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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

주간경향 1281호

탈북자 출신인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는 5월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올린 기고 글에서 "갈마반도의 크기는 세계에서 카지노가 가장 발달한 마카오와 비슷하다. (...) 카지노산업은 국민을 도박중독자로 만들고 검은 불법자금을 세탁해 통제를 어렵게 하고, 성매매와 같은 음성산업을 키우기 때문에 중국이나 한국, 일본 등은 합법화하지 않는 산업"이라며 "북한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면 다른 나라 사람은 도박 중독자가 되든 말든 자신은 돈을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이 이런 말을 하는 게 맘에 걸리지만 맞다. 대체로 도박중독의 문제는 자신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를 곤경에 빠뜨리고 더불어 자식에게까지 유전된다는 것이다. 남한테 보증을 서 줬다면 변명의 여지라도 있지만, 도박하다가 파산을 하면 전혀 여지가 없다. 카지노가 많이 세워진 마카오 같은 곳에서는 피폐한 모습으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트럼프와 김정은 모두 도박을 즐긴다. 트럼프는 거래의 기술이란 책에서 도박에 대한 반대의견을 내면서도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의 이율배반을 지적했다고 한다. 그래서 난 둘 다 안 하는 뎁쇼? 아무튼 남의 나라니 알아서 하라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최근 역덕으로 재입덕했는데 새삼 살펴보니 북한에 문화유산이 짱 많음... 건물 짓다가 훼손하지 마라 ㅡㅡ

고등학교 때 마지막으로 다닌 수학 학원에서 선생님이 농담을 했다. 자신의 어린 자식이 걸핏하면 아무데나 머리를 쿵쿵 박는다고, 생각하면 할 수록 재밌다는 듯이 큰 소리로 웃었다. 그게 마지막으로 떠오르는 학원 선생의 모습이었다. 지금은 기억도 안 나지만 나에게 무언가 심한 짓을 했고, 나에게서 말을 들은 부모님이 학원을 온통 뒤집어놓은 탓에, 얼마 가지 않아서 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데나 머리를 박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움찔하게 된다.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분노가 자리잡고 있다. 딱히 사람을 미워하는 게 아니다. 가장 바람직한 경우는 자신의 실패에 분노하고 그에 맞서 싸우는 경우다. 양승태는 무엇에 그렇게 박치기를 해대고 싶었을까. 왜 주변 사람들은 그를 말리며 진솔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저 웃어대기만 했을까. 이 정도면 양승태만이 아니라 모든 법원의 문제가 아닐까. 최근 법원이 여러 번 성 인지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들은 뭔가 우리 사회와는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이게 검사나 판사나 권능 넘치는 미디어에서의 모습을 생각하기 쉬운데 현실은 서류 결재 머신 아님? 어쩌면 법조계의 닫힌 문화는 그렇게 업무량으로 압박당하는 와중에 형성되는 걸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든다. 인력 충원없이 초임들에 일을 몰아주는 전문직 카르텔의 오랜 관행이 그 예시. 그렇게 한해 두해 존버하며 조직에 개인을 흡수당하고...

문제는 공무원에 합격한 사람들 대부분이 기업 생활을 몰라서 그런지 마을의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건물의 간판 하나를 달아도 마찬가지다. 보통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잘되면 잘되는 대로 더 좋은 입지를 찾아 가게를 옮기거나 똑같은 건물이지만 최신 유행에 따라 간판을 옮기거나 한다. 네온사인의 범람을 막은 건 좋은 일이지만 반면 버려진 골목길에서 지금은 가게가 아닌 폐허에 무용지물인 간판만 달리는 건 문제가 있다. 환경을 생각하고 높은 사람이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들이 상당히 많다.



 

 


곽노현이 전교조 편을 들어주고 전교조는 북한 편을 들어주고 있다는 음모론은 이전부터 꽤 나돌고 있던 도시전설이다. 그런데 곽노현은 학생이 갑자기 선생님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냐고 물어볼 때 최대한 중립적으로 물어볼 고민을 선거교육에 참여한 선생님들과 같이 할 거랜다. 의혹 풀렸냐 볍신들아? ㅋㅋㅋ


전교조가 빨갱이라느니 안희정과 비서의 관계 가지고 이상한 음모론 소설 쓰지 말고 현실을 보라. 그나저나 개헌하면 투표가 자주 일어날테니 만 16세까지는 선거권을 줘도 된다 여기고 미리 학생들에게 모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라 하더라. 최소한 교육감 정도는 청소년 모의투표로 인해 힘을 얻는 모습을 우리나라에서 볼지도 모르겠다. 나를 포함해서 학교를 다니지 않는 20대 이상은 제발 학생을 급식충으로만 보지 않았음 한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청소년들은 정치이슈에 관심 많더라.

PB 제품의 문제는 마트 직원들에게는 그저 짐덩어리일 뿐이란 것이다. 내가 근무하고 있을 때 자주는 따로 직원을 고용하지만, 노브랜드는 직원을 따로 채용하지 않았다. 초저가라서 물품도 대량으로 오는데다, 물품의 경우 불량이 나거나 고장나면 따로 고쳐주는 곳도 없다. 기껏 마트가 도와줄 부분은 환불밖에 없고, 고객이나 직원이나 찜찜함을 안고 있다. 그래서 마트 직원들은 노브랜드 상품에 공공연하게 적의를 표현하는 성향이 있다. 중소업체 물품을 마트에 전시한다는 아이디어는 좋다. 문제는 초저가로 계속 승부를 보다가는 어차피 다이소에 지게 된다는 것이다. PB가 어차피 유통업체에 종속될 거라는 마트 직원들의 의식을 탈피하던지, 아님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마트에서 스스로 개발하던지 둘 중 하나밖에 없다. 마트의 대결 자체로 볼 땐 피코크가 그러했듯이 1인 가구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변수가 되리라 본다. (사실 피코크도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라 보지만.) 난 1인 가구가 무조건 싼 것만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 본다.

낙태가 중요한가 종교가 중요한가의 갈등에서 실질적으로 나는 낙태 쪽을 선택했다. 계속 낙태와 동성애에 대해 말을 번복하는 교황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에서다. 어쩌다 나간 성당에서 어떤 경우에서도 낙태를 하면 안 된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건 사양이다. 어차피 공부를 시작하면서 성경 읽는 것도 접은 상황이다. 대신 그동안 모았던 가톨릭 관련 서적은 언젠가는 다 읽어볼 계획이다. 교황이 보수적인 언사를 꺼내니 가톨릭 신자들이 여성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숨김없이 드러내기 시작했다. 할말하않이라니 자중하겠지만 인터넷에서 말하는데, 여성 신자들 이참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단체로 성당 나가지 말아야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게 정의롭다는 사람들이 자기 말 들으라고 지랄하는 것이다. 이래라 저래라하는 말에 귀 기울이지 말고 자기 주장을 꺾지 않으면서 앞으로 나가는 사람이 언제나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되어 있다. 그 사람이 올바른가 아닌가는 나중에 평가될 일이다. 물론 그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져야 한다. 자신은 흐트러져 있으면서 남에게 지시해대면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 조금만 마음이 동요해도 결과는 바로 망쳐진다. 모든 사람이 저마다 가치가 있다는 말을 난 제일 신뢰하지 않는다.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그 모든 역경에 마음이 다 흔들렸다면 결과는 결국 패배다. 사임은 비난을 모면하고 도망치려는 핑계의 전형적인 핑계이다. 문을 쾅 닫거나 버럭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은 자신이 인생의 패배자라고 동네방네 소리치는 격이다. 그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을 똑바로 쳐다보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사람이 정녕 용기있는 사람이다. 나는 어떻게든 이 역경을 버텨보겠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무인도에서 살지 않아도, 나 혼자서 꿋꿋히 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죽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보겠다. 일명 개썅마이웨이 ㅎㅎ 내 주변에서도 망할 거라고 주변에서 말들이 참 많은데 그런 것도 모르고 시작했을거라 생각하는 것들이 참 웃긴다 ㅎㅅㅎ 까짓거 뭐 인간에게 불행이 커봤자 죽는 게 다고, 그래서 결국 종국엔 다 부질없어도 그걸 사랑할 수 있는 게 살아있음이 아니겠는가.

 

원격 디지털 학습이 아니라 직접 숲에 나가 체험학습을 하고, 서로 지배하고 명령하기보다 배려하고 이해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이건 노마시티에서 성장하지 않았던 나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사건에서 나오는 교장을 무력으로 제압하여 학교의 헤게모니를 장악한다. 힘의 논리가 아니라 다른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려 했던 그간의 노력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주간경향에 놈들의 도시 웹툰이 두 번이나 등장했다. 전반적으로 주간경향의 이 웹툰에 대한 비판에는 그닥 공감하지 못하겠다. 나오는 남성들의 권력성에 대해 좌절하면서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 사회에 흡수되어가는 중이다.


현재 자신의 가슴에 항상 감아두었던 압박붕대가 풀어졌다는데, 나는 그게 나오에게 잘못된 폭력사회에서 벗어날 찬스라고 생각한다. 댓글에서처럼 가슴에 병이 생겨서 그렇다고 둘러대기엔 스토리의 개연성이 많이 부족하다. 잘하면 경호원 대회 자체가 중단될 판인데, 다음화가 어떻게 스토리를 풀어나갈지 정말 기다려진다. 단지 내가 이 웹툰에 대한 비판을 하나 더 추가하자면, 이 작품 전반에서 항상 나오의 포기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자신만이 여성인 환경이라 그랬던 것일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도와주길 바라지만,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항상 분명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사실 강심장에게처럼 라칸에게 일의 경황을 자세히 이야기해줬다면 둘의 관계가 그렇게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테고 사건이 더 빨리 해결되었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나오도 배신을 당하긴 했지만 어쨌던 라칸도 동료도 나오에게 살해되었었다. 라칸의 말 한 번도 들어보지도 않고 왜 셰인을 돕느냐고 몰아붙이는 태도는 별로 좋지 않았다. 아무튼, 나는 이 웹툰이 좋다. 한 사람의 영웅을 그려내기 보다는, 사람간의 관계가 좋아질수록 좋아지는 세상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2014년 동성애자 아들을 둔 어머니들이 첫 만남을 가졌다. 어머니들은 성소수자인 아들이 이 험한 세상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지 두려웠다. 같은 고민을 하는 다른 엄마들을 만나고 싶어 나온 사람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아들의 정체성을 좀 더 잘 알게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나온 사람도 있었다.

 


내가 가보질 않아서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부모교육이라던가 이런 건 많지 않음? 생각보다 그대로 동성애 커플을 달성해서 결혼할 확률도 적고, 나처럼 그냥 애인 한 번 만나고 취향으로만 간직하는 애들도 있다. 이젠 친구 몇에게만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해도 그냥 그렇게 잘 산다. 파탄나는 세상도 아니고. 학교나 회사에다가 커밍아웃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운동권 아니면 정말 극소수다. 무슨 사명감을 품는다기보단 참고하는 식으로 가볍게 갔다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부모교육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아이가 동성애자라면 어떨지, 예비부모들도 이 점을 고려하며 가볼 수도 있지 않을까? 내 생각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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