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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obel Prize in Litera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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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소설 > 독일소설
지은이 헤르타 뮐러 (문학동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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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살은 네 것이 되어버렸어. 하지만 나는 내 살이 아니야. 나는 내 살과는 다른 무엇이야.- 98p.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고.
 수용소에 갖힌 한 아이의 이야기지만 그다지 스펙트럼하지는 못하다.
 무엇보다도 수용소에 갖힌 이유가 좀 어이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아직까지 사람들이 경멸하는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 이유가 뭘까? 아무튼 범상치 않은 소설인 것은 확실하다. 어조도 매우 단조롭다. 물론 죽을 뻔한 상황이라던가 죽임을 당할 뻔한 상황들이 여럿 나오지만, 수용소에 있는 인간들이 난 가장 섬찟했다.
 인간이 아닌 생활을 했으니 당연히 짐승으로 변해갈 수밖에 없었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가족들이 사흘만 굶어도 아버지가 담을 넘는다 하지 않던가.
 아무튼 이 소설은 수용소에 갖혀서 러시아를 위해 일했는지 독일을 위해 일했는지도 분간못한 채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쓰고 있다. 그 사람들을 경멸하지는 않지만 동정하지도 않는다. 그저 묵묵히 써갈 뿐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물질이 얼마나 위대한지, 그리고 화자가 수용소 안에서 어떻게 미쳐가는지.
 적어도 위에 있는 명언을 할 때 까지는 그럭저럭 소년같았는데 말이다.
  바닥 먼지구덩이에 떨어진 딱딱한 건포도와 춤을 추다가 덥석 집어먹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문득 주인공이 투어 프리쿨리치를 죽인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판옵티콘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본다.
 우리는 어떤 수용소에 갖혀있을까.
 책 표지에 그려진 눈 먼 소녀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면서 문득 등골이 오싹해진다...
  그러나 살아가려면 차라리 모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었다. 그 느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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