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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Math

비가 내리지 않을 때, 사랑은 드물어진다. 아무도 착각하지 않는다. 나는 빗물이 우산을 내리찍는 소리를 좋아하는 편이다. 소리는 다르지만, 당연히 눈도 좋아한다. 그러나 이런 소리에 남정네들은 눈을 번뜩인다. 자신이 군대에서 얼마나 힘들게 삽질해왔는지 알릴 찬스라 생각하는가 보다. 어떤 사람은 '악마의 똥가루'라는 심한 소리까지 한다. 이 정도로 욕을 먹으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어떤 형태의 물이라도 불쌍할 지경이다. 말이 씨가 되었을까. 우리나라는 이제 황사에 뒤덮여 비 같은 비도 내리지 않는 국가가 되었다. 삼한사온도 자연스레 옛말이 되었다고나 할까. 당연히 자가용을 지닌 사람은 비와 눈 둘 다 싫어한다. 그러나 요즘 뉴스에서도 밝혀졌듯이, 교통사고는 비와 눈뿐만 아니라 도로의 낙후함 그리고 어느 정도 .. 더보기
다이어트의 성정치 다이어트 산업은 다이어트가 마치 남녀 모두에게 필요한 것처럼 제시하지만 실제로 이 산업의 광고 모델은 대부분 날씬한 여성 연예인들이거나 제품의 효과를 봤다는 일반 여성들이다. 결국 다이어트 산업이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실제로 '비만한 사람들'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기준이 제시하는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어하는 대부분의 여성들임을 알 수 있다. 다이어트에 대한 글을 쓰니 남자도 날씬해지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어서 이 글을 추가로 올린다. 남성들은 근육이 있어도 되니 먹고 운동하면서 살을 빼면 되지만 여성들에겐 근육을 찌우면 근육돼지라는 단어가 새롭게 붙을 뿐이다. 결국 굶으면서 빼게 되는데 사람의 몸에 뼈만 남으면 미래엔 빼박 골다공증이다. 폭발적으로 유행어가 늘어난다는 사실이 .. 더보기
뷰레이크 타임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호수이기에 언젠가는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앞당겨지는 이유를 알게되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석호는 8000여 년 전 형성되어 많은 생물들의 서식처가 되어주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50여 년 사이 급격히 건강을 잃었습니다. 무분별한 개발 때문입니다. 사라질 시간이 앞당겨지고 말았습니다. 자꾸 특정인을 실명으로 지적질하며 말하니 kibun들이 나쁘신가 본데, 그럼 이제부터 인류를 광역범위로 까주겠음. 왜 호수에 쓰레기 버리냐 인류시키들아. 그리고 내가 전에 그거 줏으러 들어갔는데 날 보면 kibun이 나쁘다며 종북 아니냐며 신고하는 사람 봤는데 ㅋ 무려 지가 토박이라며 개똥폼잡고 있었다. 아마 지금도 그러고 있을 듯하다. 그리고 뭐? 태양발전소 지어도 사람에게 지장이 없어??? 뉴스.. 더보기
작은 것이 아름답다 236 머리카락 굵기보다 얇게 구멍을 뚫어 물이 적게 나와도 물줄기는 강하다는 절수형 샤워헤드와 수도꼭지를 달았다. 가정에서 물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양변기에도 20퍼센트 정도 물을 절약해주는 양변기 절수기를 설치했다. 물론 그 전에 4.8리터 초절수 양변기도 구입했다. 또한 세면대에서 쓴 물이 하수도로 흘러가지 않고 변기 물로 재활용되게 만들었다. 설거지 허드렛물도 텃밭이나 청소에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큰 통에 따로 담긴다. (...) 실내등의 경우 와트수가 낮은 엘이디를 간접조명으로 설치하고 스탠드나 부분조명을 이용한다. 에어컨과 천장 팬을 함께 달아 효율을 높이고 (...) 전열기 대신 유단포, 청소기 대신 억새 빗자루, (...) 실내에 단열재를 꼼꼼하게 바르고 베란다에 단열 페인트를 칠했다. 한쪽 벽.. 더보기
과학잡지 에피 창간호 이렇게 보면 '가짜'에 해당하는 이름이 붙어야 하는 쪽은 부정적인 수(음수), 상상의 수(허수)에 대항하는 '평행선 공리의 부정'에 해당하니 '(평행선 공리를 부정한) 기묘한 공리' 정도의 별칭으로 불려야 할 것 같다. (...) 이런 점에서 체계가 갖추어진 수학적 개념은 아무리 이상해 보이더라도 '가짜'라고 부를 수 없으며, 또 이것이 기존의 참인 명제를 부정하지도 않으므로, 기존의 수학 이론을 '가짜'로 만들지도 않는다. (...) 트럼프의 '대안적 사실'이란 진실을 부정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수 개념을 발전적으로 확장한 허수에 이러한 거짓을 비유하는 것은 정확하다고 하기 어렵다. 차라리 당신의 대안적 사실은 허수다라고 쓰면 국내에서만 망신당하고 끝냈을텐데 우리나라 인간들은 꼭 눈.. 더보기
만약은 없다 "방금 이쪽 눈에 대못이 박히고 말았수다. 네일건으로 작업하던 중에 잘못 발사했소. 얼마나 빠른지 눈을 감을 틈도 없었소. 내가 방금 성한 눈을 뜨고 여길 열어 거울에 비춰 보았다오. 세상에, 그런 광경이 없더구만. 선생이 한번 보고 어떻게 할지 말 좀 해주겠소?" 놀라운 말이었다. 나는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내심 떨리는 마음으로 닫힌 오른쪽 눈을 열었다. 그리고 나는 욕설을 뱉었다. "이런 씨발." '못에 눈이 꿰뚫린 채로 대기실에 앉아있지 말라고오오오오으'라는 절규를 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지나갔다.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확하게 쇠꼬챙이가 뚫어버리고 지나갔다는 어느 책의 글귀가 생각났다. 기적적으로 환자는 살아났다고 했는데, 그 쇠꼬챙이는 대체 어떻게 제거했으며 그 쇠꼬챙이를 빼고.. 더보기
랩 걸 학교를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가 남자에게 구속되는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부터 나 자신을 구하기 위해 일했다. 시골 마을 결혼식을 거쳐 아이들을 낳고, 내 꿈을 펼치지 못한 실망감을 아이들에게 쏟아내면서 아이들의 미움을 받는 운명에서 나를 구하기 위해. 그런 길을 걷는 대신 나는 진정한 성인이 되기 위한 길고도 외로운 여정을 거치기로 결심했다. 미안하지만 난 처음에는 이 책이 소설인 줄 알았다. 하와처럼 아담의 갈비뼈에서 태어나거나, 프랑켄슈타인처럼 남성의 실험에 의해 세상에 태어난 피조물이 실험실에서 감금되어 살다가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일으키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가 내 생각에 몇 개의 오류가 있다는 걸 알았다. 첫째, 이 책은 비소설이다. 하지만 저자가 워낙에 위트가 넘치고 .. 더보기
면역에 관하여 저널리스트 제니퍼 마굴리스는 잡지 마더링에 쓴 기사에서 신생아에게 B형 간염 백신을 맞히는 관행에 분개하면서, 왜 자신이 자기 딸이 '걸릴 가능성이 없는 성 매개 감염병에 대한' 백신을 딸에게 맞히도록 권유받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B형 간염은 섹스뿐 아니라 체액을 통해서도 전달되므로, 신생아가 B형 간염에 걸리는 제일 흔한 경로는 산모를 통해서다. 자연주의 출산으로서 아주 중요하고 애를 살리느냐 죽이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게 병원이다. 옛날에 (육아의 여왕 저자 부모님처럼) 백병원같은 큰 곳에서 아이를 낳았고 그걸 자랑으로 여겼다면, 지금은 좀 더 세분화되었고 좀 더 자본화되었다. 결국 남들이 다 하는 출산이나 백신을 거부하는 행위들도 자본의 여유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난다. 마치 마트에서 파.. 더보기
스켑틱 vol. 1 '난 정말 잘났어! 모든 게 잘될 거야!'를 굳이 날마다 스무 번씩 복창하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그걸로 얻을 수 있는 건 당신을 딱하다는 듯 바라보는 주위 사람의 시선이 전부다. 시간여행이 가능할지에 대해 가타부타를 따지는 글이 심히 재미있었다. SF에서 쓰여진 아이디어가 미래기술의 토대가 된다는 건 문과 계열에서는 정설적인 이야기인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과학자들도 많은가보다. 올려진 글의 위세로 봐서는 '몇몆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지만, 지금도 미세하게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로 결론이 난 듯하다. 중력이 강할수록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경향이 있으니 말이다. 그 예로 양손에 손목시계를 차고 한손을 가만히 둔 채로 다른 한손을 아주 빠르게 돌리면 아주 미세한 시간 차이가 있을 거란 흥미로운 실험을 .. 더보기
작은 것이 아름답다- 방사능, 밥상에 오르다 우선 '먹어서 응원하자'는 후쿠시마 주민들을 응원하고 돕기 위해 그 지역 농수산물을 팔아주고 먹어주자는 겁니다. 일본 사람들도 후쿠시마 주변 8개현 관동지역 농수산물을 잘 안 사먹거든요. 연예인까지 동원해서 홍보하고 있어요. 두 번째인 '태워서 응원하자'는 더욱 충격입니다. 제염산업을 하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방사성 폐기물이 생기는데 그 가운데 태울 수 있는 쓰레기는 모두 태우자는 겁니다. 지난해 일본에 갔을 때 후쿠시마 현에서만 소각장 24개를 가동하거나 건설하고 있었는데, 이들 소각장에서 제염사업 쓰레기들을 태우고 있었어요. 문제는 그걸 후쿠시마 현에서만 태우는 게 아니라 전국 지자체로 보낸다는 겁니다. 사실 이번 잡지는 2016년 봄에 나온 것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예산부족으로 인해 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