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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ce

빨강머리 백설공주 1~5

 


빨강머리 백설공주.1

저자
아키즈키 소라타 지음
출판사
서울문화사 | 2015-06-25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아름다운 동화에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진 새로운 판타지 로망!! ...
가격비교

 

똑바로 마주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 녀석에게 등 돌리는 놈은 되고 싶지 않은 거라고.

 

 

 

 1. 만남엔 타이밍이 필요하다.

 

 사실 요즘엔 애니화되는 소설이나 만화를 자주 보는 편이다. 왠지 그쪽이 안전빵이고 막장 스토리가 튀어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공포물이나 막장물 상당히 좋아하지만 나도 딱히 설명하기 곤란한 내 취향 때문에, 의외의 상황에서 막장으로 흘러가는 장르는 정말 싫어한다(...) 그래서 요즘엔 새벽의 연화라던가 빨강머리 백설공주같은 작품을 접하게 되는데, 어째 빨간머리 앤까지 포함하면 죄다 한 성격하는 빨간머리 여성들이다;;; 빨간머리 앤은 어렸을 때 한국 더빙판을 밥먹을 때도 잘 때에도 항상 녹화해서 틀고 있었으며(내 어릴적은 용의 눈물을 비디오 테이프 녹음해서 봤던 시대였다. 이외에도 슬레이어즈랑 몇몇 있었지.), 새벽의 연화도 1권부터 소장하고 있으니, 이 빨간머리 백설공주까지 합치면 역대 인생 중에서 좋아하는 3대 빨간머리 작품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3대 작품에 포함될 만큼 난 이 작품에 깊은 감동을 먹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고, 내 지난 날에 대한 생각을 차분히 정리하지 못했더라면 이 작품을 이렇게까지 뜻깊게 읽지 못했을 것이다.

 

 

 

 2. 네 편이 될 수 있게 노력할게. 네 자유의지대로 해. 다만 내가 네 자유의지에 방해가 된다면...

 

개인적으로 이렇게 손이 닿을락 말락하는 스킨십 좋다. 매우 바람직하다.

5권까지 읽으면서 젠이 두번씩이나 백설의 손을 자기 입에 가져다 대는데 심장 멎을 거 같다 악 러쟈디ㅓㅏㄹㄴ오

개인적으로 얘네들 포옹하거나 키스하는 거보다 더 좋음.

 

 일단 이들의 만남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 백설공주의 독사과 모티브가 잠깐 등장하지만, 이후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는 걸 말해두겠다.

 

 백설은 빨간 머리를 지녔지만, 새벽의 연화나 빨간머리 앤처럼 그로 인해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다. 일단 그 점에서부터 남다른 여성이다. 하지만 확실히 그 국가에서 튀는 색깔의 머리를 지닌지라, 사람들의 시선을 좀 불편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들도 빨간 머리를 가진 여자라고 멸시하기보다는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어찌 보면 다분히 현실적이기도... 아무튼 그 머리 색깔 때문에 그녀를 애첩으로 삼으려는 고국의 왕자가 열심히 대시를 하는 상황. 왕자를 피해서 열심히 도망가던 그녀는 젠이라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 덕분에 고국의 왕자가 독사과를 주려고 했다는 사실도 밝혀진다. 그런데 놀랍게도 젠은 옆나라의 제 2황자. 동화에 나오는 다른 여자라면 대뜸 왕자와 결혼을 하지만, 여기서도 백설은 또 다른 태도를 보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기로 결심하고 궁정약제사가 되는 것이다. 젠은 왕자로, 백설은 타국에서 온 궁정약제사로 바쁘게 살아가는 데다 미묘한 관계로 인해 뭇 사람들의 소문거리가 됨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서로 잘 만난다.  

 

 옆에 있는 사람들은 왜 고백하지 않느냐고 에둘러서 물어보지만, 확실히 두 사람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이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로 적용되는 것도 사실이다. 둘의 신분차이도 있지만, 일단 살아온 삶이 가시밭길인 것도 있다. 항상 형이 좋은 걸 차지하는 제 2 황자의 삶이 녹록치 않지만, 4~5권에서야 밝혀지는 백설의 과거도 녹록치 않다. 어머니 아버지가 다 돌아가시고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자란 그녀는 극도로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살아가려는 경향이 있다. 항상 앞만 보고 달리느라 노골적으로 좋은 티를 내는 젠의 속마음도, 젠의 편이 되기 위해서 매우 노력하고 있는 자신의 속마음도 잘 깨닫지 못했다. 젠이 후반에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지 않았으면 확실히 뒤늦게 깨닫고 흐지부지 망가졌을 타입이다. 젠도 백설 빼고는 그 어디에도 의지를 못해서 자꾸만 밖으로 돌아다닌다. 아무리 백성들의 형편을 돌아보기 위해서라고 해도 적국에서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적이 많은 형이 암살당하기라도 한다면 그 뒤는 젠이 잇게 될 텐데, 왕자로서 문제가 있는 행동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다.

 

 

 

3. 끊임없는 자기개선.

 

 처음에는 백설을 완전히 천민으로 보고 마구 대하던 전하. 그러나 백설이 배운 게 별로 없을 뿐 결코 만만치 않은 성격의 소유자임을 깨닫고, 갑자기 잘 닦아놓기 시작한다. 성격으로 봐서는 키워서 잡아먹으려는 건 아닌거 같은데, 자신의 국가에 써먹으려는 속셈인지 아니면 백설의 모국에 보내버려서 우호를 다지려는 속셈인지... 젠과 같이 두지 않으려는 입장은 상당히 확고한 것 같다만, 지금 생각하면 자신까지 용인해주면 젠과 백설에게 아무런 거리가 없어지게 되고 그럼 젠과 백설의 '가끔 만난다'는 원칙이 없어지게 될 것 같으니 스스로 계모를 자처한 거 같기도. 아무튼 굉장히 흥미로운 캐릭터인 건 확실하다. 젠과 백설이 가슴 두근두근거리면서 지켜보게 되는 캐릭터들이라면, 전하는 개인적으로 호감이 가는 캐릭터. 난 아무래도 권력있고 냉정한 사람이 취향인 거 같다(...) 

 

 아무튼 5권에서 젠에게 마구 일을 시키고, 백설을 모국으로 보내는 걸 보면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정말로 젠을 왕으로 세우고 자신은 섭정을 자처하려는 건지도? 그럼 백설은 어떻게 하려는지? 그녀에 대해선 여러가지 시험을 안겨주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보려는 의도인 거 같은데, 어쩐지 시어머니같은 인상을 풍기기도 한다;;; 소소한 그림체에 소소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캐릭터의 속마음이 드러날듯 말듯한, 그렇지만 절대 분명하게 표현하지 않는 전개가 이 만화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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