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oem&Essay

포옹 포옹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 현대시 지은이 정호승 (창비, 2007년) 상세보기 아무래도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에 비해 글의 한과 비애가 좀 풀려나간 느낌이다. 슬픈 일을 겪기 전에 쓴 시인지, 아니면 슬픔이 한 풀 꺾여나가고 해탈해갈 즈음에 쓴 시인지.. 난 아무리봐도 후자인 것 같으면서도... 앞에 소개될 시에서 그 묵묵하고 진한 향을 맡을 수 있었다. 이 시를 읽으신 분도 그 느낌을 전달받았는지, 이 시가 쓰여있는 종이 끄트머리를 깨끗하게 접어놓고 있었다. 내 사랑에 묻어있는 죄의 흙을 제대로 씻기 위해서는 죄의 몸끼리 서로 아프게 부딪치게 해야 한다. - 감자를 씻으며 中 인간과 부딪치길 꺼리며 상처받기를 싫어하던 나에겐 크나큰 가르침과 교훈이 아닐 수가 없었다. 나도 다른 사람들이 입.. 더보기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외로우니까사람이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 현대시 지은이 정호승 (열림원, 2011년) 상세보기 어렸을 때 정호승의 ’수선화에게’라는 시를 보고 한 눈에 반한 적이 있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길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속을 걸어라 지금은 네이버, 다음, 모든 사이트를 검색해봐도 전문을 볼 수 있는 시이다. 불법이긴 해도 어찌보면 ’수선화에게’라는 시를 보면서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리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한’과 ’눈물’이라는 테마를 소재로 삼아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오늘 그의 시집을 본 나조차 그의 시에서 배어나오는 매력에 흠뻑 빠져 버렸다. 역시나 시집에 그가 살아간 삶의 모습이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있는 느낌.. 더보기
지옥에서 보낸 한 철 지옥에서보낸한철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시 > 프랑스시 지은이 아르튀르 랭보 (민족문화사, 2000년) 상세보기 전부터 매우 보고싶던 시집이었는데 이제서야 들춰보게 되었다. 앞에서 보았던 릴케의 시도 훌륭했지만, 난 개인적으로 랭보의 시가 훨씬 취향에 맞았다. 방종스러우면서도 매우 자신에게 솔직한 시라고 해야 할까 ㅋㅋ 특히 본인은 ’고아들의 새해선물’, ’착란 1- , 지옥의 남편 ’, ’새벽’이 가장 재미있는 시라고 생각했다. 특히 ’새벽’이라는 산문시도 매우 탁월하다고 생각했다. 랭보같은 방랑에 미친 시인 말고 그 누가 새벽의 여신을 베일에 가두려고 정신없이 뒤쫓는단 말인가? 나는 거지처럼 대리석 부둣가를 달려가며 그녀의 뒤를 쫓았다. - 中. 부둣가를 정신없이 달려가는 그의 가벼운 구두소리.. 더보기
뒤에 서는 기쁨 뒤에서는기쁨우리인생의작디작은희망발견기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권영상 (좋은생각, 2010년) 상세보기 권영상이라는 분이 아무래도 동화계열에서는 유명한 분이신가보다. 본인 말로는 배운 게 없다며 겸손하게 이야기하시지만 가정폭력에 관련된 교과서를 쓰는 데 동참하셨고, 선생님도 겸해서 일하시는 듯하며, 무엇보다 이 분이 쓴 동시와 동화가 엄청나게 많다. 이로 인해 호기심이 일어 리뷰단에 참여했더랜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김정현 씨의 아버지 시리즈를 보는 듯하는 느낌이었다고 하면 말이 너무 심하지만, 왜 동시에다 자꾸 아버지이야기를 집어넣는 것인지...-_- 설마해서 권영상 씨의 다른 시들도 찾아봤는데, 드문드문 아버지 이야기가 등장했다. 아버지의 이야기는 어디.. 더보기
유년의 시놉시스 유년의시놉시스프롤로그성의단절과에필로그미래의회복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 현대시 지은이 김정환 (삼인, 2010년) 상세보기 당신은 질식이 싫다고 말한다. 검은 눈동자 하나가 깊은 수면과 황무지를 길다랗게 뽑아내고 금방이라도 눈이 영롱한 토끼가 뛰쳐나올 기세로 번쩍이며, 기일다랗게 끄집어냈다 갓 끄집어낸 순대처럼 뜨끈뜨끈 메마른 울음을. 우리도 옛날엔 물고기였어. 네 개의(둘 중 하나는 다섯 갠가?) 촉수를 늘어뜨리며 아스팔트 깔린 거리를 휘적거리고 지면에 파문을 남기는 아이의 밤머리칼 검은 불꽃을 나부끼게 하는 조류 수분알갱이로 꽉 찬 수면 속엔 저렇게 하얗고 붉은 꽃이 가득 피어 있는데. 견딜 수 없이 숨이 벅차오르는 벅차오르는 만큼 견딜 수 없는 사람의 괴로움은 외로움이다 저승사자가 엉덩이를.. 더보기
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 누가꽃들의입을틀어막는가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영미에세이 지은이 데이비드 뱃스톤 (알마, 2010년) 상세보기 제목에 어느정도 폐단이 있음을 먼저 밝혀두겠다. SM을 즐기는 사람들 중 매저키즘 중에서는 스스로 노예가 되기를 자청하는 사람들이 많다. 스스로 자신의 몸에 위해를 가하는 일도 좋아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진행되는 이야기, 그리고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이 분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노예를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야기에선 살짝 엇나가서 말인데, 매저키스트들의 대다수는 그래도 인간다운 존중은 받고 싶어한다. 진정한 사디스트의 기준은 정상 사람들의 기준을 조금 넘어서는 카리스마일 뿐, 힘과 폭력이 아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 그 중에서도 특히 남자들은 그 차이.. 더보기
도깨비본색 뿔난한국인 도깨비본색뿔난한국인김열규교수의도깨비읽기한국인읽기 카테고리 역사/문화 > 문화사 > 한국문화사 지은이 김열규 (사계절, 2010년) 상세보기 본인이 본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물건은 '개구리소년 왕눈이'나 '두치와 뿌꾸', '은비까비' 따위가 아니었다. 나름대로의 변신물과 동네 뒷산의 판타지와 10명 이상의 다양한 등장인물을 갖추고 있는 '꼬비꼬비'였다. 둘리까지는 아니지만 스페셜 버전까지 방송되는 등 나름대로의 인기를 누렸으며 책까지 출판되고 있는 판이다. 주인공 소년(가운데)과 일명 도깨비왕자라 할 수 있는 검은 도깨비가 합체한 게 인간도깨비 '꼬비'이다. 그러니까 장르는 퓨전판타지인 셈이다. 그들 혹은 그가 합체해서 벌이는 영웅담이란 바로 개천에 폐수 쏟아붓는 공장 사장님 괴롭히기. 한마.. 더보기
한 줄도 너무 길다 한줄도너무길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 현대시 지은이 류시화 (이레, 2000년) 상세보기 예전에 포켓몬스터 혹은 테니스의 왕자에서 나오는 짤막하게 나오는 재미있는 문장들이 있었다. 팬들이 적어준 하이쿠였다. 보는 내내 '도대체 저 문장들이 뭘까'하던 본인의 고민이 어이없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5-7-5글자의 짧은 운율을 자랑하며, 한 줄 안에 쭉 요약해놓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운율때문에 3줄로 정리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무심코 책을 들춰보다가 본인은 한 줄의 하이쿠와 '소세키'라는 이름에 내 눈을 의심하며 열광했다. 일본의 소위 '국민작가'도 하이쿠를 애용하는 정도면 그 인기를 짐작하겠는가. 뻐꾸기가 밖에서 부르지만 똥누느라 나갈 수가 없다 정치인을 정중히(?) 거절한 이 하이쿠는 보는 사람.. 더보기
오늘을 산다 오늘을산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일본에세이 지은이 오히라 미쓰요 (북하우스, 2009년) 상세보기 책이 예상보다 늦게 도착하는 것 같아 걱정을 금치 못했던 본인, 그러나 종이 표면 '드림'이라는 깜찍한 글씨체의 도장과 아트북스 기획마케팅부의 친절한 책 설명을 보고서 감동했다. 책을 받는 입장인데도 독자와 책을 세심하게 신경써 주시는 마음이 훈훈하고, 뜨겁다고 생각했다. 역시 책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했고, 그 책을 받은 날 밤 내내 기뻤다. 그리고 그 기쁜 마음은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끊기지 않았다. 네이버 카페에서 표지그림만 보고 '이 책의 서평을 쓰자' 생각했다. 여인의 뒷모습과 연꽃이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기도 하지만, 어쩐지 본인은 이 여인이 우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비록.. 더보기
나는 치명적이다 나는치명적이다경계를넘는여성들그리고그녀들의예술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예술일반 > 예술이야기 지은이 제미란 (아트북스, 2010년) 상세보기 책이 예상보다 늦게 도착하는 것 같아 걱정을 금치 못했던 본인, 그러나 종이 표면 '드림'이라는 깜찍한 글씨체의 도장과 아트북스 기획마케팅부의 친절한 책 설명을 보고서 감동했다. 책을 받는 입장인데도 독자와 책을 세심하게 신경써 주시는 마음이 훈훈하고, 뜨겁다고 생각했다. 역시 책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했고, 그 책을 받은 날 밤 내내 기뻤다. 그리고 그 기쁜 마음은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끊기지 않았다. 네이버 카페에서 표지그림만 보고 '이 책의 서평을 쓰자' 생각했다. 여인의 뒷모습과 연꽃이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기도 하지만, 어쩐지 본인은 이 여인이 우는 것처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