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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ce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저자
줄리언 반스 지음
출판사
다산책방 | 2014-05-2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상실과 이를 견디게 하는 영원함의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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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하나인 적이 없었던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쳐보라. 그러면 세상은 변한다. 사람들이 그 순간을 미처 깨닫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세상은 달라졌기 때문이다.

 

 

 

'사별 애니'란 키워드로 검색해봤더니 늑대아이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그러고보니 남편이 죽어서 애 둘을 키우는 이야기였지... 끝까지 재혼도 안 했고.

그러면 그녀는 대체 이제까지 어떤 고통을 느꼈단 말인가.

이 저자의 말로는 다리가 땅 속 깊이 박혀 배가 찢어지고 내장이 터지는 느낌이라던데.

줄리언 반스가 만약 이 애니를 본다면 깜짝 놀랄까? 다른 사별한 사람들은 이 애니를 어떻게 볼까?

 

 일단 저 위에 명문장 보고 속지 마라. 이 소설은 기구를 타고 허공에 날아다니는 인물이 불시착해서 땅에 깊숙히 처박히는 이야기다. 그것도 그냥 땅 '위'에 있는 게 아니라 지하까지 깊숙히 묻어버린다. 이 이야기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별 다섯개를 준 건 이 책에서 소설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어서다. 정작 난 이 에세이의 모든 것에 찬성할 수는 없었다. 줄리언 반스가 상당히 시간이 지나고 난 후에 이 책을 보면, 이 책을 쓸 때와는 또 다른 생각을 하겠지. 사람은 진짜 죽기 직전까지 살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단지 독자들은 그 진실만은 알 수 있겠다. 이 작가가 만약 재혼을 하고 나서라도 사별한 부인을 영원히 기억하리라는 것. 아내의 기억이 그를 괴롭게 함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함께 한 일들이 점점 잊혀지는 걸 두려워하는 모습에서 난 약간 부러움을 느꼈다. 그는 사별에 대한 자신의 고통이 보편적인 것처럼 주장하지만, (그 자신도 말했듯이) 사실 누구나 그런 감정을 느끼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내세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무신교인 그처럼 막막함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나도 할아버지를 사별한 적이 있었고, 내 멘토이자 인생의 모범이 될 수 있었던 그를 오랫동안 보지 못하는 데 대한 아쉬움은 느꼈다. 하지만 계속 마음 속의 그네들에게 말을 걸고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다음 생애에서 만날 수 있는 걸. 아니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다. 마음 속에서 그네들을 잊어버리고 죽이면 영영 볼 수 없다고 믿지만. 그래서 난 이 소설의 결말을 좀 다르게 쓰고 싶다. 내 상상 속에서 영국장교 버나비와 프랑스의 여배우 사라는 영국과 프랑스 상공 중간의 어느 하늘에서 영혼으로 만나서 같이 기구를 타고 있었다. 그리고 '마담 사라'는 웃음을 띄고는 버나비의 목에 박힌 창을 빼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몽 셰르 카피텐 프레드." 수많은 세월이 흘렀는데도, 심지어 죽었는데도 여전히 가슴이 서로 아리다면...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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