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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Essay

철학

차를 몰고 가는데 이제 열한 살 된 딸아이가 물었습니다

아빠, 돈이 중요해? 동물이 중요해?

둘 다 중요하지

아빠, 사람이 없으면 돈도 필요없잖아

......

바람이 불고 그렇게 새 하나 훨훨 날았습니다

 

 

 

 

현실로리가 성격은 파탄인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2D로리던 현실로리던 여성으로서 비슷한 점이 있다면, 모두들 똑똑하다는 점이겠지.

 

 그러므로 저도 초등학교 시절엔 똑똑했답니다... 상도 엄청 탔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ㅠㅠ<-

 

 

 마지막에 나오는 한 줄의 욕망이라는 시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마치 망상대리인이라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할아버지가 예고편에서 턱시도를 입고 이야기하는 할 때의 대사처럼 몹시 뜬금없이 들렸지만, 그게 나름대로 매력이라고 할까.

 

 게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책 제목의 패러디를 적절하게 해냈다고 본다. 너무 길어서 여기에다가 담지는 못하지만, 상당히 오랜만에 긴 시를 읽어서 즐거웠다. 창녀촌을 전전하면서 쓴 건지 아니면 창녀촌을 상상하면서 쓴 것인지는 모르지만 꽤나 리얼하게 창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요새 페미니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역시 경악할 만한 내용이려나. 그러니까, 이런 내용을 수용하지 못한다면 예술의 폭이 무척이나 줄어든다니까... 어느 북카페에서 이 시집으로 우연히 만나지 않았더라면 조인선이란 시인이 누군지 알지도 못한 채 지나쳤을지 모른다. 그렇게나 시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찰하는 시인인데도, 대부분의 시 내용이 건전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선별 속에 묻혀버리는 것이다. 오감도가 중단될 때 이상이 한 말대로, 바보같은 대중들이 시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어떤 파를 잘라버리는 건 잘못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뜻을 파악하지 못한 시가 상당히 많지만, 모티브로 상당히 많이 나오는 갈라진 거울의 모습은 선명하게 뇌리에 각인되었다. 대부분의 시에서 조선 후기 민화같은 정적인 모습이 많이 드러났는데,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거울의 모습이 이 시에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예리하고 차가운 통각을 가져다주었다. 거울을 모티브로 삼는 시인들은 많이 봤지만, 내가 여태 읽은 시 중에서는 이상 다음으로 이 시인이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해낸 듯하다. 개인적으론 창녀에 대한 사랑을 줄이고 시에 대한 자신의 고찰과 베트남 아내를 더욱 아끼고 사랑해주셨으면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이런 시집이 탄생되기는 어려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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