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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페스트

 

페스트는 사타구니와 겨드랑이에 종기가 생기면서 서서히 죽어가는 병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그림이 제일 페스트를 잘 나타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명 저 검은 옷의 흉물은 페스트 병균을 의인화한 것이다.

 

 20세기쯤 되는 어느 날, 프랑스 어느 마을에 중세 유럽 인구의 1/3을 휩쓸어간 그 페스트가 다가온다. 처음엔 쥐가 도시 사방에 죽어있는 꺼림찍한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주인공이 사는 아파트를 관리하던 수위가 제일 먼저 죽는다. 그 다음엔 도시가 폐쇄되고, 도시 안에서 병에 걸리는 사람들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일단 사람들은 어느 정도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아니 사는 척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하루하루가 싸움이었다. 병에 걸린 사람들은 생존하기 위해 어린 아이까지 모든 힘을 다 쥐어짜서 페스트와 싸웠다.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문득문득 닥쳐오는 분노의 감정을 가라앉히기 위해, 가까이 있거나 혹은 떨어져 있는 사람들을 추억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자신과 싸웠다. 결국 페스트가 지나간 후엔, 모든 것이 변했다. 이 소설은 그런 이야기였다. 페스트로 인해 이별하고, 페스트로 인해 만나고, 페스트로 인해 죽고, 독자들의 머리에서 페스트가 결코 잊히지 못할 추억처럼 남게 되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페스트를 인생과 연관지어서 생각하는 주인공의 태도였다. 페스트가 부자와 빈자를 가리지 않듯 이 소설에서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은 없다. 알베르 카뮈는 말 그대로 소설 속 인물들 모두에게 '공감'을 표시하려 한다. 사실 의사를 포함하여 소설 속의 인물들은 한 가지씩 이상한 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페스트에 대놓고 보면, '그들이 정말 그런 벌을 받을 만큼 잘못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도록 한다. 심지어 제일 수상한 코타르마저 그렇다. 어쩌면 이 책은 카뮈가 이전에 쓴 소설 '이방인'의 연장판인지도 모른다. 중세 이후, 현대인들의 마음 속에는 페스트가 내재되어 있다. 그것을 이겨내는 방법은 수단을 목표보다 더 중요시하게 여기지 않는 것, 그리고 연민이다.

 

 

 

페스트에 걸린 사람들의 수치를 곡선으로 표현할 수는 있어도, 페스트에 걸린 아이의 고통은 수치화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먼저인 것은 인간이요 생명이다.

요즘 명박이를 포함한 모든 윗분들은 이 진리를 모르는 것 같다. 심지어 그 아래 있는 시민들조차.

왜들 그렇게 자기네들끼리 아웅다웅하느라 바쁜지...

이러다 페스트가 한 번 와봐야 정신 차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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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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