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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osophy

소학

 


소학

저자
주희, 유청지 지음
출판사
홍익출판사 | 2005-04-1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성현들의 가르침을 집약한 초심자를 위한 수양입문서 주자가 제자인...
가격비교

 

책을 읽고 학문을 하는 까닭은 본래 닫힌 마음을 열고 사물에 대한 안목을 밝게 해 행동하는 데 이로움을 주고자 해서이다.

 

 

 

웃우...

이 책을 보면서 절실히 깨달았다.

다른 서적 다 뒤로 하고 동양철학고전을 좀 더 일찍 봤으면 사회성 좀 더 증가했을 거란 걸.

 

 절망하고 있는 나에게 부모님들은 형식상 이렇게 위로했다. 지금 이 책을 보는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하지만 난 기본적으로 굉장히 까다로운 성격이고, 소설이나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하는 말이 아니면 듣지도 않았기 때문에 자기계발서를 읽어도 씹어삼킬 줄을 몰랐다. 어차피 이 책을 쓰는 인간들도 다 나중에 늙어 죽거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한두번 쯤은 할 거라고, 초등학생 특유의 오만함을 발휘하여 그렇게 비웃었을 뿐이다. (내가 읽은 저서에서만 꼽자면 스티븐 코비랑 고승덕이 그렇게 되었다.) 

 하지만 이 소학을 포함하여 동양고전들은 정말 굉장하다. 수많은 학자들의 자기수양법과 이론이 담겨있으며, 게다가 그것이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논어에 단순히 공자의 목소리만 담긴 게 아니었고, 맹자에 단지 맹자의 목소리만 담긴 게 아니었다. 자동차가 달리는 소리만 간간히 들리는 한밤중에 내 방 안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도 마치 수십명의 사람들이 격렬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군중 속의 고독'에 한창 심취하고 있는 지금 내 상태에선 정말 정신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난 주희라는 사상가가 싫다. 불교를 너무 심하게 배척하는데다 도교를 잘못 이해해도 한참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정절을 지키려는 과부들 이야기는 좋았다. 자신의 운명이랄까? 소신을 지키려는 노력으로 해석되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남자들의 해석이 한참 잘못된 게 아닌가 싶다. 혹시 과부들이 말하는 '정절'이란 이전에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을 방지하려는 마음가짐인데, 그들이 너무 육체적 순수로만 해석한 게 아닐까?

 어쨌던 책 자체는 매우 보기 편했고 디자인과 해석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내용으로 볼 때 논어나 장자같은 매력이 떨어져서 별 세개를 줬을 뿐이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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