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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무연고 황금찬 선생님 중에서 ㅡ통화 내용 황금찬 선생님은 강원도 횡성에 계시다 서울 계실 때는 한 달이 멀다 하고 전화 주셨는데 반년이 지나도 전화가 없다 수소문 끝에 전화 걸었다 (...) '반갑습니다. 박희진 시인도 잘 있나요?' ㅡ그분은 떠난 지 2년이 됩니다 (...) '다들 가네요. 올해엔 누가 갈려나' 하고는 흐느끼는 소리가 뒤를 이었다 인투커피에서 회초리를 낭송하다가 자주 우셨다 아무래도 회초리는 어머니가 드시니 대충 시의 내용이 뭔지 다들 아실 것이다. 시집은 대체로 내용이 쉽다. 시인도 대놓고 쉽게 시를 쓰며 그 방법밖에 모른다고 하신다. 굉장히 솔직하게 자신의 삶에 대해 시에 탈탈 다 털어놓는 분이신듯. 테마를 나누지도 않으시는 것 같다. 이 시 다음엔 황금찬 선생님이 몇 세이신지에 대한 부가.. 더보기
노무현의 리더십 이야기 싱가포르 공무원은 부정도 없고 친절하다지만 우리의 공직 사회가 그들만 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도 생각해 보자. 참고로 싱가포르 공무원은 전문직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20~30년 일하는데 공무원이 프로페셔널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는 듯하다. 최근 사회복지공무원 된 지인 얘길 들어보면 진심 현 정부 들어서서 생리휴가도 없어지고 맨날 연금개혁하느니 뭐니 하면서 난리도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노 전 대통령의 저런 이야기 들을 때마다 참 인상깊다고. 한 페친의 외할아버지는 보사부 공무원이랑 경찰에 계셨었는데 보사부는 정권 바뀌면서 물갈이=숙청 된다셔서 자진 퇴사하셨고, 경찰은 파출소 계시다가 어느 날 순찰 돌고 와보니 동료들이 다 떼죽음 당해서 자신만 생존하셨다 한다.. 더보기
가려 뽑은 고려 노래 쌍화점 중에서 ​ 술 팔 집에 술을 사러 가니 그 집 아비가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말씀이 이 집 밖에 나고 들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만 술 바가지야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같이 허황된 것이 없다 이젠 다들 아시겠지만 사실 이런 노래 굉장히 좋아합니다(?) 노래 사이의 진한 술 냄새 ㅋㅋ ​ 청산별곡은 예전에 노바소닉의 노래를 듣다가 알게 되었다. 그 때는 리듬이 좋아서 자주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이 나온다 ㅋㅋ 시를 보자마자 머릿속에 자동재생이 되니 말이다. 하기사 CD 플레이어를 교복 속에 넣고 수업시간에까지 음악을 들었으니 머릿속에 박힐 수밖에. 그러고보니 그 때 이정현이 부른 단심가도.. 더보기
굿모닝팝스 vol. 348 오랜 시간 대저택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굳게 닫혀있다가 주인공 '메리'에게 우연히 발견된 비밀의 정원은 자연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야생적인 분위기로 등장한다. 이는 영화 해리포터 촬영지로도 유명한 영국 포레스트 오브 딘 지역의 숲속에서 촬영됐다. 또한 꽃과 개울이 흐르는 아름다운 초원은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손꼽히는 보드난트 가든에서, 비밀의 정원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사원은 헨리 8세부터 이어진 수도원에서 촬영돼 신비로움을 더한다. 비밀의 정원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다음으로 가장 반복해서 본 책일 것이다. 빨간머리 앤을 보고 다이애나에게 편지를 쓰겠다고 책 뒤에 영어를 쓰려다 낙서가 되어 어머니에게 얻어맞고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서 제제가 나무에 올라가는 장면을 흉내내려다 나무에서 떨어져 엉.. 더보기
35년 2 김알렉산드라 1885~1918 ​ ​사회주의 운동가. (...) 1917년에는 러시아사회민주노동당에 입당해 볼셰비키로서 극동 지역을 담당하는 외무인민위원을 역임했다. (...) 5월에는 이동휘, 김립 등과 한인사회당을 조직했는데, 김알렉산드라는 이동휘 등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볼셰비키였다. 나중에 간부들과 다같이 도망치다가 혼자 붙잡혔다는데 혹시 모두들 버리고 도망간 거 아닙니..(퍽) 전반적으로 이 분의 에피소드가 가장 눈부시게 다루어지는 듯하다. 정치계에 전면에 나서신 건 1년밖에 안 되어서 비중있게 다루어진 건 아니라 보지만, 박시백 씨가 특히 이 분을 그린 작화에 혼을 담은 것 같다. 그나저나 이제서야 겨우 35년 책을 빌릴 수 있었다. 코로나 너무 거지같다 ㅠㅠ 서울사람들 내가 사는 지방에 내려오.. 더보기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며느리의 스냅 사진들 중에서 에이드리언 리치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그녀는 자신을 물고 있는 부리가 된다. 그리고 용수철 뚜껑 같은 자연은, 시간과 도덕을 담고 아직 쿨렁쿨렁한 그 납작한 트렁크에 이 모든 것을 채운다. 곰팡이 핀 오렌지 빛 꽃 여성용 약품들, 납작 누른 여우 머리와 난초꽃 장식 밑으로 흉측하게 튀어나온 보디세아의 젖가슴. 잘생긴 여자 두 명이, 도도하고, 날카롭고, 미묘하게, 논쟁을 벌이고 있다. 도서관이 열려 있었을 때 아무 책이나 철학과 관련된 도서를 보려고 도서관에서 철학 코너를 뒤지고 있었는데 인상깊은 제목이 보였다. 마치 노랫말 같아서 내용도 안 보고 대뜸 집었는데 펼쳐보니 평소 읽고 싶었던 에이드리언 리치의 시 일부가 적혀 있어서 기뻤다. 이렇게 아무렇게나 .. 더보기
죽음과 죽어감에 답하다 저는 병원 원내 목사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죽음과 같은 소식을 처음으로 전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유족이 고인의 죽음을 수용하도록 가장 잘 도울 수 있을까요? 나쁜 소식을 전하는 순간에는 유족이 죽음을 수용하도록 도울 수가 없습니다. (...) 그리고 신에게 따지고, 만약 필요하다면 신이나 의료진에 대한 분노를 터뜨리게 내버려두십시오. 그들에게 브레이크를 걸지 마십시오. 분노에 찬 표현이나 욕설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지도 마십시오. 우문현답. 지금은 목사 얘기지만 이거 못하는 의사 참 많더라. 심지어 기물파손하면 고소한다는 내용이 쓰여져 있는 종이를 진료실에 붙인 자도 있었음. 그런 글을 본다고 죽음이 선포된 환자가 진정될까 싶더만 역시나 잘 안 되는구만. 이 얘기는 처음 해보지만 거기서 일해.. 더보기
35년 1 그런데 이토 히로부미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사쓰마번이 아닌 조슈번 출신이다. 일본 육군을 이끄는 인물로 제3대 총리를 지낸 야마가타 아리토모다. 이토는 네 번, 야마가타는 두 번 총리를 지냈고 이후 그들의 대리인 격인 가쓰라 다로와 사이온지 긴모치가 번갈아가며 내각을 구성했는데 이때를 교번정치 시대라 부른다. 가쓰라는 야마가타의, 사이온지는 이토의 후계자적인 인물. 하지만 제2차 사이온지 내각 때엔 이미 야마가타 측이 정국을 완전히 주도하고 있었다. ㅋ 여기서부터 시작한다는 게 인상적이라 쭉 적어봤다. 요새 한국사가 세계사를 인식하기 시작해 내용을 같이 적기 시작한다던데 정말인듯. 근데 원래 일본은 육군이 강함. 사무라이가 뭐임. 육지에서 싸우는 애들 말하는 거 아님? 여담이지만 바람의 검심에서도 주인.. 더보기
당신과 저녁 먹을 좋은 구실 자매가 있다는 것 중에서 악어처럼 울고 있으면 휴지를 가져다 옆에 두면서 일단 자라고 말해주는 것 제일 좋아하는 바닐라 라떼 커피 혹은 치킨 틈만 나면 같이 사 먹자고 조르는 것 모기가 있을 땐 모기 추적자와 살충제 살포자로 역할 분담을 나눠서 대개 2:1 이상의 쪽수로 모기를 잡을 수 있는 것 바보같이 가게에서 바가지 쓰고 오면 같이 가서 사장님 이게 말이 되냐 고 따져주기도 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제일 먼저 알아차리는 여자들이 있다는 것 이것도 페친이 읽어보고 사람들에게 널리 추천해달라고 요청받은 시집이다. 맘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면 돌도 던져 달라고 하던데, 딱히 지적할 만한 부분은 없는 것 같다. 여성을 차별하는 세상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등, 매우 올곧은 그녀의 마음이 잘 표현되었다... 더보기
슬픔에도 주량이 있다면 짜장면 중국집에서 물컵에 젓가락을 담그고 주방을 바라본다 후드득 튀어오르는 기름방울이 메리야스를 뚫는다 가슴에 화상을 입고 벌려진 상처에 연고를 바른다 너의 손이 아니리라 짜장을 볶는 손이 너의 손이었으면 좋겠다 당신 슬픔이 아직 버물려지기는 이른 오후, 암실에 숨은 꽃, 춘장의 역사처럼 내내 가슴에 얼룩을 남겼을 너의 손을 생각한다 달콤한 짜장 한 사발 후루루 말아먹고 이빨에 낀 미련까지 기꺼이 마서버린다 내 사랑 그렇게 달고 쓴 상처로 비벼졌으면 좋으리 문 밖은 비가 내리고, 양파 때문에 콧물이 들락거린다 남겨진 검은 면발이 배갈 같은 눈물에 퉁퉁 부운 속살을 들어낸다 크 짜장면에 빼갈이라니 뭘 아시는 분이네요. 이 시집을 출간한 시인 분은 내 페친이시다. 언젠가 버스정류장 종점까지 가게 되어 아이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