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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osophy

펠릭스 가타리의 생태철학

아이, 동물, 광인이라는 욕망의 존재들은 말을 사용하지 못하지만 욕망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존엄하다. 또한 이러한 욕망하는 주체성을 통해서 새로운 차원의 관계망, 흐름, 상호작용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 가타리의 구상이다. - p. 41

 

 

 

 

 

펠릭스 가타리의 책은 현재 철학계에서 조금씩 인정을 받고 있는 중이며, 그의 저서를 번역한 책은 우리나라에도 있다.

그러나 나는 펠릭스 가타리의 책을 간략히 번역한 신승철님의 책을 읽었다.

펠릭스 가타리를 조금이라도 알고 들어가야 저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

신승철님의 생각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신승철 님은 녹색당의 회원이다. 회의 중간중간에도 활발하게 무언가를 쓰고 계셨고, 소설을 짓는 게 꿈이라는 말을 얼핏 들은 것 같다. 자신의 신념에 대해선 끝까지 고집을 굽히지 않는 분이셨는데, 그 점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그 분을 지켜보다가 문득 이 분의 사상이 어떤지 궁금해졌고, 그가 빼놓지 않고 언급하는 펠릭스 가타리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했다.

 신승철 님은 펠릭스 가타리의 사상을 20개의 간략한 문장으로 나눈 다음 풀어서 설명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것이 녹색당에서 지키는 기본적인 규칙이 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문장이 있다.

 

 "미리 결정되거나 의견이 일치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열려있는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다소 엉뚱하게 다른 방향에서 제안을 하거나 전혀 맥락에 맞지 않는 대화나 발상도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회의를 이끄는 사람들은 그것을 가로막고 최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러한 효율성과 통합의 사고는 공동체가 갖고 있는 무의식의 다채로움을 훼손하고 정체시키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p. 71

 

 비록 회의의 효율성을 위해 민주주의 방식을 따라 다수결에 거수방식을 채택하지만, 녹색당은 이 원칙을 지킨다. 소수자들이 모였기에 훨씬 더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많은 모양이다. 펠릭스 가타리는 자연생태, 사회생태, 마음생태가 서로서로 상부상조한다고 말하지만, 내심 마음상태를 훨씬 더 강조해서 받아들이는 모양이다. 자본주의의 욕망을 벗어나 소수자가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욕망을 품고,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는 뜻인 것 같다. 자본주의가 짧은 시간동안 우리 삶에 너무 잘 스며드는 통에, 그런 욕망이 자연스럽게 '프렉탈 구조'를 지니게 될지 의심스럽다.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아직도 사람에겐 마음이 있고, 인간관계는 기업이던 기업을 벗어났던 간에 제일 중요시되는 요소이니 말이다.

 난 성악설을 믿기 때문에 무의식과 욕망을 신뢰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는 것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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