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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Math

반물질

포스터 역시 대화보다는 글을 쓰는데 익숙했고 디랙은 포스터 작품의 애독자였다. 전해오는 얘기로는 저녁 만찬은 이렇게 진행됐다.
수프를 먹는 동안에는 아무 말도 없었지만, 주요리가 나올 때 디랙이 몸을 기울이며 포스터의 소설 인도로 가는 길에 대해 "동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라고 물었다. 이 한 마디가 디랙이 이날 저녁에 한 유일한 대화였다. 포스터는 디랙의 질문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지만 침묵한 채 앉아 천천히 요리를 음미하기만 했다. 디저트가 나왔을 때 마침내 포스터가 대답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난 이 글을 쓴 사람에게 이렇게 반박해주고 싶다.
최소 슈타인즈 게이트 정도는 나와줘야 반물질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나!
댄 브라운의 천사와 악마 따위보다 훨씬 더 재밌거늘!<-퍽퍽

 

 

 

 개인적으로 SF 소설을 싫어한다는 자신의 개인적 의견을 정말 강력하게 표력하는 SERN의 과학자가 쓴 짧은 책이다. 그러나 워낙 말을 잘 하셔서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설명해줘도 도무지 깜깜했던 양자역학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난 이 책의 편함과 쉬움을 보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뿐, 이 책에서 나오는 의견에 찬성하진 않는다. 과학자분이 반물질 폭탄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얼마나 짜증이 나고 피로했는지는 충분히 이해하겠다. 전쟁 시나 일상에 쓰일 만큼 반물질이 충분히 모이지 않는 현실도 잘 알겠다. 하지만 SF 소설에서 다루는 내용이 현재에선 설득력이 없어도, 미래에 이뤄지는 경우가 꽤 있다. 그것도 뒷걸음치다가 쥐 잡는 경우보다 꽤 많다. 미래의 일을 볼 때 그 일이 SF 소설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이 잘못일 수도 있지만, 그 일이 SF 소설같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확실히 잘못된 것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난 계속 사람이 발전을 거듭하려고 노력하면(난 신 같은 초월적 존재가 있다고 믿지만 발전은 인간이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인공지능에 감정을 입히는 것도 가능하고, 반물질 폭탄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믿는다. 인간의 욕구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추진력에서 장점이 있지만, 말 그대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데서 또한 단점이 발생할 수 있다. 괴테의 파우스트는 명백히 그 허무한 종말을 보여주고 있다. 난 성선설을 믿지도 않고 성악설을 믿지도 않는다. 단지 세상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슬픈 일들이 단지 종교와 윤리학의 추락이 보여주는 비극의 일면이라 생각한다. 서울대학교의 유명한 윤리학자가 공개적으로 일제강점기를 긍정하는 이 세상에서, 반물질이 세상을 구할 것이라 믿는가? SF 소설을 믿는 것보다 더 순진무구하군. 

 

 

 P.S 위의 인상 깊은 구절이 꽤 중요한 이유는, 동굴에서 신비스러운 목소리를 듣고 여자가 정신착란? 분열? 을 일으킴으로써 그 모든 사건이 시작되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수학자나 과학자가 궁금해한들 여전히 세상엔 그들이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마치 디랙이 음의 에너지를 피할 수 없었던 것처럼.

 

* 반물질에 대한 자료 정리는 여기.->http://vasura135.blog.me/22066436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