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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젊은 예술가의 초상


젊은예술가의초상(세계문학전집45)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제임스 조이스 (민음사,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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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 대한 설교였습니다."
"지옥이 어떤 곳인지 너희 머릿속에 잘 주입되었겠구나."
"그럼요. 모두들 그 설교를 듣곤 새파랗게 질렸으니까요."
"너희들에게는 그런 설교가 필요하다고. 너희를 공부하게 하려면 그런 설교가 더 많아야지."- p. 195

 으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율리시스>에서 나온 스티븐 데덜러스가 <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주인공이었다니! 그럼 난... 2권 완결인 책을 지금 거꾸로 된 순서로 읽었다는 것인가 의사양반!!! (그것도 한 중간쯤 읽고서야 깨달았다.)

 아무튼 이 책은 내가 기대했던 만큼의 가치를 일구어내지는 못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까 앞에서 말했던 대로 1000장이 넘는 율리시스 이야기를 마스터했다보니 자꾸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쪽의 문체와 비교가 되었다. 그리고 성찬에 대한 회의라던가 종교에 대한 비판은 톨스토이가 훨씬 더 깔끔하게 감정을 정리해서 잘 썼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혼합되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장에 따라 너무 문체가 딱딱하게 나눠져있는 것 같아서 좀 거북스러웠다. 고등학교 시절을 서술할 땐 현실을 관조하는 모습만 드러내다가, 대학교 시절을 서술할 땐 자신의 주장과 의견을 줄줄이 늘어내는 모습만 드러내다니. 그러다가 갑자기 훌쩍 아일랜드를 떠나지 않나. 아무리 의식의 흐름 때문이라곤 하지만, 상당히 변덕스러웠다. 어쩌면 제임스 조이스가 자신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잘 드러내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썼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조금 들지만. 하지만 제임스 조이스 특유의 부정적이고 삐딱한 모습은 뭐니뭐니해도 <더블린 사람들>에서 매우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 책에서 스티븐의 말투에서는 어느 정도 낭만주의와 빅토리아 시대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나타나 있었다. 그러나 제임스 조이스는 자신의 수기같은 이 글을 쓰면서 눈치챘을까? 아일랜드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해결못할 분쟁을 벌이고 있으리라고, 미션 스쿨이 아직도 살아남아 학생들을 농락하고 있으리라고, 혹은 전세계적으로 명확한 기준도 의지할 곳도 없는 혼잡한 시대가 나타나리라고... 이제 <피네간의 평야>만 보면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을 전부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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