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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ery&Horror

의자놀이

 


의자놀이

저자
공지영 지음
출판사
휴머니스트 | 2012-08-16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정리해고는 잔혹한 의자놀이 게임,1%의 이익을 위해 99%끼리 ...
가격비교

 

이명박 정권 들어 내가 느끼는 극심한 피로감은, 그들은 약자에게 조금이라도 약점이 보이면 가차 없이 팬다는 것이다. 곤죽이 될 때까지. 그것도 공개적으로 팬다는 것이다. 나는 몹시 피곤하다.- p. 151

 

 

 

지금은 하도 잔인한 뉴스가 많다보니 그 말이 사라졌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우리가 뉴스를 볼 때마다 하던 말이 있었다.

"경찰과 정부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지금 그 경찰과 정부가 국민을 패고 있다.

그들이 강성노조였다고 치자. 그는 노동자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이다.

 

 대체 그들이 무슨 짓을 했다고 그런 폭력을 가하는가.

 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연쇄살인범을 연행할 때에도 저런 짓은 아마 안 했을 것이다. 적어도 입에서는 쌍욕을 하기 전에 미란다 원칙을 줄줄 외고 있었을 것이고, 국민들이 떼로 모여서 욕을 퍼붓고 몸을 던져도 감옥에 데려가기 전까지는 그를 보호했을 것이다. 이건 추측이 아니라, 우리가 테레비전을 볼 때마다 자주 보게 되는 영상이기도 하다. 연쇄살인범에게도 최소한의 인권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걸 마땅치 않게 생각할 지언정 반발하진 않는다.

 대체 그 빨갱이라는 낙인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강력하게 찍혀있기에, 어제만 해도 평범한 사람들이 하나 둘 자살해 어느새 22명이 되어가는데도 사람들은 모른 척 하는가.

 지금은 쌍용노조들이 전원 회사복귀에 성공했다. 뒤늦게나마 법원이 양심을 되찾아 그들의 손을 들어준 건 축하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난 그 기쁨의 현장에 참여해서 같이 축하해주지 못했다. 평택에서 시위중이었을 때도 가지 않았다. 대학교에 다시 다니기 위해서라는 핑계가 있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두려워서 그랬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노조라면 근육을 울뚝불뚝 움직이는 어깨춤밖에 생각나는 게 없었고, 무엇보다도 그 사람들이 자살로 죽어간다는 게 너무 현실감이 없는 이야기였다. 차라리 거짓말이었으면... 그러나 이 책을 보니 정말 그 이야기가 현실에 일어난 일이라는 걸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어느 책보다도 무서운 이야기임에 틀림이 없다. 자신을 불태워서 노동에 대한 온 국민의 관심과 생각을 일으킨 전태일 평전보다도 더 하다. 그들의 죽음은 혁명과 개혁의 정신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을 증오하게 된 이율배반적인 마음과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일으킨 정부를 우리는 어떻게 믿어야 할까? 대한민국 정부란 게 정말 국민을 지켜주는 보안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한 번쯤 생각해보길 바란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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