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ystery&Horror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4권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4

저자
이종호, 김종일, 장은호, 전건우, 우명희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9-07-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국내 유일의 공포 문학 작품집인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4]가...
가격비교

 

곧 박피작업으로 벗겨질 희고 보드르르한 껍질, 아래로 굽어 있는 어깨, 거기서 끊겨진 두 개의 무엇, 가슴에 돋아 있는 두 개의 유두, 배와 살, 또 그 아래에서 끊겨진 두 개의 무엇......(...) '당신들은 좋겠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서.'

 

 

 

그림으로 설명하면 이것의 가공된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차피 이 대사 다음에는 이처럼 피가 콸콸대는 시체를 자르는 장면도 나온다.

 

 이번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은 대체로 귀신보다는 썰고 잘리는 고어의 분위기를 충분히 살렸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문장이 나오는 '도축장에서 일하는 남자'라는 소설이 고어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현대인의 도시적이고 딱딱한 분위기(어쩌면 모더니즘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를 공포 분위기로 만들어 소설을 잘 구성해 나갔다. 이 소설집의 맨 처음에 나오는 '첫 출근'이 그런 경우인데, 사실 마지막에 너무 급전개로 진행된 감이 있지만 시골에서 막 상경한 젊은이의 하루를 구성하면서 일상이 곧 전쟁인 회사원의 비애를 잘 살렸다.

 특히 중간에서 맨 끝 부분 즈음에 나오는 '행복한 우리 집에 어서 오세요'는 전형적인 좀비물로 가면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 집안의 이야기로 구성해나가서 훈훈했다. 솔직히 전형적인 한국 귀신이 나오는 '불귀'는 너무 질질 끌어서 지겨운 감이 있었는데(사실 시어머니가 등장하는 이야기이니 그렇게 갈 수밖에 없었지만.) 한국의 실상을 많이 반영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김유라 씨가 쓴 소설 '배심원'은 꽤 재밌는 소재였지만(인터넷 활동을 주제로 했는데 공감이 너무 가서 등골이 섬찟할 정도였다.) 마지막엔 더 쓰다가 억지로 끊긴 듯했다. 차라리 장편소설을 쓰면 상당히 잘할 것 같은 느낌인데... 만약 도서관에 이 사람이 썼다는 소설이 있으면 더 읽어보려고 한다. '배수관은 알고 있다'도 '배심원'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외로운 심리를 잘 겨냥한 소설인데, 등골이 오싹하다기보다는 슬픈 느낌이 더 강했다. 좀비 이야기 말고도 이거 읽고 울었다(...) 전반적으로 괜찮은 소설들이 많아서 이번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오싹오싹하게(?) 보낸 것 같다.

 

김정원

'Mystery&Horro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직업  (0) 2015.06.22
허즈번드 시크릿  (0) 2015.06.15
버지니아 울프 단편소설전집  (0) 2014.09.09
바람의 잔해를 줍다  (0) 2014.09.09
개와 가위는 쓰기 나름 1  (0) 201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