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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

남남상열지사

 


남남상열지사

저자
젠더문학 작가들 지음
출판사
해울 | 2011-07-29 출간
카테고리
장르소설
책소개
-
가격비교

 

어른들이 내게 집어넣으려고 했던 모든 형상과 이미지들이 내가 멀리 있는 사물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난시인 것처럼 내 속에서 기형적으로 뒤틀리고 왜곡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 세계의 모순과 아집에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미는 느낌을 받았다.

 

두말할 것 없이 굉장한 책이다. 처음엔 한중렬의 크뤼시포스의 복수 쪽이 끌렸었다. 한중렬 특유의 강렬한 문체, 그리고 그보다 더 비극적인 소설이 없을 것 같은 아침드라마적 전개. 우리나라 특유의 권선징악 분위기가 느껴졌지만 글 전체가 다분히 악마적이었다.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충격적 사실을 전면적으로 드러내는 소설이라고 할까. 이 글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아서 크뤼시포스의 이름도 검색해봤지만 동명이인으로 추정되는 인물만 발견된 터라 약간 실망하고 있었다.

 

 

 

  아무튼 이 단편은 뭐라고 소개를 하던 반전을 공개해버릴 것 같으니 설명은 이 정도로 하겠다.

 

 그 다음으로 가슴 찡했던 소설은 수정 산 133호였다. 특이한 것은 이 소설의 주인공은 게이가 아니라 게이를 바라보는 소녀라는 점이다. 예쁘지도 않고, 장애를 겪고 있으며, 사람들에게 놀림과 차별을 받는 그녀는 소수자들의 인생을 그냥 보고 지나갈 수가 없었다. (어쩌면 사회부기자나 인권운동가는 무언가 부족한 사람들이 마주치고 싶지 않아도 늘 마주쳐야 할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그 조그만 단편에 철거민 문제, 여성차별문제, 장애인차별문제, 동성애자 인권문제들이 몽땅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바라보고 있는 주인공의 눈은 심드렁하고, 부자연스러울만큼 냉정하다. 마치 그런 문체로 증오를 덮을 수 있을 것처럼. 이 글을 쓴 에쿠우스라는 사람이 대체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직업이 정말로 기자가 아닐지?

 정말 소장하고 싶은 책인데 개정판 안 나오나 모르겠다. 아무튼 지금은 교보이북으로 보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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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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