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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gion&Development

하와이 원주민의 딸

중요 안건에 관한 지역 내 협력의 사례로 제20회 남태평양포럼(타와라에서 개최)에서 채택된 성명이 있다. 이 성명에서 남태평양은 '유자망 어업 금지' 수역으로 선포됐다. 그러나 포럼에 참가한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과 타이완도 유자망 어업 금지에 대해 거부 자세를 취했다. (...) 일본, 타이완, 한국, 미국, 그 밖의 나라에 의한 해양자원 수탈(독성 물질 투기도 포함),대규모 관광산업에 의한 원주민 문화의 상품화, 일본과 기타 아시아 여러 나라의 경제 진출과 부동산 사재기, 태평양으로의 핵 반입 등으로 디아스포라라고 이름 붙일 수밖에 없는 원주민의 강제 이주가 일어났다.

 

 


 


평범하게 편의점에 갔는데 아주머니가 적극적으로 빌려주신다 한 책. 처음부터 민족자결권 나오는데 너무 오랜만에 들어본다; 처음에 자결 생각해서 흠칫했었는데 그게 인상에 오래 남았는지, 가끔 뜬금없이 생각나는 단어임.


간단히 말해 스티븐스 공사가 하와이를 합중국의 보호령으로 선포하고 미국 국기를 달았던 상황에서 미국 자체가 클리블런드 대통령이 새로 취임되자마자 합병을 취소하자 까닭에 하와이 마지막 여왕이 후자에게 나라를 맡긴 것 같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안전위원회를 완전히 해산시키진 않은 듯하고 그보다 더했던 해병대를 이 문서에 끌어들인다. 복잡한 격식을 차리고 있고 저자도 별달리 비판하지 않으나 내가 보기엔 굉장히 비겁한 변명이라 본다. 과연 해병대가 정말로 잘못된 정보를 받아서 하와이에 상륙했을까? 그러나 이 정권마저도 4년밖에 가지 못했다고 한다.

 

페미니스트를 강조하긴 하지만 어째 매매춘을 상당히 반대한다. 몇 페이지를 사용하여 특별히 비난할 만큼. 요점은 자기네 성문화가 개방적인데 왜 굳이 매매춘을 들여오는 것이며 애초 니네가 나가면 잘 먹고 잘 살 수 있으니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 그럴싸한데?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 분이 싫어하는 유럽같은 '백인'이 있는 선진국에서 매매춘을 하겠다고 하니, 백인들에 대한 증오심이 가득해 보이는 이 분이 매매춘을 싫어해도 무리는 아닐거란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도 생각 잘 하고 이 정도로 확고하게 판단하길 바란다. 하와이를 여성적인 나긋나긋함과 연결시키려 백인들이 힘쓴다고 한다. 근데 내 주변에 남성 중 나긋나긋한 사람을 본 적은 있어도 여성 중 나긋나긋한 사람을 본 적은 없음. 하기사 어떤 미국인 에세이에서는 자기가 만난 한국 여성이 굉장히 앙칼지고 기가 세다고는 하더만. 여자분이 공항 승무원이었나. 그러나 저자는 이분들마저 관광 관련 직원을 하고 있으니 매매춘과 다름없는 성차별적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할 듯하다. 우리 여성들이 힘이 강해져서 지금은 다들 말을 삼가고 있지만, 10년 전 정도만 해도 나는 이런 말을 들었다. '역시 강원도 여자는 깨끗한 곳에 살아서 물이 다르네~' 같은 말들 말이다. 졸업여행을 가다가 대낮에 사람 많은 공항에서 그런 말을 들은 우리 반은 수치심에 얼굴이 붉어졌지만 그 앞에서 한 마디 말도 못했다. 생각해보면 그 자리에서 고함을 지르면서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그 사람이 한 말을 알리면서 수치를 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환한 곳 큰 길을 다녀도 성추행 당하고, 막으면 죽임을 당할까봐 아무 말도 못하는 여성들이 지금도 얼마나 많을까. 그리고 서비스직 여성들이 가장 이런 사태에 취약하다. 까딱하면 직장에서 잘릴 위기에 처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어떤 사람이 '여성들은 모두 매춘과 관련있는 운명에 처해있다.' 라고 글을 써서 크게 유행하다가 말이 심했다는 비난으로 덮인 적이 있다. 이 여성의 글에 의하면, 한국에 있는 그 분의 말은 맞다. 대부분은 그게 맞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두렵고 불쾌했을 것이다. 관광직과 서비스직이 어리고 예쁜 여성만 찾는 이유가 뭔가. 어떤 뷔페가 직원들보고 무릎꿇고 주문을 받아라 교육시키는 이유가 뭔가. 어쨌던 얼굴팔이 아닌가. 무튼 생각해볼수록 악순환의 연속이다. 서비스직을 여성으로 찾다보니 여성의 취직률은 점점 늘어가지만 받는 월급은 적은 직업이 대부분이고, 남성들은 어차피 월급이 적은 직업이 늘어가는데 여성 취직률이 늘어가니 자신이 취직 못해서 폭발하고...쭉 생각해봤는데, 이 분은 복잡한 것들을 간단하게 생각하려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성격인 것 같다. 이 책으로 처음 만나보지만, 아마도 상당히 성질이 급하고 다혈질인 분이 아닐까 싶다. 구리빛 강한 누님 취향♡

저자의 단호하고 단순명료한 점은 인류학자에 관한 글에서도 발견된다. 보통은 전쟁사진기자들에게서 주로 발생되는 논란인데, 민간인을 핍박하는 병사를 보며 사진만 찍을 것인가 아니면 사진을 찍고 민간인을 도와줄 것인가 아직도 논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녀의 답변은 아마 원주민을 도와주지도 말고 관찰하고 있지도 말고 모든 백인과 함께 하와이에서 꺼지라는 게 아닐지 ㅋㅋㅋ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빠져든다. 확실히 미국식 유머가 섞이긴 했는데 어딘가 독특한 맛이 있음. 하와이의 단어를 자주 사용해서 그런가?

사실 페미니스트는 물론이고 철학자로 보이고 싶은지 철학자의 이름이 많이 거론되는 편이다. 에드워드 사이드, 놈 촘스키 등과 더불어 사회비평가 중 시대의 양심 20 중에 꼽혔다는 저자 설명도 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해외에서도 요새 철학이 인기가 높나 짐작해본다.

어떤 백인 남성이 하와이어 하올레(백인을 이르는 말)를 가지고 저자를 비난했다고 한다. 이건 마치 한국 남자를 싸잡아 한남이라 불렀으니 사과하라는 말과 같다. 이렇게 비교하긴 싫지만 페이스북에서 한남 소리 했다고 내가 친구 몇명에게 털린 일이 떠오른다. 왜 그럴까... 여성에 대한 협박은 신문 기사에 고스란히 나면서도 한국의 질서를 어지럽히지 않고, 한남이라는 단어 하나는 한국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걸까? 여성은 한국사람이 아닌가?

하우나니 카이 트라스크는 명백히 하와이에서 미국인들 다 나가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아이러니한 점이 있다. 남편 이름이 데이비드 스태너드란 점이다. 미국이야 인종이 짬뽕된 국가이니 인디언의 피가 섞였나 생각하더라도 아무튼 하와이 원주민은 아닌 것 같은데 여러모로 의심스럽다. 그렇담 그녀는 남편도 하와이에서 쫓아낼 각오로 운동권에 임하고 있단 말인가? 흠... 그리고 남편 분이 썼다는 아메리카 홀로코스트란 책이 궁금한데 그건 번역이 안 됐다고 한다. 번역이 시급한 책들은 너무 많고;;;

이 책에서 또 문제가 있다면, 저자 자신은 책을 던지고 대지로 돌아왔다고 쓰면서도 하와이 대학에선 계속 근무했다는 데에 있다. 물론 그녀는 그녀를 건드린 사람에게만 공격을 가했다. 그 태도에 대해선 지적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러나 하와이대학교에선 어쨌거나 자신을 지지할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물론 미국인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어쨌던 결국 그녀는 여태 읽었던 책으로 머리싸움을 해왔던 것이고, 하와이에서만 쭉 공부한게 아니라 그토록 싫어하는 미국의 학위를 따왔으며 이는 자신의 직업과 명성을 뒷받침하는 근본적인 계기가 된다.
그녀는 틀림없이 이에 대해 하와이가 미국에 줄곧 착취를 당해왔으니 '하와이 원주민의 딸'인 "자기 자신"이 미국을 좀 착취하는 게 어떻냐고 주장할 것이다. 그녀는 권력을 얻는 데 상당히 적극적인 듯하다. 이 책이 자서전과 자기계발의 성격을 지녔다고 난 말하고 있다.

문제점을 또 하나 지적하자면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한다는 점이다. 특히 백인 남성의 성문화 착취에 관한 발언을 챕터 당 최소 한 번 이상 끊임없이 언급한다. 물론 여러 언론이나 연설에서 발표한 문구들을 모아서 챕터는 많은 편이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책으로 엮을 때는 사람들이 읽기 편하게 편집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이는 어떤 특정한 책 유형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비하면 전에 이야기했던 조효제 교수의 인권 오디세이는 아주 편집을 잘한 경우인데, 같은 말이 반복되어 나올 지언정 최근의 정치 상황에 관련된 첨언을 잘 넣는 편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딱히 그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아서 번역 담당 편집장이 직접 하와이의 사회 상황에 대해 첨언을 넣는다.

 

팔라우(벨라우)공화국의 비핵헌법(핵 군함과 핵무기의 영해 통과 금지)에 대해서 미국은 완력으로 변경을 강요하고 있다. (...) 대통령이 암살되거나 자살하고 비핵헌법을 옹호하는 활동가 몇 명이 살해됐다. 그러한 혼란 속에서도 팔라우의 여성은 용감하게 미국 의회를 향해 비핵헌법 승인 협정에 합의하도록 노력했다. (...) 팔라우 외에도 북마리아나 제도와 마셜 제도 그리고 미크로네시아연방과의 장기에 걸친 교섭 끝에 체결된 조약을 보면, 미국이 (마셜 제도의 '스타워즈 계획' 실험장을 포함한) 이 지역의 항구적인 군사 행동권을 쥐고 있는 한 완전한 의미의 탈식민화는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색해보니 스타워즈처럼 우주에서 무기를 써서 핵을 요격하려는 계획이라 한다. 참 특이한 거 만든다.. 의미없는 짓인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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