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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

워커스 no.3

"얼마 전 내가 성소수자 권리를 지지한다니까 옆지기가 '우리 자녀가 성소수자여도 지지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데 답을 하기가 어렵더라고. 자녀가 힘들게 사는 게 싫은 일이잖아. 근데 이런 것도 그 호모포비아, 그런 걸까?" "뭐 우리 엄마는 내가 커밍아웃했을 때 마냥 좋았겠어요? 처음부터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 아닐까? 지금부터 그런 고민을 미리 한다는 것도 괜찮은 것 같은데요."

 

 

 

워커스 안에 있는 인물을 좀 쉬게 해주고 싶었다.
개나리와 햇빛 속에서.

 이성애자에게 '이성과 섹스하면 암 걸릴 확률이 높대. 너의 자녀가 암 걸려도 이성애자 지지할 수 있냐?'라는 질문은 보통 안 하지 않나? 그런 걸로 봤을 때 저 물음은 상당히 쓸데없는 오지랖이자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질문을 하신 분은 '자녀에게 차별을 경험하게 한다는 건 가슴 아픈 일이야. (하지만 애가 커서 성소수자가 되던 공장 노동자가 되던 파업을 하던간에 지켜봐 주는 게 사랑 아닌가?) 어? 근데 저것도 호모포비아라는 부류에 해당되나?'라고 순수하게 고민을 하신 듯. 대답하신 분도 강한 투의 대답을 자제하고 '그런 고민을 하면서 사회가 좀 더 성숙해질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요즘 색깔은 없는데 자신을 지키려고 껍질을 이중삼중으로 뒤집어 쓰다가 쓸데없이 강해진 말투들이 나돌고 있는 세상에 참으로 귀중한 대화라고 생각한다. 역시 사람은 자신과 맞는 사람끼리 만난다는 것일까.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신상정보를 노출하는 대신 소정의 임금을 받는다는 아이디어가 이번 호의 주제로 떴다. 참세상치고는 참으로 참신한 주제였다. 페이스북과 블로그 등을 운영하는 나에게는 솔깃한 이야기로 들리기도 했다(...) 사실 내가 읽는 책 중엔 운동권 책들도 있다보니 페이스북 담벼락에서 인상적인 글귀만 적는다고 해도 모든 사람들에게 그냥 공개하기는 뻘쭘한 면이 있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마찬가지로, 열심히 글을 써서 인정을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뭐하러 돈도 안 되는 데에 인생을 낭비하는가.'라는 지적도 있었다. 내가 왜 페이스북과 블로그를 애써 운영하면서 이런 욕까지 들어야 하는가, 라는 생각에 좀 서글퍼진 적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이분들에게서 약간이라도 돈을 받으면 해답이 되잖아? 그러고보니 인터파크라던가 알라딘 같은 데서는 글 써서 올리면 최대 100원이라도 주는데! 하여간 있는 놈들이 더 안 줄려고 용을 쓰는구나 생각되는 요즘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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