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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Society

역사저널 그날 2

그날: 부하 직원에게는 자존감 없는 상사가 정말 최악인데, 그게 왕이면 더 말할 게 없겠죠. 결국 이럴 때 제일 무서운 건 사실 시범 케이스거든요. 이세좌도 약간 그런 경우인 것 같아요.
신명호: 말씀하신 대로 이세좌가 시범 케이스가 된 이유는 그가 예조판서였기 때문입니다. 예조판서라 하면 솔선수범해서 예를 지켜야 할 사람인데, 이 사람이 자기한테 술을 쏟았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의도적으로 그랬느냐? 예 전문가가 왜 그랬느냐? 이유를 막론하고 네가 술을 쏟았으니 일벌백계 하겠다' 이러면서 전라도로 귀양을 보내죠.

 

 

 

 

 

세조는 술자리를 통해 공신을 장악하고 정치력을 과시한다. 인생은 모다? 술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술자리가 결정짓는 것이다.

 

지금은 옛말이다라고 반격하는 사람이 있을테지만 요새는 술자리가 적은 대신 혼술을 마시고 SNS에다 아무말이나 지껄여서 폐를 끼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결국 적당히 마시는 게 중요하다. 나? 내 경우를 잠깐 이야기하자면, 요새 이해 안 되는 것들이 이렇다. 1. 하루종일 자기 신세 한탄하는 것. 2. 술 못마시는 사람에게 계속 술마시라 그러고 주정하면 하지 말라 무엇. 3. 날카로운 말들. 이거 하나라도 안 되는 애들 정리하다보면 친구 다 떨어지더라 ㅇㅇ 혼술가즈아.

사회에서 술을 잘 마셔야 한다는 건 취해서 실수하고 다니는 게 아니라 마셔도 취하지 않거나 적당히 흘려서 버리는 요령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걸 아는데 난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마셔도 취하지 않거나 술자리에서 술 안 마시는 사람이 난 이제 가장 무섭다. 그들은 술을 마신 사람들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자세히 관찰한다. 옛날엔 음료수에 뭔가 섞어서 남자들까지도 고기잡이 배에 팔아넘기는 사람들 꽤 있었다. 아무튼 난 이제 나이도 들었겠다 절대 사람들 앞에서 술 마시지 않기로 했다. 차라리 혼술을 하는 게 낫지. 근데 정말 자존감 없는 상사 쉬발인거 공감한다. 알바 포함 사회경력 3개월 정도 쉬고 거의 10년동안 쉬지 않고 일했는데, 일이 빡센 건 아무것도 아니다. 상사가 열등감 있으면 그 직장은 무조건 최악이다. 시달리다 자살하지 않고 목숨 구하려면 걍 때려치는 게 제일 낫다.

인간은 누구나 가소로우며 또한 아무도 권력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권력은 또한 바닷물과 같아 아무리 마셔도 갈증만 일으키게 되며 사람의 몸과 정신을 해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 쾌락과 안락함과 안정에 대한 추구는 우정과 핏줄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며, 그래서 우리 인간은 매순간 자신을 가로막는 모든 걱정과 나태함을 버리고 드러누워 잠을 자고 싶은 나 자신과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기 자신을 항상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기 자신이 세상에 배신을 때렸는데, 세상이 나에 대해 의리를 지켜줄 책임은 그 어디에도 없다.

신숙주도 학자로서 큰 공을 세우긴 했지만 이렇게 시조를 성삼문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면 성삼문에게 뒤쳐지는 느낌이다. 그의 죽음이 매우 아쉽다. 분명 조선시대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성삼문의 비참한 죽음은 큰 손해가 되었을 것이다. 꽤 권세 있었던 그의 추락은 사람이 솔직하고 정의로워도 우리나라에선 언제든지 권력에 의해서 압제당할 수 있다는 하나의 예시가 되어버렸다. 나는 지금의 자유한국당이 저렇게 망언을 해대면서도 오만할 수 있는 계기가 이와 멀지 않다 생각한다.

옛날에는 책이나 건물도 그 왕이 살던 때에 뚝딱 만드는 건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는 않고 후손들이 완성시키더라. 마치 훈민정음이 세종이 아니라 실질적으론 문종 때 마무리가 되어서 나왔던 것처럼. 그리고 이런 게 시험에 나와서 사람을 혼동시키게 하겠지 ㅠㅠ 경국대전같은 걸 만든 면은 그래도 대단하다 생각하지만 집현전 사람들을 너무 많이 죽인 건 좀 그렇다. 그들의 뇌 하나하나가 보물인데..

 

 

 

 

집현전 학자들은 숙청되었어도 워낙 세종 때가 르네상스 시절이고 세조는 또 심하게 감정적인 사람이라 백성들이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이 때 시조가 많이 나온다. 

 

성삼문을 따라갈 자가 없지만 단종도 나잇대 치고는 시조가 꽤 괜찮다. 이 가사는 단종의 시와 그가 느꼈을 심정을 가다듬은 노래이다. 원래 단종은 4개월 정도만 유배되어 살았는데 이 노래에선 시적 허용으로 3년이라고 썼나 보다. 근데 이 책 왜 이리 군대 이야기를 많이 하나 모르겠다. 아무래도 1권에서 류근 시인이 하도 군대 비유 갔다대다 보니 신병주까지도 군대 이야기를 무의식적으로 하나 보다. 이거 촬영한 이후로 류근이 두번째 시집을 내며 여성비하적인 시들을 쓰다가 매장되고 현재는 처음부터 했던 사업만 계속 하고있는 걸로 알고 있다. 내가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종합해보건대, 군대 이야기 계속 해대는 남자들은 끝이 별로 좋지 않더라. 아무래도 직업군인이 아닌 이상에야 전반적으로 남자들에게 좋지 않은 기억일텐데 왜들 그러시는지.

우리나라 장례문화는 개선되어야 할 요지가 많다고 본다. 요샌 어차피 1인가족이 대세라 시신을 찾아서 화장시키는 게 인간의 주된 일이 될 것 같기도. 문종은 세자이면서도 정치를 했다하니 황희를 늙어죽을 때까지 굴렸던 그 세종대왕님 밑이라면 진짜 빡셌을 듯. 활도 쏘고 책도 통으로 외우고 못한 게 없더라. 애들 좀 그만 부려먹어요...

순빈 봉씨의 동성애 사건이란 문종의 두번째 세자빈이 시녀를 강제로 덮친 일을 말한다. 처음 봤을 땐 웃어넘겼는데 찬찬히 생각해보니 이건 동성애를 떠나서 강간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하긴 동성애자로 살기 시작한 순간이 동성의 추행, 강간이었다는 저서들도 워낙 많으니 말이다. 몇몇 사람들은 그렇게 동성애자가 된 자신의 계기를 추행이나 강간이라 간단히 말하지 말아달라 주장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데 권력으로 위협하는 건 어디까지나 나쁜 짓이다. 최근 BL소설에까지도 이런 논란이 퍼지고 있는데, 현실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동성간이라도 강간은 강간이 아닐까?

좇ㅅ...아니 A채널의 어느 역사프로그램에서 세조 시대 때 공신들에게 살인면허가 있다길래 엄빠랑 같이 에이 아무리 세조가 이상한 인간이어도 그렇지 뻥을 거하게 치시네 그랬는데 살인면허 맞다네 ㄷㄷㄷ 사람을 죽여도 사형은 물론 아무 처벌도 없다니 그건 인륜을 벗어난 짓이 아닌가? 아무튼 좇ㅅ...아니 A채널 우습게 봤는데 그건 사과해야 할 듯. 그래도 너무 살인사건 위주로 다루는 게 아닌가 싶긴 하다.

 

 

 

 

인수대비에 대한 내 감상. 

 

뭐든지 너무 과하게 열심히 하는 사람은 남들에게 모범은 될 수 있을지언정 본인의 인생은 파탄된다고 봄. 하지 않아도 될 건 하지 않고, 뭐든지 적당히 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음. 이건 중학교 때부터 내 인생 격언. 오래 살면서 편안히 가고 싶다면 조금만 힘들고 복잡해지면 바로 발을 빼는 게 낫다.

 

신병주: 조선 왕릉 중에 도성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왕릉이 뭔지 혹시 아세요?
그날: 글쎄요. 강원도 영월에 있는 단종릉 아닐까요?
신병주: 맞습니다. 단종은 유배지에서 비정상적인 죽음을 맞으셨기 때문에 장릉이 가장 멀리 떨어져 있죠.
그날: 왕릉조차 유배 같네요.
신병주: 단종이 돌아가셨을 때는 시신조차 제대로 수습이 안 됐어요. 누구도 함부로 나서기 어려웠죠. 당시 영월 호장 엄흥도라는 사람이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고 세운 무덤이 바로 장릉입니다.

 

 

 

 

오호. 꼭 한 번 가고 싶네. 

 


 

나이가 드니 자꾸만 왕릉을 찾아가고 싶어진다. 실제로 가서 좋지 않은 기분이 들었던 적도 없고.
지금은 가서 아무도 없을 때 근처에 앉아 캔맥주 한 잔 하고 싶다.

 

 


 

 

 오랜만에 수원 왔다.

 

 
온 김에 찜질방에도 들러서 힐링 확실히 하는 중이다. 확실히 경기도에서 특히 수원은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수원역이 그렇게 큰 것도 신기하고, 역 앞 상가 건물이 다리로 서로 연결된 것도 신기하고, 무엇보다 사우나나 찜질방이 정말 많다; 나는 편의 때문에 홍익을 많이 이용하지만, 어디에 약수가 펑펑 쏟아져 나오는 데가 있나 싶을 정도로 온 사방에 찜질방이 퍼져 있다. 거의 마을에 2개 이상?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많이 수긍이 되는 면이 있다. 서울이나 경기도 내부에서 이동할 때는 이상하게 수원을 거쳐서 가야 편안하더라. 아, 물론 내가 찜질방에 집착해서 그렇지 모텔도 많다. 게다가 의외로 시설도 훌륭하다.

 

아무튼 나가는 원래 옷이 저러니 온천을 가도 건전하구나. 같이 간 리나는... 음.... 치하야보단 크니까 그냥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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