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판 세계문학전집 세계수필선
굶주림을 걱정한다는 염려 따위는 전연 없고, 또 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하여 무슨 짓을 한다거나 무슨 말을 한다거나 따위는 떳떳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마치 귀족이나 다름없는 아이들의 무관심이야말로 인간성 본래의 건전한 태도이다. 객실의 소년은 극장의 관객에 해당된다. 아무런 구속도 없고 책임도 없이 자기가 앉아 있는 한구석으로부터 자기 곁을 지나가는 사람이나 사건을 바라보며, 소년다운 민첩하고도 간략한 방법으로 좋다, 나쁘다, 재미 있다, 바보 같다, 멋있다, 귀찮다 등등 그들을 심판하고 그들의 가치를 단정한다. 결과나 이해 관계 따위에 관해서는 전연 무관심하며, 자주적인 순수한 판결을 내릴 뿐이다. 우리들이 소년의 비유를 맞추지 않으면 안되며, 소년이 우리들의 비위를 맞추지는 않는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