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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Math

환경운동과 더불어 33년

 


환경운동과 더불어 33년 (양장본) - 서울대학교 관악초청강연 006

저자
최열, 최열.서울대학교기초교육원,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지음
출판사
생각의나무 | 2009-12-24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환경운동가인 최열이 급변하는 지구 환경 속...
가격비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현재와 같이 막 쓰고 막 버리는 문화를 버티기에 굉장히 취약한 행성이지만, 절제하며 사는 문화 속에서는 그런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 49

 


 

 

최근엔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용만 당한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되는데,

아무튼 처음엔 정권 한복판에 들어가 어떻게든 자연을 지켜보려다 끝에는 감옥에 수감된 분이시다.

그러면서도 정치계엔 끝까지 진출하지 않으려 하셨기 때문에 민간엔 박원순보다 덜 알려졌을 것이다.


 일단 이 책은 서울대학교의 강연을 정리한 글이기 때문에 간편하고 이해하기 쉽다. 게다가 대표의 발언과 패널들의 질의문답, 그리고 청중들의 질문이 엄격하게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주제를 나누어서 보기가 간편하다. 5.18 투쟁 당시의 사건들과 지금은 사람들에게 잊혀진 단어(울산병이라던가)들이 풍부하게 나와있어서 언뜻 보기엔 어려워보이지만 문단 중간중간의 설명과 마지막 장의 상세한 주석들을 참고한다면 보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일단 유신과 관련된 사건들은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아 이것저것 꼬여있는 편이고, 환경과 관련된 세계의 조약들은 역사와 관련된 면이 있기 때문에, 읽고 난 다음에 관련정보가 들어있는 저서들을 참고하라고 필히 권해주고 싶다.

 최열 님이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할 때 난 거기에서 해학적인 면모를 발견하여 깜짝 놀랐다. 사실 녹색당에서 활동해 본 나는 일명 '운동권'에서 환경론자들을 어떻게 보는지 잘 알고 있다. 대부분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인간이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데 어떻게 자연을 신경쓰느냐' 따위의 눈총을 주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난 이전에 통합진보당을 세우려는 사람과 채식주의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옛날에는 배고플 때 쥐도 잡아먹었는데 채소만 먹겠다니 프톨레타리아로서 부끄럽고 사치스럽지 않느냐'라는 꾸중까지 들었다. 사실 우리나라 녹색당의 치명적인 단점들은 '적색당'과 마땅한 커넥션이 없다는 것에서 생기는 듯하다. 그러나 최열은 모임에 참가한 대다수의 운동권 사람들과 통하는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반면 '정치에 뭐하려 참견하려 하느냐, 딴데에 마음이 있는 것 아니냐'라는 패널들의 가열찬 비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견을 굽히지 않았다.

 패널들도 상당히 빛이 났다. 아마 이 책에서 최열님 다음으로 가장 많이 활약하신 분은 임옥상 님일 것이다. 간혹 산문도 쓰시고 작업노트나 작품집도 출판하신 적 있지만 아마 대부분은 중고서적으로 가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책도 중고임;) 현재는 창작보다는 환경운동으로 상당히 바쁘신 분이기 때문에;;; 강연에 참석한 청중들이 알까 모르겠지만 그런 분의 사소한 말 하나 듣는 것도 하나의 축복이다.


김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