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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Math

슈타인즈 게이트 원한연쇄의 우로보로스



슈타인즈 게이트: 원환연쇄의 우로보로스. 1

저자
미와 쵸시로 지음
출판사
대원씨아이 | 2012-03-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STEINS;GATE ―슈타인즈 게이트― 1 원환연쇄의 우로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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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유리 너머로 보는 것처럼, 내가 내 마음을 잘 모르겠어.



 

 

소설 속에서 스즈하(알바 전사)가 처음으로 아버지를 만나러 간다고 랩멤들에게 고백하고

역 앞 어딘가에서 나올 예정인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당일날 주인공에게 보낸 메일의 일부분.

결국 그녀는 그 날 아버지를 만나지 못해서 주인공이 사력을 다해 찾은 다음 그녀를 끌고 온다.

생각해보면 이 때부터 주인공이 남의 사연에 대해 좀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 듯.

뭐 스즈하가 워낙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기도 했고, 게다가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사람들은 실패로 인해 교훈을 얻는다. 그러나 반면에 사람들은 지나간 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시간을 되돌려서 바보같이 망쳐버린 그 일을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은 어떤 사람에겐 매우 간절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금단의 영역일 수도 있다. 전자는 주인공에게 미묘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성별 때문에 기회도 없는 루카라던가 기타 등등 사연 많은 사람들. 후자는 크리스 정도를 들 수 있을까나. 하지만 크리스의 결정적인 문제는 아버지와 왜 갈등이 생겼는지 잘 모른다는 점. 주인공이 금방 깨닫게 된 그녀의 문제를 그녀가 인식했더라면, 그녀는 어떻게든 과거를 되돌려 '평범하게' 살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현재의 천재소녀에게 관심이 많은 주인공 오카베 린타로는 본능적으로 그녀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않았다.


 만약 크리스가 시간을 돌려서 아버지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제대로 성공했더라도, 자신의 끼를 살리지 못하는 억압적인 환경에 만족할 수 있었을까?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까? 


 슈타인즈 게이트는 자신을 매드 사이언티스트라 자칭하며 연구실을 만들고 행동력을 증폭시켜나가는 오카베 린타로가 만능해커 다루와 천재소녀 크리스를 만나 우연과 우연을 겹쳐 타임루프머신을 개발해버리는 내용이다. 그러나 자영업자가 대기업에게 당하듯 그도 하루 아침에 세른이라는, 독재를 꿈꾸는 기관에게 연구원들을 빼앗긴다. 한마디로 그들은 총살당했다. (사실 구글이 만들려는 '섬나라'가 그런 형태가 되 버릴까봐 무섭다.)


 


 

 

그야말로 슈타인즈 게이트 게임을 해본 사람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명대사다.


 


 자신에게 리딩 슈타이너라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지 않고 타임루프머신을 개발하지 않았더라면 소꿉친구 마유리랑 결혼해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퇴직 후 얌전히 치킨 집이나 차리고 있었을 오카베 린타로는 여기서 분노와 증오가 폭발한다. 아무래도 처음이어서 그렇겠지만... 전에 슈타인즈 게이트 애니판에서도 말했듯이 마유리가 죽는 장면을 몇 번이나 보면서 마유리에 대한 그의 마음은 무뎌진다. 아무래도 그것이 미래를 바꾸는 대가일 것이다. 난 슈타인즈 게이트의 비공식적인 주제가 그것이라 생각해왔다. 더군다나 소설판에서는 루카코가 여자로 변하지 못하는 등, 미래가 원하는 대로 바뀌지 않는다. (적어도 1권에서는 그렇다.) 미래에 대한 설명이 상세히 나오진 않지만 아마도 세른은 2034년에 타임머신을 개발한 이후론 과거를 엿바꿔먹듯 손쉽게 바꿀 수 있는 거 같던데,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 이것이 자영업자의 시련인가.


 그러나 소설판에서는 조금 달랐다. 과학적인 이론이 체계성을 띄면서 그것을 설명하는 크리스의 대사가 증가했고 역할이 부각되었다. 그리고 오카베 린타로의 개인적인 갈등이 훨씬 부각된다. 어떤 시인이 팟캐스트에서 그러더라. 남을 챙기는 척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신변에 위험이 닥치면 가족과 애인도 다 바꿀 것 같은 자신이 비겁하고 혐오스럽다고. 딱 오카베 린타로가 그런 면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또 한편으로 자기애가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자신의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하면 슬퍼(?)하지만 페이리스처럼 쉽게 받아들여서 증폭시키려 하면 부담스러워한다. 이래저래 중2중2한 인간들이란 까다롭다. 츤데레 마키세 크리스도 오카베의 독백에 의하면 '땅바닥에 추락해 실을 끌고 무리해서 기어다니는 연'과 같은데, 같은 호기심에 의해 서로 끌린 이들이 어떻게 서로의 아픔을 보다듬어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아무래도 이 소설 출판한 사람들 가운데 크리스 빠가 숨겨져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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