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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Math

웃음의 과학


웃음의과학이윤석의웃기지않는과학책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 인문교양
지은이 이윤석 (사이언스북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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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성 코미디언들의 직업적인 성공과 가정에서의 행복이 우리 사회의 진보성을 시험하는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p. 151

매일 코미디 프로에서는 절대약골로 등장하는 이윤석 씨가 이렇게 책을 많이 읽은 박식한 분이었다니, 새삼 감탄했다. 사실 교수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다른 이야기들도 재미있었지만, 특히 과학에 대한 설명을 상당히 쉽게 해주기 때문에 나 같이 이기적 유전자를 읽다가 잠들어버리는 초짜마저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저렇게 작고 얇은 책에 웃음에 대한 인문적 과학적 사회적 이야기가 알짜배기로 들어있다니 이 책을 다 읽은 나로서도 그저 신기할 뿐이다. 참고문헌에 나온 책들은, 이름만 한국어지 책을 들춰보면 검은 건 잉크요 하얀 건 종이라는 사실만 간신히 알아볼 정도로 난해한 책들도 많다(...) 그런데도 약간 아쉬운 건 이윤석 씨가 귀찮아서 그랬던건지 아니면 그동안 보았던 책들을 다 기억하지 못했던건지... 몇몇 이야기는 참고문헌에서 나온 저서에서 본 적이 없는 지식들이었다. (예를 들면 고위직의 인사들을 만날 때 긴장을 풀기 위해 그 사람이 화장실에 앉는 장면을 생각한다는 이윤석의 이야기는 몽테뉴의 저서에서 따온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아무튼 웃음거리가 되는 대상이 고위직이고 거만한 사람들일수록 웃음이 진보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내심 알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이야기이다. 위에 적혀있는 명언은 여성 코미디언들이 직업상으로 인해 차별을 겪을 수밖에 없는 사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이윤석 씨 개인의 격려를 써놓은 잔잔한 감동의 글이다. 저 글 역시 이윤석 씨의 진보에 대한 견해를 알 듯 말 듯하게 드러내보여서 좋았다.
 그러나 가장 새로웠던 글은 위험한 일을 감지했을 때 공격을 표시하려 어금니를 드러냈다가, 곧 대수롭지 않은 일임을 알아차리고 표정을 약간 풀은 어정쩡한 표정이 웃음의 시초가 되었다는 초반의 글이었다. 웃음은 진지하게 생각하는 일조차도 대수롭지 않게 만든다. 때로는 웃음으로 사람을 공격하는 일도 있다. 잔소리하는 아내를 간지럽히는 남편의 심리도 사실 자신이 느끼는 모욕에 대한 방어적 공격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도 행복하게 살려면 같이 웃어야 한다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아직도 집단의 웃음에 대한 상처를 간직하면서 살고 있는데, 그들과 같이 진심으로 행복하게 웃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는데... 나 같은 사람 외에도 웃음으로 인해 상처를 받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내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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