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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물론 찬성하는 의견이 더 많다. 이 책도 다른 환경에 관한 책들이 그렇듯 재생에너지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태양의 아이들>의 저자 앨프리드 W. 크로스비와는 달리 원자력 발전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태양의 아이들>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던 본인도 <지구의 미래> 저자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비록 50억년에 한 번 일이 터진다 해도 사람이 죽지 않은가. 그것도 자연스럽게 죽지 않고 인간이 만든 에너지시설 때문에 죽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결국 살인이고, 살인방관자가 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사람에 대해서, 그리고 최소한의 매너를 가지고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상식이다. 지네들이 나자렛의 예수마냥 원자력 관련 사고로 죽은 사람을 부활시킨다면 모를까, 과학자들이 더이상 스스로 자신의 얼굴에 먹칠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밀로 난방을 한다?'라는 코너에서도 그는 그의 상식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감상적인 태도는 도움이 되지 않으며, 좀 더 먼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는 그의 명쾌한 해답은 그의 책을 읽는 독자에게 시원한 감동을 준다. 특히 대중교통에 대한 규칙에서 '늦은 시간대에 유동적 버스하차'라는 제시는 본인이 적극 찬성하겠다. 한밤중에 퇴근하고 새벽에 출근하는 우리나라에서 꼭 필요한 법이다. 대통령께서 한 번 청와대에서 나와서 대중교통 출근제로 지내보신다면, 아마 반나절도 안 지나서 대중교통에 혁명이 도입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바이다. 그 날이 언제쯤 올까? 이외에도 그는 재생에너지, 윤리교육, 경제와 생태학의 관계, 심지어 영성과 생태학의 관계에 대해서도 자신 넘치는 필체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믿음가는 정보에 의하면 2010년 7월 남극에서 드디어 기온이 30도에 도달했다고 한다. 유럽은 친환경기업을 위해 대규모예산을 쏟아붓는 중이고, 저자는 독일을 친환경 연료개발도상국으로 비난하고 있다. 저자가 중국과 우리나라에 대해 은근한 기대를 담아 말씀하시는 걸 보면 너무 부끄러워서 낯을 들지 못하겠다. 이 글을 쓴 때는 2006년이다. 이제 2010년, 우리나라는 지금 복지예산을 줄이고 4대강을 흙탕물과 구정물 천지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88만원세대>의 저자 우석훈 씨는 우리나라에 아직 희망이 있다고 주장한다. 자세히 언급하지 않으셔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알 수 없지만, 어쨌던 우리나라가 독일의 역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만큼 독일 사람의 환경에 관한 글은 우리나라에도 꽤 도움이 된다.
단 하나의 단점이 있다. 책에 적혀있는 모든 일을 시행하려면 모든 인간이 똑똑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저자는 똑똑하다. (여자로서는 철없고 우둔하기 그지없는) 남자분임에도 불구하고 가사일을 50 대 50으로 분담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계신다. 배운 여자가 일을 하지 않는다면 자원낭비라는 것이다. 그 대목을 보는 순간 난 이 분이 희대의 천재임을 깨달았다. 왜 남자들은 일에 있어서 레이디퍼스트를 주장하지 않을까? 정보화시대에 여자가 더 잘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D.I.Y가 유행했던 때를 본인은 직접 목격했다. 아마 우리 다음 시대에는 가구를 만들듯이 '직접 에너지 만들기'가 유행할지도 모른다. 자연엔 생존법칙이 있다. 인간이란 종이 뒤쳐지면 말 그대로 '다음 후손을 남길 수 없다'. 생태학으로 가는 길은 곧 현명해지는 길이다. 환경에 대한 책을 윤리나 교양서보듯이 하자. 일단 본인은 이 책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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