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Queer

하늘을 듣는다

 


하늘을 듣는다

저자
윤 가브리엘 지음
출판사
사람생각 | 2010-11-24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동성애자, 에이즈 감염인 그러나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윤 가브리...
가격비교

 

사람들은 에이즈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라 약을 먹을 수 없어서 죽는 것이다.- p. 171 

 

생각해보니 에이즈에 대한 나의 편견은 대게 학교에서 생겼던 것 같다. 양호선생님이 교육을 하다보니 그랬는지, 아이들의 질문에도 영 횡설수설한 태도로 일관했고 제대로 된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었다. 그 때부터 수상하다는 걸 눈치챘어야 했다. 그렇게 양호선생님은 결과적으로 동성애자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대답을 서슴없이 했다. 같이 밥을 먹으면 타액때문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던가, 여성 동성애자에게도 에이즈가 걸릴 수 있다던가...

 후에 알아본 결과 에이즈는 밥을 같이 먹는다거나 간단한 신체접촉을 한다거나 키스한다고 해서 감염되는 병이 아니라 한다. 단지 그 병을 발견한 미국인들의 편협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에이즈가 동성애자들이 달고 다니는 병인 마냥 낙인이 찍힌 것이다. 여전히 동성애자들을 만지지도 않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에이즈에 대한 두려움을 언급하는 현상을 보면, 우습기 그지없다. 마치 다른 더러운 어떤 것을 보듯이, 진드기가 달라붙어 있는 동물을 보듯이 감염인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특히 에이즈 예방 광고에서 나오는 '선량한' 감염자가 아닌 '동성애자' 감염자들을. 사람들의 시선에 점점 담담해지고 묵묵해지는 감염인들의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

 

 

 

이 그림이 쓸쓸해 보이는 것이 과연 나뿐일까.

 

 에이즈 치료제를 터무니없이 비싸게 팔면서 으스대는 제약회사들의 태도에서도 드러나듯이, 결국 에이즈도 못 배운 자들과 가난한 자들의 병이 되어버렸다. 윤 가브리엘 씨도 제대로 에이즈에 대해서 알았더라면 성생활 와중에서도 예방할 마음을 먹었을 것이다. 간혹 '동성애자가 트랜드라도 되는 마냥 생각하지 마라'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래도 쓸데없는 편견들은 줄여야 하지 않을까? 틀린 것을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가, 그들은 왜 그렇게 하는가. 윤 가브리엘의 자서전에는 그 답이 없다. 하지만 그 이유를 생각해볼 계기가 될 책으로서는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음악가사와 같은 그의 인생을 따라가보면 책장이 술술 넘어갈 것이다. 종이에서는 노래를 듣지 못하더라도, 가사로라도 그의 마음이 충분히 전달된다.

 그의 글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문체도 그닥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수줍어하는 성격과 시력의 이상으로 인하여 여태까지 그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클릭하면 제 블로그로 이동합니다♥ 이만, 총총.

 

김정원

'Que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경바빌론 1~7  (2) 2012.10.13
소드걸스 황혼의 늑대  (0) 2012.09.13
Zaps for PL  (0) 2012.07.09
남남상열지사  (0) 2012.07.09
GAY CULTURE HOLIC  (0) 2012.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