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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Society

태양의 아이들

태양의아이들에너지를향한끝없는인간욕망의역사
카테고리 역사/문화 > 역사일반 > 인류학
지은이 앨프리드 W. 크로스비 (세종서적,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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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로 인간의 사회를 매우 간략하게 정리한 환경역사서라고도 할 수 있다.
 음식, 석탄, 석유, 전기, 원자력, 기타 대체에너지의 순으로 에너지의 진화를 설명하듯, 깔끔하게 구분해놓았다. 인용한 논문들의 기나긴 목록을 보다보면 언뜻 보면 레포트의 냄새도 난다.
일단 단점들을 열거해 놓는다면 이렇다.
일단 '구대륙과 신대륙'이라는 구절. 번역이 실수했는지 원래 책에 그렇게 적혀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상당히 거슬렸다. 얼굴 흰 백인이 발견했다는 이유만으로 원래 존재했던 대륙을 신대륙이라 멋대로 이름붙이다니. 더불어 에너지 착취에 대한 역사를 더 자세히 보여줬더라면 좋았을 뻔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게다가 구대륙이 신대륙에게 가져다 준 이익 운운하는 게 솔직히 좀 우스웠다. 에너지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아프리카 사람들과 인디언들이 희생되었던가. (물론 신대륙 발견 전에도 노예제도와 학살은 있었지만. 양적 문제이다.) 양측의 의견에 균형을 잡으려다가 오히려 중요한 걸 놓친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상의 전환점은 존재한다.
일단 '빵의 역사' 등의 책에서는 음식에 대한 문화를 다루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그 근본이 에너지에 있다는 점을 몇 차례 강조하고 있다. 사실 골수 인문학계인 나로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발상이었다.
일반인이 읽기 쉽게 글을 풀어 쓴 점도 매우 인상깊었다. 사실 원자력 시설에 대해서 저렇게 간단한 설명을 들어본 적도 처음이었다. 원자력의 장단점에 대해서 심리적인 두려움을 배제한 채 철저히 객관적으로 분석한 점도 플러스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립하는 의견들을 모두 받아들인 포용력있는 설명. 이 것이 이 책의 최대 장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나치게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지만, 에너지 낭비에 대한 지적은 날카롭게 나의 가슴에 박혔다. 전기도 결국 석탄의 소비로 인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우리나라 사람들 중 몇 명이나 제대로 인식하고 있을까. 실은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타자를 두드리고 있는 필자마저도 종잡을 수가 없다.
일반인들을 위해 만든 간단한 에너지 이야기.
 냉정한 현실에 대한 실감을 원한다면 초반에 이 책을 읽고 깨달음을 얻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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