아.

노라: 수많은 여자가 그렇게 해요.

 

 

 

아마도 노라가 타란툴라 춤을 추는 장면이 아닐까.

이 춤이 끝난 다음에 헬메르는 문제의 편지를 보고, 노라는 집을 떠난다.

 

 사람들은 모두 노라가 떠나는 장면에 집중하게 된다. 연극의 클라이막스이자 엔딩이니 아무래도 당연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남편은 물론이고 아이들 셋을 버리고 떠나는 그 장면에 사람들이 충격을 먹어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형의 집에서 발단은 노라가 헬메르의 말단부하에게 돈을 빌리면서 시작되는 일이다. 첫째로 이 희곡이 씌여진 당시엔 노라가 어음장에 직접 싸인할 수가 없는 형편이라서(이런 점에선 우리나라에서 호주제가 없어진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친정아버지에게 꼭 싸인을 받았어야 했었다. 그러나 돈을 빌리는 이유가 헬메르가 병이 걸려 이탈리아로 요양을 떠나야해서였는데, 그때 친정아버지도 병에 걸려 오늘내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싸인을 받을 수가 없었다. 둘째로 헬메르의 말단직원이 잘릴 위기에 처해 노라를 협박하며 붙잡고 늘어질 때이다. 그는 결국 집앞 우편함에다가 노라의 행실을 낱낱이 고한 편지를 넣고 집으로 가는데, 집의 우편함 열쇠를 헬메르가 가지고 있어 그녀는 혼비백산하며 어쩔 줄 몰라한다.

 노라는 기적을 두번 논한다. 첫번째 기적은 헬메르가 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기적이다. 그러나 헬메르가 그녀의 아버지의 부도덕함을 운운하며 그녀를 헐뜯자, 그녀는 내심 두번째 기적을 논한다. 헬메르와 그녀가 둘 다 변하는 기적이 일어나야 그들이 다시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자는 언제나 남자를 떠날 때 희망을 남긴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를 인형으로 안다. 세상이 가부장적이면 가부장적일수록 사랑은 게임 취급을 받는다. 사랑을 '썸' 따위로 부를 뿐이지 '사랑'이라고 제대로 부르지 못한다. 지금 시대같았으면 노라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재산을 확실히 챙겼을 수도 있지만, 반면 집을 나가기도 전에 헬메르의 손아귀에 목이 부러졌을 수도 있다. 하룻밤만 오누이처럼 지내자고 매달리는 헬메르도 참 구질구질하기도 하지. 세상 모든 남자들이 미련없이 세상으로 그녀들을 보내줬으면 좋겠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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