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antasy&Comics

우편주문 신부

 


우편주문신부

저자
마크 칼레스니코, 마크칼레스니코 지음
출판사
씨네21. | 2010-09-10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인어공주〉 〈라이온킹〉 등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해온...
가격비교

 

겁쟁이의 장점 한 가지가 뭔 줄 알아?
다른 겁쟁이를 바로 알아본다는 거야!

 

 


 

하여간 긴 생머리 겁나 좋아하는 건 양덕이나 아시아 덕후나 그닥 다르지 않은 듯.

어떤 여자는 생머리인 거 너무 싫어하고 또 어떤 여자는 곱슬이라 머리 길면 보기 싫어진다고 ㅡㅡ

남자들은 그런 거 잘 모르는 듯함;

장발인 남자들은 알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대부분 여자보단 신경 안 쓰고 살던.


 어떤 신지같은 성격의 캐나다 덕후가 우편주문이라는 방식을 선택해 한국의 여성을 데려온다. 자신이 스스로 피규어 가게를 운영하는데, 거기까진 괜찮다. 그런데 하필이면 내가 제일 싫어하는 '그 물건은 안 팔아 내 꺼에 손대지 마' 가게이다. 아니 파는 물건 아니면 진열하지 말라고 잉간아. 게다가 얼마나 아시아 여성을 좋아하는지 포르노도 동양꺼만 본다. 중간중간 동양 여성에 관련된 그림과 잡지에서나 나올 법한 큰 활자들이 막 겹치는 장면이 있는데 딱 감이 왔다. '포르노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남자는 있을 수 있어도 포르노를 한 번 이상 보고 끊은 남자는 없다'라는 신종 속담도 나올 정도니까. 그러나 세상에 죄다 그런 짐승같은 남성들만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일단 그 점에 대해선 기회가 있을 때 이야기하기로 하고.

 이 경이라는 한국 여성은 또 자신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는 여자이다. 가끔씩 그녀가 꺼내는 이야기에 의하면 한국 내에선 고아원에서 자란 듯하고, 자신의 인생에 변화를 주기 위해 한국을 떠나 캐나다로 온다. 그녀의 취향에 가장 잘 맞는 문화는 캐나다 내에선 히피문화 뿐이었다. 그러나 언제나 자신에게 행동하라 이끌어주던 친구가 결국 어떤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어 자신과 같이 여행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녀는 매우 실망하게 된다. 그 이후로 세상에 점점 '적응'해 가는 그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현대무용 장면도 같이 등장하는데, 발가벗고 춤추고 싶은 여성을 탄압하는 검은색 옷의 치어리더 여성들의 장면은 약간 소름끼치는 면이 있었다.

 여기에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문화에 있어서의 여성 차별이다. 사실 오타쿠 문화에서도 그런 면이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요즘에는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세계에선 메이저와 마이너 취향이 명백하게 갈리는 편이니 말이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판타지 세계에서 일본 남성들은 대부분 백치미의 어려보이는 얼굴을 소유한 키작고 조용한 여성을 찾는다. 그리고 그런 여성들만 찾아다니는 남성들 앞에서 '현대적인' 결혼시스템은 수요자의 니즈에 따라 움직이게 되고, 여성들은 선택받기 위해 자신을 꾸미게 된다. 그 여성들에게 당당하게 떠날 용기를 찾으라고 충고하고 싶어도, 그 곳 아니면 어디에도 가지 못하는 '이국 사람들'의 형편은 참 안타깝다. 그리고 이건 딱히 캐나다의 동양여성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최근 퀴어문화축제 때문에 일부 광적인 기독교신자들이 미국대사관에서 항의한 사건도 결국, 유교와 성리학이 뿌리깊게 박혀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차별의식 문제가 아닌가 싶다. "우리 한국에선 그런 거 없었어!"같은 개풀 뜯어먹는 소린 집어치우고 고려시대나 세종시대 같은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보자. 메이저 문화는 사람에게 수치심을 주고 짓밟는 하나의 권력이 될 수도 있다.


 


글로벌시대 어쩌고 하기 전에 외국인들을 포르노나 '흑형'이 아닌 사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한시바삐 찾는 게 좋을 것이다.


김정원

'Fantasy&Comics'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양의 탑 2  (0) 2014.06.26
서유기 5  (0) 2014.06.23
SKT 1  (0) 2014.06.10
얼음과 불의 노래 4부 까마귀의 향연 2  (0) 2014.04.15
그대 품안으로 6~10권  (0) 2014.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