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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ce

우리가 좋아했던 것

"최고. 대단해. 세계에서 하나뿐인 A라는 볼록이 세계에서 하나뿐인 A라는 오목 안으로 쏙 들어간 기분."

 4월구라가 간혹 암이라는 분들이 있는데. 내용 비슷한 순정소설 <배를 타라>에서는 남주가 여주 임신시켜놓고 우물쭈물 하다가 여자 뺏기고, 헬조선 중앙대 음대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면 저게 사실 암 축에 속하나...? 싶기도 하다. 걍 좋은 이별이지.

 

 일단 배경이 암이라는 말부터 하고 싶다. 캐릭터 자체가 워낙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에는 약간 신경질적이지만 쿨해보이는 남자 주인공이었는데... 관계가 진행될수록 점점 질척해지는 느낌이다. 그러면서 마지막엔 '그녀가 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연애감정이었을 뿐이며, 내가 한 사랑은 사랑같은 느낌이었다.'라고 주장한다. '남자와 여자가 쌍으로 마음이 멀어졌을 수 있다'라는 사장님의 충고는 말끔히 씹어드신 채 말이다. 그렇게 주장을 했으면 단호히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끊던가 해야 하는데, 그녀가 바람을 피던 상대와 거의 결혼하기 직전까지 같이 살면서 섹스까지 한다. 결국 주인공 남자가 집을 모두 비워버렸을 때 찾아온 주인공 여자도 어지간하긴 하지만 말이다. 결국 주인공 남자는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와 배우자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고, 무엇보다 아파트로 인해 인연을 맺던 친구 네 명하고도 친하게 사귄다. 하지만 여자친구였던 아이코는 결국 결혼한 사람과 같이 소말리아로 가버린다. 갑자기 봉사활동에 푹 빠져버렸을 수도 있지만, 주인공이 여전히 그녀의 거짓말을 용서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새삼 거짓말이라거나 쿨함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주인공은 사랑이 무엇인지, 거짓말과 침묵의 차이가 뭔지 겉으로 보면 매우 명확하게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자신이 아직도 품고 있는 '짝사랑'조차 사랑이라고 결론을 내지 못한다. 그가 사랑하는 그녀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의 행복을 빌며 곱게 돌려보내는 방법을 택한다. 차라리 나쁜 사람이라고 공개적으로 저주하기라도 하면 관계를 쉽게 끊을 수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하고 자꾸 헛소리만 하는 주인공이 안타깝다. 생각해보면 남자 주인공이 잘못한 일이라고는 초반에 여자 주인공의 공황장애 상태에 대해 짜증을 낸 것밖에 더 하나. 그 분노도 그녀에 대한 극도의 걱정에서 초래된 상태일 수 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돈을 주기 위해 돈을 빌렸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남자 주인공은 돈이 거의 다 떨어져 독립 생활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위기 상에선 절대 도움이 되지 않을 친구들만 늘었다. (아이코는 아마 죽을 때까지 돈을 갚지 않을 것이다. 해외로 튀었으니까!) 아마 이래서 친구가 없고 앞으로도 없겠지만(...) 난 저런 상황이면 차라리 아이코와 알고 지내는 요코와 당나귀 모두와 인연을 끊고 지낼지도 모르겠다.

 

 돈은 원래 그냥 주는 거지 빌려주는 게 아니랬다. 여러분도 안 갚아도 괜찮은 게 아니면 절대 남한테 돈 빌려주지 마라. 그리고 현실 세계에선 남자나 여자나 츳코미는 완전 매력 없다. 차라리 짜증나면 짜증난다고 솔직히 말하자. 남한테 훈계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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