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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osophy

워커스 no.2

너는 내 이름 중에서

김상우

유리를 자르듯 매일 울어서 나는 아빠를 닳게 했다
아빠가 방안에 굴러다니면 우리는 그걸 밟고 다녔다
창이 깨지던 날 남은 창틀이 그를 온갖 매달았다
내 이름을 부르며 조각난 유리로 금이 간 창밖을 만들던 그

 

 

술병과 같이 놓기 좋은 워커스입니다.
첫번째로 일반 잡지 종이일 줄 알았더니

재질이 재활용지라는 반전이 있는 게 맘에 듭니다.
둘째로 표지를 포함하여 사진의 아이디어와 디자인이 상당히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맨 처음의 김천수님 사진이 굉장히 맘에 들었습니다.)
셋째로 표지 색깔이 보라색인 게 맘에 들었습니다. (응?)

 

 문제는 외국 관련된 기사 부분이 임펙트가 없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차지하는 부문도 별로 없는데 다 읽고 나서 생각나는 게 납 수돗물 문제밖에 없다. 기사가 두 개인데 하나밖에 생각이 안 난다는 건 기사의 거의 절반을 날림으로 썼다는 건데? 그렇다고 프랑스 민중총궐기가 중요하지 않은 쟁점도 아니고. 그쪽에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사실상 해외 노조에 관련된 기사를 차단당한 우리나라 언론사를 볼 때 유일한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데가 워커스 아닌가?
 
 가장 기억에 남은 기사는 '계륵, 야권 연대'였다. 요즘 야당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진보 정치에 회의가 있다고 말하며 절망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멀쩡한 정신으로 진보 정치를 바라보는 분들도 '전략적 능력으로는 인정한다'라며 제 2의 통합진보당이 될 것만 같은 민중연합당을 지지하고 있다. (기독당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라는 건 인정한다.) 다만 구체적 대책을 제시하지 못한 데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라고 하지만 나도 딱히 묘안이 떠오르는 건 아닌지라...
 
 박작가 님이 물어본 것에 대해서 더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돌려 말하셨지만 확실한 쟁점은 알 수 있다. '어차피 녹색연합 활동했던 사람들이 다 녹색당으로 올라가는 거 아니냐? 그리고 계파로 뿔뿔이 갈라진 이들이 어떻게 뭉쳐서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인가?' 계파라니 사실 굉장히 지나친 생각이다. 계파라고 해도 음주동아리 정도나 될까? 양주파, 소맥파, 막걸리파 등 너무 다양한데 나도 솔직히 그런 파들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어서 말을 아꼈다. 죄송하다. 난 치맥파다. (한대련에 실제로 있었습니다.) 너무 낭만적으로 가다보면 결국 문제가 생긴다는 김상우 님의 말이 범상치 않게 들리는 요즘이다. 그렇지만 녹색당은... 음. 조금 천천히 간다고 생각해주시면 안 될까 싶다. 지금 당장 아무리 전략적으로 간다고 해도 결국 개독당에게 눌릴텐데 뭐(...)

 설령 전략으로 가더라도 원칙은 지켜야 하지 않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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