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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Essay

똥개가 잘 사는 법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

나비와 잠자리는
풀잎 도시락 펼쳐 놓고
도시락 까먹고
맘껏 떠들며 노는데

왜 우리는
잔디밭에 들어가면 안 돼요?

 


 

 

 

 

영국에서는 잔디밭에 다들 엎드리거나 누워서 일광욕을 합니다. 영국에 유학한 사람은 당시 그게 익숙하지 않았다 한다. 그래서 영국인 친구들한테 우리나라에서는 잔디 관리인한테 혼날 수 있다고 말했더니 다 빵터졌다나 ㅋㅋㅋ 무슨 grass administrator 같은게 다 있냐곸ㅋㅋㅋ

 

그러면서 걔네들이 엄청 권위적이고 근엄한 표정을 지으면서 Hello! I am a grass administrator! 막 이러고 다 웃었다고... 아니 이거 웃을 상황이 아니잖아 아 쪽팔림 슈팔.

주로 똥개라던가, 주먹이 매운 아이 옆에서 같이 주먹을 행세하는 어린아이라던가, (물가가 올라서 10원이 아니라) 50원짜리 귀한 노처녀 이모라던가, 아무튼 약간 더러운(?)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서 시를 진행하고 있다. 시를 보면서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게 하려는 의도는 물론 동시의 기본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이 동시집은 역시 현재의 시인답게, 모과처럼 못나고 마음이 오이처럼 울퉁불퉁하면서도 단단해서 세상풍파 다 견디는 이들을 위로하고 있다. 벌써부터 세상에 아첨하려 하는 영악한 아이들. 그러나 대신 친구관계라던가 상하관계에 민감해진 이들은 얼마나 피곤한 삶을 살고 있는가. 친구들과 어울리려면 다양한 행동을 해야 한다. 유튜브 방송을 보지 않으면, 게임을 하지 않으면, 페북을 하지 않으면 거의 화석 취급이다. 거기다가 오타쿠인 친구층과 오타쿠를 싫어하는 친구층도 나누어져 있다. 눈치없는 부모님은 위에서 말한 모든 것에 아예 손을 떼고 공부하란다. 아님 '적당히' 하란다. 이밥차처럼 모든 적당한 양을 스푼으로 잴 수 있는 책이라도 있음 좋겠지만 각박한 현실에서 그런 책을 찾기 쉬울리 없다. 이 책은 이들에게 이래라저래라 가르침을 주기보다는 위로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이번 시는 걸어다니면서 쭉 읽었다. 시적 기법이나 표현력이 좋다기보다 시인의 생각이 젊은이들과 많이 비슷했다. 그 열린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뒤에 달린 리뷰는 읽지 않았다. 혹시라도 꼰대라서 이 시의 느낌을 망쳐버리면 어떡하나 무섭기도 했고. 가볍고 명랑한 여운이 남는다.

 

 

 

 

왜 시집을 간 여자는 참아야 하는가. 권력이 시어머니와 친가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책을 읽으며 지나가다가 수업 중 혁대 풀러서 탁상 내려치던 학창시절 선생을 만났다. 그는 만날 때마다 항상 내 인사를 무시하고 지나가며 다른 선생들도 그렇다. 나는 처음 그들을 만날 때 인사했지만 왠지 그들이 나에게 가한 폭력 행위를 떠올리기 부끄러워하는 듯하여 언젠가부터 생략했다. 아는 척하기 싫은지도 모르겠지만 뭐 꼬치꼬치 캐물은 적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내 친구 말대로라면 그들이 술 먹어서 샤워하다 문지방에 미끄러져 머리 부딪히고 숨지던 어떻게 되던 내가 그의 무덤이라도 찾아갈 것 같은가? 아니다. 그러니 사람은 아무리 이상한 사람이라도 잘 대해야 하는 것이다. 언제 그 사람이 무슨 권력과 비밀을 쥐고 나타날지 모르니까. 지금도 그때처럼 하시면 아마 공직에서 짤리시지 않을까?

 

 

 

일방통행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일방통행 길이 있다
무시하고 가면
벌금을 내고 벌점을 받는다

친구들과 놀다 보면
제멋대로만 하는 애가 있다
그런 녀석한테도
벌금을 받고 벌점을 주고 싶다

 

 

 

 

아니 일방통행이래서...
그래서 엑셀러레이터도 벌점을 받았ㄴ.. 앗, 스포.
죄송 굽신굽신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조심하는 건 다음부터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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