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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Math

식물의 인문학

곧이어 후끈한 온기와 썩은 달걀 냄새가 덮쳤고, 이내 정신을 잃었습니다. (...) 기후학자들은 왜 1980년대 들어 갑자기 가스 분출이 집중되는지 궁금했습니다. 지진대의 요동은 그 이전에도 수없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가스 분출이 연중 가장 더운 8월에 집중된 점을 감안하여,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온 상승 때문인지 의심합니다. (...) 그런데 화학공학 전공자인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그레고리 라이스킨 교수가 해저 메탄가스의 대폭발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 그런데 2004년 인도네시아에서 무려 50만 명 이상의 인명을 앗아가는 쓰나미가 발생하자, 라이스킨 교수의 경고가 새삼 부각되었습니다. (...) 영구동토층에 갇힌 메탄은 결빙되는데 이것을 메탄하이드레이트라고 합니다. 한국의 동해 해저 동토층에서 발견된, 이른바 '불타는 얼음'이 이것입니다. (...) 한반도의 해안도 잠기게 됩니다.

 

 

 

이전에 애니메이션이나 일러스트에서 별을 그리는 일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자세히 생각해보니 꽃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한창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며 캐릭터 그리기에 몰두했을 때만 해도 캐릭터 뒤에 꽃이 만발한 모습이 일반적이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카드캡터 사쿠라의 사쿠라 일러스트가 있다. 물론 이름이 벚꽃이니 그럴만 하지만 변신소녀 복장마다 다른 종류의 꽃을 그림으로서 사쿠라의 소박하고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을 마음껏 돋보이게 했다. 하지만 요샌 점점 캐릭터의 등교길마저 삭막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물이 부족해서 시원한 걸 찾고 싶어 그런지 샤워라거나 온천이라거나 해수욕은 많이 나오지만.. 지구온난화 현상도 모자라서 그림까지 이렇게 삭막해지고 있다니 슬픈 일이다. 게다가 일본의 재해로 인해 만화가가 피해를 입는 일도 자주 등장하니 온화할 그림을 그릴 관심도 기력도 없는 게 아닐까. 이런 현상들을 '옛날엔 좋았는데 요즘은 왜 이럴까'라는 문장 하나로만 끝낸다면 분명 그 사람은 세상에 관심이 없는 문제를 떠나서 문화와 예술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된다. 심지어 현실과 거리가 먼 SF나 판타지같은 책이 유행하더라도 그것 또한 현실의 각박함 등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매우 불편한 책이긴 하지만, 확실히 환경 파괴에 관한 논란과 그 해결 방법의 모든 중심이 정치에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비록 이명박 정부가 4대강을 다 썩히고 박정희의 대기업 위주 정책이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와 해외에까지 어마어마한 환경재해를 초래했다는 점을 말하지 않았으며, 감히 대기업을 식물과 연관시켜 찬양하려 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하긴 그런 거라도 없었으면 정치 혐오가 만발한 이 판국에 누가 이 책을 봤을까 싶다.

 예를 들어 위의 글은 부산의 가스 냄새에 대한 내 추측을 훌륭하게 요약했다. 실제 니오스 호수 사건으로 인해 이 '대멸종 가설'은 생겨났지만 학계와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해 묻혔다. 그러니 우리나라 정부가 아무리 원인을 밝히려 해도 '밝혀지지 않을 수밖에 없는 것.' 아무리 보수적인 사람이라도 시골로 내려가서 식물을 벗하고 살다보면 저절로 진보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걸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메탄은 매립폐기물과 농축산업에서도 나온다. 하지만 지구의 바다에 묻혀있는 양을 생각해보라. 이것들은 온난화의 핵폭탄이라 불린다. 방해가 되는 것들을 치워버리고 사막지대를 녹화시키고 그에 관련된 효율적인 정책을 쓰지 않으면 2025년에 전자산업에서 그렇게 주장하는 특이점으로 인해 완전인공지능이 나오기도 전에 지구가 쑥대밭이 될 것이다. 내가 컴퓨터를 해야 되니 원전을 돌려야된다? 그따위가 현실이 아니라 사흘 간 부산에 가스 냄새가 난 게 현실이다. 딱히 부산의 문제만이 아니라 '부산 때문에' 우리나라에 지진과 방사능 분출과 쓰나미가 세트로 일어날 수 있다. 즉시 고층건물 건설에 제재를 가하고, 우리 서민층이 어떻게 할 수도 없는 미세먼지 경고 집어치고 곧바로 대기업의 에너지 남발을 갈아엎어야 하며, 세계 평화에 아무 도움 안 되는 사드 때려치고 대기오염의 근본적 원인인 중국과 대화를 시도해 사막에 효율적으로 녹화정책을 취해야 하며, 4대강에 있는 쓰레기들 다 때려부셔서 민물고기와 강의 생명들을 살려야 한다. 이 모든 과정엔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야 하니 심지어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자 문제도 해결된다. 모든 답은 식물을 효율적으로 살리는 데 있다. 우리가 다음 해에 진실로 뽑아야 하는 대통령 후보는 최정상에 오를 때 그런 정책들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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