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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신체의 통증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통증, 특히 의학계에서 아직도 신체적 원인을 정확히 해명하지 못하는 두통까지도 고려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었다. 환자들의 고통을 없애기 위한 의사들의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 간호조무사로 일할 때 환자의 아프다는 호소를 무심코 넘긴 적이 없었나, 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며 부끄러워하는 순간이었다. 주사를 투입할 때도 고통을 주지 않는 의료원이 최고의 의료원이라는 선생님들의 가르침이 문득 떠올랐다.
무엇보다 의학 발표의 장에서 철학과 종교의 견해를 끌어들인 게 놀라웠다. 게다가 그들은 통증을 없애야 한다는 기존의 새로운 주장과는 완전히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다수결 의견 통일' 체제와는 매우 다르게 자신들과 전혀 상반된 의견마저 받아들이고 있었다. 대충 철학과 의학 중 어느 쪽에서 더 심하게(그러나 조심스럽게) 반대했는지는 짐작하셨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그의 말은 옳았다. 고통으로도 쾌락을 느낄 수 있으며, 쾌락까지는 아닐지라도 인생의 의미를 절실히 느끼고 자신을 소홀히 한 지난 날을 반성하는 계기를 겪을 수 있다. 물론 끝없이 통증을 느끼는 불치병이나 만성통증환자에게는 모르핀을 투여해야 하겠지만.
수천수만의 사람들이 크고 작은 통증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나에게도 다른 사람들이 나눌 수 없는 통증이 있다. 그 통증을 존중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적어도 통증을 무서워하는 자들이 아파하는 환자를 수수방관 하는 것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격증을 따고 간호조무사로 일하게 된다면 환자의 통증을 최대한 고려하겠다. 그리고 이 회의를 시작으로 일반인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통증전문서적이 출판되기를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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