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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Comics

서유기 5

 


서유기 5

저자
오승은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2014-01-1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서유기는 동양적 판타지와 동양적 상상력의 집대성이자 새로운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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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님들, 삼청님들! 내 말 좀 들어보소. 머나먼 이곳까지 와서 요괴 정령을 때려잡는 게 버릇이 되었소. 제사 음식을 좀 얻어먹으려 해도 평안히 자리잡고 앉을 데가 없구려. 그래서 세 분 어르신들의 자리를 빌려 조금만 쉬었다 가려 하오.
삼청님들은 그 자리에 오래 앉아 계셨으니, 잠시 동안 이 지저분한 뒷간에 들어가 계시구려.
당신들은 여느 때도 집에서 궁색한 것 하나 없이 잘 잡숫고 청정 도사 노릇을 해오셨으니, 오늘은 다소 더러운 제물을 자셔야 하는 운수를 면치 못하시고, 냄새 지독한 원시천존, 영보도군, 태상노군 노릇도 한번쯤 해보시구려!- p. 156

 


 

 

이전에 4권 리뷰를 쓸 때 중국에서도 서유기를 서브컬쳐화하려 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실상은 등장인물들이 훈남으로 편집되어 나온 최유기가 더 인기를 끌었지만 중국에서도 서유기를 대중문화 속으로 끌어오기 위해 제법 노력을 하긴 했었다.

그 중에 하나 그럴싸한게 서유기지대요천궁이라는 이 영화인데, 제법 특촬물같이 생겼고(...)

중국의 내노라하는 영화배우는 총출동시킨 3D 영화이다. 2014년에 속편도 나온다고 함.


 아무튼 영화 포스터를 보면 마치 주인공이 한 명만 등장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온통 손오공의 얼굴로 도배가 되어있다. 사실 돌에서 영기를 받고 태어난 출생과정도 있고 천궁에 가서 받아먹은 것도 수련받은 것도 많은지라... 그는 요컨대 불경을 가지러 가는 삼장 팀 중 그 어느 누구보다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먼치킨이다. 게다가 천궁에서 악명을 떨쳐 유명인사가 된 지라 말 한마디만 척척 하면 인맥동원을 할 수 있으니 소설을 보다보면 그를 매우 부러워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설정상으로 손오공 혼자 여행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이전에도 오공이 근두운 하나면 쏜살같이 갔다올 수 있을 것이라 불평을 해본 적 있지만 천궁의 높으신 분들이 만류하면서 이야기했던 게 있다. 첫번째로 삼장과 그 일행 3명이 모두 갔다와야 하며, 두번째로 도보여행을 하면서 온갖 시련을 겪고 성숙해져야 불경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손오공은 5권에서는 인신공양을 해야 하는 마을 주민들을 침착하게 구조하고 사이비교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는 왕에게 따끔하게 한 소리 하는 등, 촐랑거리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제법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 (밥을 훔칠 때랑 마지막에 기술 선택을 잘못해서 적에게 무기를 바치다시피 빼앗긴 건 제외하고;;;)

 특히 불교를 탄압하는 사이비교를 농락할 때의 행자들이 행동하는 장면은 꽤 재미있었다. 비록 불교가 참된 종교이고 도교는 아니라는 태도가 문제가 되긴 하지만 현대에서 이렇게 간단하게 사이비교의 정체를 까발리고 농락할 수 있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딱히 구X파라던가 X원파를 이야기하는 건 아닐지도?


다음엔 최유기에 대해서 좀 이야기해보려 한다.

강 속에 살고 있는 괴물을 잡기 위해서 관세음보살이 머리칼도 풀어헤치고 옷도 반 정도 헐벗은 채로 과수원에 들어가 그물을 짰다는데 언뜻 이런 모습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건 몰라도 최유기는 관세음보살의 모습이 정말 맘에 든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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