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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혼불 2

"없어서 굶어 죽으께미 도적질을 했다먼 가련허기나 허제. 지집 밑구녁으다 처박을라고 관공서에 공금을 훔쳐낸 거잉게 가막소를 가도 싸제잉. (...) 아재는 인자 죽으먼 극락왕생허시겠소. 나는 딴 디 가 있을 거잉게, 죽은 담에 안 뵈이그덩 서운타 말으시오."

"상놈 신세 나 하나로도 여한 없응게, 아재 나보고 장개가라, 자식 낳아라, 그런 말씸 허지도 마씨요. 지집 없이도 한 펭상 잘 살랑게요. 보나마나 뻔허제. 나 같은 상놈에 부모없는 떠돌이를 사우로 맞는 집구석은 또 오죽헐 거이며, 그런 집의 딸년의 각시라고 맞어서 자식을 나먼, 그놈이 커서는 내 속 상허는 이런 시상을 또 살 거인디, 무신 웬수로 신세 쳇바꾸를 돈다요......?"

 

 

 

 

메를로 퐁티의 이론으로 여자를 보면 공존으로 여자를 상상할 땐 여자의 형상과 개념 자체가 분리되지 않는데 혼존으로 여자를 상상할 땐 여자의 형상과 개념이 분리되서 자기가 어떻게 막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래서 (일상생활 가능한) 친구 만나면서 소개팅도 해야 하고 최소 소셜에서 여자랑 대화를 하면서 여자를 만나야 하는데 혼자 짱박혀서 미연시하고 야동 보다보면 잘못된 가치관이 적립되고 여자랑 마주치는 것도 불안하고.

 

 물론, 여자를 인신매매하는 경우가 많고 남자를 인신매매하는 건 거의 없다는 전제 하에.

  여성도 사람이다. 여성도 사랑을 느낀다. 남성은 여성에게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꿈꾸다가 죽어도 결국 여자를 만나고 싶어 다른 여성과 영혼 결혼식을 올리는 걸 수락한다. 하지만 여성은 질투에 미쳐 실성해버리고 만다. 자기밖에 못 보는 이기적인 남자를 사랑하는 그 마음을 저주하다 결국 어둠에 마음을 내 줘버리는 것이다. 결국 실성한 여성이 끌어안는 건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도 이미 죽은 옛사랑도 자신이 낳은 아이도 아니다. 밥통이다. 그것이 어찌 남혐이며, 자기만 먹고 살자는 행위이겠는가. 더이상 사람을 사랑하는 걸 못해먹겠으니 그러지. 다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게 무섭고 너무나 마음이 아픈 것이다. 오죽하면 사리분별있고 교육도 괜찮게 받은 여성이 돈 있는 남자랑 결혼하자고 절규하겠는가. 자신의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은데, 남자는 버텨나갈 수 있는 게, 멀쩡하게 세상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게 너무 분하고 원통한 것이다. 마음만큼 제대로 자리잡기 힘든게 없다지만 작업 못할 여성 너무 쳐다보지 말고, 무엇보다 괴롭히지 마라.

  무튼 근친 NTR 너무 흥미롭게 읽었다. 옛날에도 너무 흥미로워서 영등포 타임스퀘어 커피를 몇 잔씩 동내고 빵을 전멸시켜가며 봤는데 역시 시간이 지나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구나 싶다. 문제는 생각보다 무지하게 성적이고 주역 내용이 많으며 메차쿠차스토리라서 독서모임하시는 분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건데... 수위가 이러니 내가 박경리의 토지를 너무 가볍다 생각한 게 아닌가;;;;

 

 

 

달라진 게 하나 있기는 하다. 대략 줄거리는 아내 효원에 첫사랑 강실이에 기생 오유끼까지 해서 강모 하렘월드인데, 옛날엔 효원 편을 들었다면 이제는 오유끼 팬이다. 힘내라 오유끼. 종갓집따위 부숴버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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