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더럽혀져 가는 과정 같아."
"그럴지도 몰라요. 하지만 자신이 더럽혀졌다는 것은 그래도 조금은 다른 사람의 더러움을 닦아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알테어 님과 헤어질 때 나눴던 대화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p. 32
언제나 진도가 빠른 SKT. 책을 딱 펴서 읽어보자마자 순식간에 마지막 장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여기서 2권 중간에 끊겼던 알테어랑 주인공 사이의 해프닝이 다시 진행된다. 알테어가 전쟁을 멈출 방법을 궁리하기 위해 죽기를 결심하고 남의 나라 산 속으로 들어갔지만 절친인 키르케가 그녀를 말리러 그 쪽까지 따라가고, 그녀를 죽이려는 여러 세력들 간의 다툼 때문에 시끄러워지자 싱겁겓도 자살을 포기한다. 생각해보면 알테어가 그냥 주인공이 어디 살고있는지 알고 있으니, 데이트를 하려고 그랬던 게 아닌가 싶다; 마키시온 제국의 군사들을 협박하는 솜씨 보면 그냥 주인공 경호 없이 국경 넘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무튼 어떤 일본의 남주인공(카미조 토우마?) 뺨치는 설득력으로 인해 알테어는 별일없이 무사히 자신의 국가 콘스탄트로 돌아간다. 그 일이 있고나서 난데없이 주인공이 사는 베르스 국가에서 무투대회를 연다고 해서 주인공이 제법 바빠진다. 그리고 그 와중에 또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무려 이 소설의 세계관에서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4대 아신 중 한 사람이다.
견백호 무라사 랑시.
판타지나 무협에서 꼭 한 명은 나오는 근육질의 장사 캐릭터이다.
주먹 하나로 사람을 피떡고기로 만든다는데, 타이틀은 왠지 '오토코노코의 오빠'가 되어버렸다.
바로 주인공이 일하는 스왈로우 나이트에서 본격적으로 오토코노코를 담당하고 있는 죠슈아 랑시 때문인데, 이 자비없는 괴력의 소유자 무라사 랑시의 동생이다. (형에게 맞추려고 그랬는지 죠슈아도 보기보다 힘은 꽤 세다는 설정이다.) 캐릭터 설정이 설정이니만큼 이 사건의 결말도 꽤 경쾌한 편인데, 언제나 그렇듯이 이 캐릭터도 키스에 대한 떡밥을 던지고 사라진다.
전형적인 판타지 구성을 따라가기는 하는데, 여전히 개그 포인트로 우리나라 정치를 활용하고 있으며 3권까지 가서도 그 요소를 제법 잘 활용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베르스 국왕이 국가재정을 관광으로 늘리기 위해 올림픽 열듯이 후딱 무투대회를 연다던가. 요즘엔 하도 어이없는 일들이 도처에 공개적으로 벌어지고 있어서 예술가들이 이런 식으로 코믹하고 깔끔한 정치풍자를 할 수 있는 멘탈파워가 없는 것 같다. 이런 때 역시 고전(?)은 시대가 지나도 여전히 특유의 가치가 있다.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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