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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

굿모닝팝스 vol. 354 웹툰으로 읽는 서양철학, 한 편의 웹툰을 읽으면 한 명의 철학자를 알게 된다! 색다른 인문학 도서로 사랑받았던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이 근현대 편에 이어 고대 중세 철학자 18인의 삶과 철학 이야기를 담은 두 번째 시리즈를 발표했다. 한편으로는 궁금해진다. 정말 이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단 말인가 ㄷㄷ 출근길 경영대학원이라는 팟캐스트도 있던데 퇴근길엔 철학책(나는 철학자 본인이 쓴 원서를 읽는 걸 추천하지만)을 읽는다니.. 그러고보니 다른 팟캐스트에서는 지하철에서 스코틀랜드의 역사를 읽는단 분도 계시고; 아니 내 주변엔 한 명도 없어서 최근 밖에서 책 읽는 거 걍 접었구만 민나 도코니 이루노 다들 어디 숨어 계시나요 ㅠㅠ 오늘 호에선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란에서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일본 .. 더보기
커밍아웃북 아직까지 동성애가 낯설거나 불편하신 분들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은 과감하게 지금 당장 이 책을 덮으셔도 좋습니다. 여전히 동성애라는 주제가 불편하지만 어떤 호기심과 의문으로 아직 책을 읽지 않으셨다면, 앞으로 제가 하는 이야기를 굳이 동성애라는 틀 안에서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사랑이야기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난 얌전해보이는 제목만 읽고 이 책을 집어서 표지가 어떤지도 잘 몰랐는데 알고보니 여자 찌찌가 매우 적나라하게 잘 보이더라. 이걸 도서관에서 당당하게 집어서 사서에게 보여줬다니; 사서가 매우 심상치 않은 눈으로 쳐다봤지만 어차피 내가 책을 하도 접어대고 자주 들르고 이 책 사주세요 저 책 사주세요 시켜대서 블랙리스트에 적힌 상태이니 뭐 동성애자로 찍혀도 새롭게 아쉽진 않다.. 더보기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며느리의 스냅 사진들 중에서 에이드리언 리치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그녀는 자신을 물고 있는 부리가 된다. 그리고 용수철 뚜껑 같은 자연은, 시간과 도덕을 담고 아직 쿨렁쿨렁한 그 납작한 트렁크에 이 모든 것을 채운다. 곰팡이 핀 오렌지 빛 꽃 여성용 약품들, 납작 누른 여우 머리와 난초꽃 장식 밑으로 흉측하게 튀어나온 보디세아의 젖가슴. 잘생긴 여자 두 명이, 도도하고, 날카롭고, 미묘하게, 논쟁을 벌이고 있다. 도서관이 열려 있었을 때 아무 책이나 철학과 관련된 도서를 보려고 도서관에서 철학 코너를 뒤지고 있었는데 인상깊은 제목이 보였다. 마치 노랫말 같아서 내용도 안 보고 대뜸 집었는데 펼쳐보니 평소 읽고 싶었던 에이드리언 리치의 시 일부가 적혀 있어서 기뻤다. 이렇게 아무렇게나 .. 더보기
사는 게 뭐라고 6시 반에 눈을 떴다. (...) 베겟머리를 더듬거려 손에 잡힌 책 베트남에서 온 또 한 명의 마지막 황제를 꾸벅꾸벅 졸면서 읽었다. 나는 베트남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베트남전쟁을 다룬 미국 영화 속 정보랑 보도된 뉴스밖에 모른다. 그렇다 치더라도 백인들은 지독하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내내 그랬다. 요새 새벽 4시에 일어나고 있다. 오늘처럼 컨디션이 좋으면 새벽 3시 반에 일어난다. 어쨌던 일찍 잘 수 있어서 이런 시간에도 일어나는 게 가능하다. 아직까지 내가 잘 살 수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노 요코는 일어나기 귀찮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마다 뭔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죽는 게 뭐라고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죽은 사람들이라고 시작하더니.. 아무래도 이 작가는 첫 줄에 .. 더보기
우리 몸이 세계라면 담배회사의 마케팅 전략은 고객의 특성에 맞춰 세련된 논리, 아름다운 이미지와 함께합니다. (...) 담배회사의 전략을 보며, 고정희 시인의 시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꽃은 누구에게나 아름답습니다. 호박꽃보다야 장미가 아름답고요 감꽃보다야 백목련이 훨씬 더 아름답습니다. 우아하게 어우러진 꽃밭 앞에서 누군들 살의를 떠올리겠읍니까 그러므로 우리들의 적이 숨어 있다면 그곳은 아름다운 꽃밭 속일 것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이라면 대부분이 담배일 것이다. 보다보면 동방프로젝트의 사이교우지 유유코가 생각난다. 하기사 일본에서는 '벚꽃나무 밑에 시체가 묻혀 있다'는 괴담같은 속담이 있기도 하다. 행운인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연찮게 책이 현대의 이슈들을 많이 다루게 되었다. 일단 전염병이 가난한 사람들.. 더보기
언젠가 너에게 듣고 싶은 말 나는 오쇼 라즈니쉬의 섹스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산 적이 있다. 흰 바탕에 짙은 회색 글씨로 책등에 세액스으라고 커다랗게 적힌 책이다. (...) 저자는 힌두교 쪽의 영적 스승으로 일컬어지는 사람으로 특히 섹스 자유주의자로 이름나 있다. (...) 그의 주된 주장은 인간은 섹스를 너무나도 억압하며, 일단 섹스를 풀어놓는다면 그 풀림으로 행복의 궁극적인 통로인 명상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명상은 쏙 빼버리고 섹스에만 관심을 둔다며 그는 툴툴거린다. (...) 인간은 섹스를 너무나 억압하고 있기 때문에 그 반대급부로 언제나 섹스에 골몰한 나머지 성별부터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거 굉장히 공감가는데, 평소 굉장히 섹스할 여자 만나는 데 골몰하는 남자가 한남인 경우가 많다(의외로 남자에게 관심없는 듯.. 더보기
샴토마토 블루 넌 중에서 달빛이 부비는 거리엔 꼬리 잘린 고양이들이 미유미유 울어 대고 내 피의 방향은 예의 없이 너를 향하지 도처마다 고독사한 인간들 죽은피를 마시는 거미들 하늘타리가 흐드러진 이 시간, 나는 흰 베일에 푸른 수녀복을 입어 촛농으로 네 이름을 쓰고 우울한 이 시대를 비웃어 주며 널 초대해 내 혀를 거부하지 마, 짐작한 것이 있다면 몰라줬으면 해 나는 내 세계를 완성하기 위해 네가 아닌 나를 할퀴어 왔어 그런 내가 달콤하지 않니 성모의 젖처럼, (...) 그러니까 어서 와, 내 수녀복을 재빠르게 벗겨 줘 너의 유륜을 정성껏 그루밍해 줄게 야한 말로만 끝말잇기를 하자 근데 넌 어디서 왔니? 똥구멍까지 예쁜 남자는 처음이거든 블루 넌 광고에 좋은 시려나 하고 생각없이 읽다가 충격에 빠져서 가장 기억에.. 더보기
역사저널 그날 고려 편 1 류근: 근데 목종이 어떤 사람인지 아시잖아요. 정무를 보기에 모자랄 것 없는 열여덞 살에 즉위했는데도 어머니인 천추태후의 섭정을 받은 인물 아닙니까? 더군다나 친아버지도 아닌, 어머니의 애인이 조정을 장악하는 데도 힘을 실어 주는 인물이라는 말이죠. 효심이 깊어서 그런 건지, 유약하고 심약해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조정에서 조정자의 역할을 하기에는 결단력이 심하게 부족한 인물이 아니었을까요? 신병주: 목종의 남색 또한 후계 구도에 많은 영향을 줬던 것 같아요. 후사를 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죠. 그러다 보니까 후계 구도가 더 복잡해지고요. 이건 천추태후보단 목종 잘못이 컸던 것 같다. 일단 황제 자리에 앉으려면 황손이 필요하니 동성애를 하고 있다면 어차피 빠르든 .. 더보기
굿모닝팝스 vol. 342 그런데 심리학과 관련된 콘텐츠들은 그저 교양지식 또는 '당신은 소중하다.' '당신은 괜찮다.' 식의 소프트한 힐링 내용이 주를 이루는 점이 아쉬웠어요. 그런 식의 싸구려 힐링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 n번방 같은 사태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살려면 결국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나는 잘했는데 쟤가 나빠' 식으로만 계속 약을 빨다 보면 결국 남들 눈에는 이상해보이는 언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그렇다고 해서 심리상담 자체를 예전처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심리상담이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 온 글로벌 인기 캐릭터 '어글리 돌'을 주인공으로 한 이 영화는 한미커플의 러브 스토리에서 탄생했다. 어글리 돌은 한국의 김선민 작가와 미국의 데이비드 .. 더보기
꿈, 틀 지인들의 근황으로 가득 찬 SNS를 보니 다들 삶을 즐기는 듯해 더욱 외로워질 찰나, 헤어진 후 친구를 끊었던 전 남친 소식이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그의 글에 '좋아요'를 눌러 어찌어찌하여 내 타임라인에 뜬 것이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 더 이상 반응할 마음이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겹겹이 쌓인 감정과 기억들 저 아래에 어느 작은 부분이 덜컹거렸다. 그에게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었다. 불행히도 내 전남친들 죄다 한남들이란 게 밝혀져서 이런 감정 없을 것 같기도 한데(...) 난 이런 일 행여나 생길까봐 전남친들 거의 차단해버리고 걔네들의 친구들도 다 연락 끊어버렸다. 보통 안 좋은 방식으로 헤어진 친구들과도 이런 식으로 함. 어릴 때부터 춤을 좋아했던 소이는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