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hilosophy

꿈꿀 권리 오늘 바다 앞에서 술병을 들고 있는 나는 어제 했던 이야기를 지금 또 하지는 않는다. 진정한 명상은 변덕스런 것이며 변덕 그 자체이기도 하다. 더구나 궁극적으로 명상의 우발성을 최대한으로 북돋우는 것은 다름 아닌 가장 강력한 작품인 것이다. 가장 개성적인 작품은 개성적인 해석을 자아낸다. 페친하고 전에 얘기했는데, 나는 지젝이 사회학자라 생각하지 철학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철학자의 글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유명한 분들의 글들은 몇 개 훑어보았다. 그들의 글은 에세이같으면서도 소설 같고 시 같고 결국 모든 장르를 합친 듯한 그런 웅장함이 있다. 명화와 그에 대한 설명이 쭉 이어지니 핸드폰을 앞에 두고 그림을 검색해가며 보시길 바란다. 책 자체가 전반적으로 표현력 맛집이라 할 만큼 맛깔난 설명이 펼.. 더보기
니체처럼 1220401224 만화는 지식은 물론이고 예술적 회화 능력과 더불어, 천박하다 명명된 것을 예술로 승화하려는 작가의 의지(본능)가 있다. 자신의 과거를 드러내는 데엔 꽤 용기가 필요한 것임은 틀림없다. 또한 남의 과거 이야기에 대해 가타부타 이야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한국 남성들이 쓴 대부분의 문학책을 보면 왜 어머니가 비정해질 수밖에 없고 TV를 즐겨 보면서 점점 현실의 감정에 무뎌질 수밖에 없는지 이해하려 들지 않는 데 대해서 유감이다. 그리고 누이가 어린 걸 어필하려 했겠지만, 메이드래곤 캐릭터처럼 만일 어린 데 슴가가 나왔으면? (응?) 저자에겐 죄송하지만 표현의 빈곤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 듯하다. 딱히 이 책을 욕하는 게 아니라,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를 기다리는 내용의 문학에서 자주 등.. 더보기
마르크스 2020 하이디 하트만은 아래와 같은 주장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계급', '산업 예비군', '임금 노동자'와 같은 분류를 두는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은 어떤 이유로 특정 인물이 특정 분류에 속하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가정의 안팎에서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되어야만 하며,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자본과 마찬가지로 마르크스주의적 분류는 몰성적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나온 모든 구절 중 가장 사이다였다. 사실 철학자 이름 검색하다 찾은 책인데 되려 이 구절 때문에 하이디 하트만이 궁금해졌다. 책은 쓰셨나. 번역본 있나. 신자유주의자들은 왜 마르크스 이야기만 하면 날 머리에 꽃 매달은 로맨티스트로만 보고 현실 어쩌고 하는지 모르겠다. 공산주의자들은 역사를 무시하고 무작정 과.. 더보기
감정계단 분노, 사랑, 욕망은 인간의 감정 중 가장 높은 차원에 속해. 놀라운 감정들이지. 그러나 이 세 가지 감정은 모두 위험해. 차원이 높을수록 강렬한 힘을 발휘하니까. 따라서 이 세 가지 감정은 혁명의 도구가 되기도 해. 혁명의 에너지는 분노와 사랑과 욕망이 작동한 결과지. 위에서 주장허듯이, 책에서는 혁명을 하기 위해선 사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상형의 가닥이 잡혀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성실히 일하되 다양한 것들에 도전하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마음껏 부대껴보는 사람이랄까. 또한 싸우지 않고 지내고 싶다던가, 그런 쓸데없는 계약관계를 내세우는 사람들은 피하라 조언도 하고 있다. 20대들이 보기에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되려 사랑은 싸움이란 생각도 든다.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이 세.. 더보기
환유의 풍경 한때 이보다 더 좋은 순간이 사랑하는 사람과 있을 때라고 생각하고 꿈꾸며 살아온 오랜 나날이 있었다. 그런데 혼자 있어도 좋은 시간은 굳이 꾸미지 않아도 내 자신이 예쁜 순간이었다. 흥인지문에도 성벽이 있었던 모양인데, 일제강점기 때 도시계획이라며 성벽을 철거하고 주변에 도로를 만들어 섬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현대에서도 동대문 운동장의 철거로 인해 상당히 시끄러웠던 곳이며, 근처에 잠깐 내가 살기도 했다. 나중에 이사하면서 거기 그대로 사는 사람들이 좀 불쌍하단 생각을 했는데, 생각해보면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음 땅값으로 이득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가끔 한다. 부질없지만. 그 당시엔 건물이 낮아서 그런지 몇 걸음만 가면 두타와 밀리오레가 나타날 것 같았다. 신당동 떡볶이는 싫어하고 족발은 .. 더보기
새 여성학강의 두개골학의 상대 수치에서 여성이 더 높게 나왔을 때 그렇다면 여성이 지적으로 더 우월하다고 결론을 내린다든지, 아니면 두개골의 수치에 따라 능력을 구분하는 전제를 의심해 보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 그러나 이러한 대응은 현재의 자연과학 체계에서는 거의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 왜냐하면 근대 자연과학은 전제 성찰을 중요한 부분으로 상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근대 자연과학의 가장 큰 특징을 객관성이라고 할 때, 이 객관성은 가치 중립적 관찰과 실험을 의미한다. 바로 연구 방법에 대한 강조이다. 이러한 관행에서 연구의 가설, 즉 '문제선택'은 곧잘 논의 대상에서 벗어난다. 이전에 환경연합이 과학적이지 못한 글을 쓴다고 집단적으로 여기 사람들이 비웃던데 난 오히려 그런 과학주의를 그닥 좋아하.. 더보기
에로스의 종말 정치적 운동을 배경으로 하여 생겨나는 사랑 이야기들은 에로스와 정치 사이의 비밀스러운 연결을 드러낸다. 바디우는 정치와 사랑의 직접적 결합을 부정하지만, 정치적 이념의 기치 아래 실천과 참여로 점철된 삶과 사랑 특유의 강렬함 사이에는 "신비로운 공명" 같은 것이 있다고 본다. 이들은 마치 "그 소리와 힘에서는 완전히 상이한 두 악기가 위대한 음악가에 의해 하나의 곡 속에 합쳐져서 신비로운 어울림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이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설령 자신이 그 일만 하다가 죽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나는 그런 정신도 존경하는 편이다. 사랑 또한 그렇다. 사랑은 자아를 어느 정도 놓아버리는 일이며, 심지어 그건 좋아하는 일까지 포함되기도 한다. 타자는 자신의 모든 인.. 더보기
교양은 아무 것도, 또 누구도 구출하지 못한다. 그것은 아무것도 정당화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산물이다. 인간은 그 속에 자기를 투사하고, 거기서 제 모습을 알아본다. (...) 사람이란 신경병을 떨어 버릴 수는 있지만, 자기 자신이라는 고질병에서 치유될 수는 없는 법이다. 다소 허세가 있는 말이지만, 나도 짧게나마 그런 느낌을 겪은 적이 있다. 빈혈로 인한 현기증일 수도 있지만() 할머니가 될 때까지 버틸 수 알았던 이빨이 넘어짐 하나만으로 간단히 부러질 땐 매우 웃겼다. 주변은 매우 소란스러웠는데 마치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잠시 후에 앞니가 없는 내 미래를 생각하고 다 큰 나이에 한바탕 울음을 터뜨렸다;;; 차라리 사르트르같이 갈 때까지 간 외모였다면 울지 않았으려나? .. 더보기
리오타르, 왜 철학을 하는가 이제 소쉬르를 열쇠 삼아 클로델을 다시 펼쳐보십시오. 클로델은 그저 모든 실재가 신이 구사하는 언어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횔덜린의 말대로 철학은 신의 침묵과 동시에, 절망의 시대에, 사물들이 이루는 다수의 통일성이 사라지는 시기에 시작됩니다. 요새 공부할 땐 집에서 주로 영상을 본다. 개인적으로 두 부류를 동시에 공부하고 있는 공부하고 있는 사정인지라 유명한 사람들의 강의를 집중적으로 듣는다. 소리내서 읽는 책들이 있다. 주로 철학처럼 무슨 뜻인지 머릿속으로 그려가며 읽는 책이나 시집이다. 오늘은 영어 공부를 하루종일 하고 집 밖으로 나와 걸으면서 리오타르를 읽었다. 머리 속이 상쾌해진다. 물론 나는 자신을 과시할 생각이 없으며 절대 이 책이 힐링서라고 할 생각이 없다. 도리어 머리는 과열되는 느낌.. 더보기
삼성판 세계문학전집 세계수필선 굶주림을 걱정한다는 염려 따위는 전연 없고, 또 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하여 무슨 짓을 한다거나 무슨 말을 한다거나 따위는 떳떳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마치 귀족이나 다름없는 아이들의 무관심이야말로 인간성 본래의 건전한 태도이다. 객실의 소년은 극장의 관객에 해당된다. 아무런 구속도 없고 책임도 없이 자기가 앉아 있는 한구석으로부터 자기 곁을 지나가는 사람이나 사건을 바라보며, 소년다운 민첩하고도 간략한 방법으로 좋다, 나쁘다, 재미 있다, 바보 같다, 멋있다, 귀찮다 등등 그들을 심판하고 그들의 가치를 단정한다. 결과나 이해 관계 따위에 관해서는 전연 무관심하며, 자주적인 순수한 판결을 내릴 뿐이다. 우리들이 소년의 비유를 맞추지 않으면 안되며, 소년이 우리들의 비위를 맞추지는 않는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