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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akami Ryu

지상에서의 마지막 가족

 


지상에서의 마지막 가족

저자
무라카미류 지음
출판사
웅진닷컴 | 2002-12-1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무라카미 류 장편소설. 파편화된 현대 가족의 초상을 통해 역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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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회사?"
저도 모르게 묻고 말았다. 어떻게든 될 거야. 히데요시는 아키코의 얼굴을 보지도 않고 그렇게 말했다. 회사가 심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는 구조개혁이니, 불량채권의 근본적 해결이니 하는 말들이 매일처럼 나오고 있다. 일주일 정도 전에, 도대체 구조개혁이란 게 뭐냐고 물어보았다. 약한 놈은 죽으라는 거야. 히데요시의 대답이었다.- p. 97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말이지 않던가.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IMF에 이어 지금까지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는 단어이다. 요즘에는 맨얼굴로 뉴스에 내보내기엔 좀 많이 거북한지 '희망퇴직'이라고 치장을 시킨다. 

 내가 깜짝 놀랐던 건 1988년 무능한 보수파와 오합지졸 노조들을 규탄하며 제 3의 길로 파시즘을 꿈꾸었던 강렬한 소설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과 완전히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2010년대에는 북한과 관련된 코믹한 정치소설도 내놓았던 걸로 알고 있다. 재태크 등에서의 성공과 SM의 성적 예술적 쾌락에 극도로 젖어있던 무라카미 류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바뀐 것일까. 일본의 말랑말랑한 가족소설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상당한 컬쳐쇼크를 주겠지만, 문체로나 줄거리로나 상당히 읽는 사람 피곤하게 만드는 <피지의 난쟁이>도 끝까지 읽어봤던 나로선 그래도 제법 달달한 소설이었다. <사랑에 관한 짧은 기억> 에세이를 소설화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그 에세이를 읽어보지 않으신 분은 먼저 그것부터 읽어보길 권한다.

 

 

 

히키코모리 방이 이렇게 깨끗한 건 조난 처음본다 ㅋㅋㅋㅋ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이지만 밝은 창문만 빼면 소설 속 주인공 방이 이렇지 않을까 해서 올려본다.

 

 풍지박살날 것 같았던 집안 식구가 저마다 사랑?에 비슷한 감정을 느끼면서 변화를 겪기 때문에 어찌보면 가족파탄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결말이었다. 결국 무라카미 류의 말대로 되었다. 이제 1인가족이라거나 주말부부라거나 하는 단어가 우리나라에도 낯설지 않게 된 시대가 온 것이다. 티비에서는 상당히 좋지 않다는 듯이 방영이 되고 있지만. 물론 문제이긴 하다. 요즘엔 노인이던 꼬마애건 가족이라는 형태에 기대지 않고 치열하게 자기개발을 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살기 힘든 세상이 온다는 걸 이 소설은 보여주고 있다.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야 하고 육체적으로도 건강해야 하며, 옛날보다 가난하게 살더라도 그 인생 속에서 행복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설령 이 소설 속 목수같이 단순직으로 살더라도 아무 철학없이 아무 고통없이 살면서 마냥 행복하기란 무리인 시대인 것이다. 

 그러나 내가 사는 이 곳이 좁은 시골 동네라 소문이 두려워서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무지한 건지, 세상일엔 도무지 깜깜이고 심지어 영어같은 기초 외국어조차 배우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교육을 시키려 해도 그 사람이 스스로 깨닫기 전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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