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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

아픔이 길이 되려면

즉,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법률혼을 한 성소수자들이 그렇지 못한 성소수자들에 비하여 더욱 건강한 것이지요.

 

 

 


 


제일 친하다 생각했던 친척에게 커밍아웃했는데 친척이 부모에게 아웃팅해서 부모에게서 온갖 차별과 모욕 발언을 들었을 때는 평생 잊지 못함.


그게 사실 친척들에게 맘 못 열고 연을 끊은 가장 큰 요인이고. 이건 진짜 허락하지 않음 가정해체 순식간에 많아질거다. 난 앞으로 양성애자나 동성애자로 자신을 커밍아웃하는 사람들이 많아질거라 봄.



 


일단 굉장히 훌륭한 책이나 사정이 있어서 리뷰에서는 몇 가지 문제들만 지적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사회적 주제를 많이 담아내려 노력한 게 보인다. 꽤 문학적인 문장들도 써 가면서 저자 자신이 느끼는 아픔을 정확히 표현해내려 노력을 기울였다. 개인적으로 글을 쓰는 데에 대한 저자의 동경이 느껴졌다. 그러나 재미있게 쓰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탓인지, 누구나 생각하고 쓸 만한 기초적인 상식이 들어가 있다. '이런 글 나도 쓸 수 있어!' 이런 의미는 아니고(...) 아무래도 통계 위주의 글을 쓰다보니 사회적 인식은 보편적으로 가는 느낌이랄까. 솔직히 말해서 저자의 새로운 의견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세월호에서도 피해자를 '아이들'이라고 제한하여 표현하는 데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다수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저자는 그 표현을 그대로 실어놓았다. 자신의 딸이 자칫 세월호 같은 일을 겪게 될까 불안하다는 것이다. 솔직한 표현은 좋았으나, 글이 출판된 시기가 2017년이다. 시간이 3년 정도 지나고 많은 의견이 나오고, 그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상투적 문구가 되었다. 솔직한 측면은 좋았다. 그러나 기왕 발언을 조심하려는 측면이 있었다면 그쪽을 좀 신경써야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안타깝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친구들이 있어서 이야기하기 조심스럽지만 세월호 참사 생존자나 유족들에 대해 치유 프로그램을 성급하게 진행했다는 의견에 찬성이다. 솔직히 이용해먹은 건 아닌가 의심하기도 했었는데, 그분들의 눈빛은 진심같아서 쉬쉬했던 생각이었다. 개인에 따라서 느끼거나 생각하는 게 다르다는 건 정신건강연구에서 기본적인 상식이다. 물론 난 정신치료에서 약의 효능과 프로그램의 효과를 믿는다. 그러나 쌍용에서와 달리, 세월호는 아이들과 어머니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발언권에 대한 보장을 받지 못한채 이리저리 끌려다녔다는 느낌이다. KBS에서 연극한다고 나오시고, 세월호 관련 책을 홍보한다고 나오시는데, 그거 돈은 제대로 주시는지? 그리고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하지 않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아예 활동에 참여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좀 쉴 때는 쉬게 해주고, 무리하게 강요하지 말라는 거다. 환자가 원치 않는 치료를 할 때 그건 실험이지, 치료가 아닐 듯하다.

여기서도 페미니즘 주장이냐, 라고 하면 딱히 덧붙일 말은 없지만 아무튼 세월호 유족이 아니라 어머니라 부르는 사람들 꼭 있다. 그나마 유민 아빠가 유명해져서 이미지가 나아진 거지. 그래도 세월호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할때 유족 말고 나오는 단어가 어린이, 그리고 어머니이다. 애 있는 사람들 감정이입하는 건 알겠는데 기분나빠하는 다른 사람들이 있으니 피해자와 유족이라는 단어에 좀 더 신경을 써줬음 좋겠다.

결론은 치유 프로그램이 성급하다고 저자가 말해놓고서 그 근본적 이유는 생깐다는 느낌이란 거다. 아동청소년은 가뜩이나 정신의학 쪽에 관련되선 보호를 못 받고 있는데, 정신과 의사들이 몰려오면 메챠쿠챠가 될 수밖에 없어서리. 성인은 성인대로 치유를 못 받고.

또한 생각해봤는데 저자는 소방공무원들의 열악한 환경을 외전까지 다루면서 이야기하는 면이 있었다. 세월호 다음으로 자세했다. 덕분에 소방공무원의 복지는 앞으로 많이 개선이 될 것이라 본다. 그러나 정작 스트레스로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공무원으로 알려진 사회복지공무원들 이야기는 없다. 자료는 못 봤지만 자살 가장 많이 하는 공무원 집단 아닌가. 소방쪽 많이 복지가 개선되었다는데 사회복지쪽도 좀 다뤄주지 ㅠㅠ

더욱 슬픈 사실은 이 책에 이런 많은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회 여러 현상에 관심이 많은 교수가 그닥 없어서 그나마라도 높은 점수를 주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머리가 이 정도로라도 돌아가지 않는 인간들이 우리나라 사회에 넘치고 찬다. 논문이 어렵다면 최소한 이 책의 저자가 추천하는 책 정도는 읽었으면 좋겠다. 다루는 사회현상 하나하나마다 다 전문도서 한 권 이상은 읽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데 너무 짧다. 씁.

 

동성애가 HIV/AIDS의 원인이라는 비난은 앞서 말한 이유로 공중보건학적인 관점에서 옳지 않으며, 한국사회에서 HIV/AIDS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관리하는 데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2013년 기준으로 강원도의 모성 사망비는 서울에 비해 4배 이상 높았습니다. 이 문제를 두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강원도에 거주하는 임산부들에게 산부인과 의료접근성을 증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하지, 어떻게 해야 강원도에 살고 있는 임산부들을 서울로 이사하게 만들지에 대해 고민하지는 않습니다.

 


이거 정말 비유 찰지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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