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Queer

단지 조금 이상한

올란도 중에서

내가 아는 사람들 모두가 죽었다
몇 세기에 걸쳐 꿈을 꾸었다
수많은 계절들의 반복과 변주
수많은 사람들의 반복과 변주
어제와 내일의 경계가 사라지고
여성과 남성의 경계가 사라져도
이 꿈은 사라지지 않아
죽기 위해 절벽에서 몸을 던지면
다음 생이 시작된다
너는 누구지? 너는 누구야?
밤이 저 오랜 질문을 던지고
슬그머니 얼굴을 바꾸면
다음 날이 시작된다
(...)
이 오랜 꿈이 끝나고
나 자신이 희고 빛나는 밤이 될 때
이것이 어떤 잠이었는지 알게 되

 


 

1. 제목이 특이해서 집어들었는데 정답인 듯하다. 뿌듯하다.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시이다. 90년대의 다소 편집증적인 분위기의 SF를 페미니즘과 잘 결합시켰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론 외계로부터의 답신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읽고 엉뚱하게 꽂힌 시는 올란도...


2. 지금은 저출산시대라 산부인과 어디서나 서비스를 강조하지만 예전에는 여성들에게 아주 무례했다고 들었다. 산부인과인데도 불법 낙태를 잘하는 곳으로 유명해져서 병원을 두 군데로 확장할 정도로 유명해진 곳도 있었다 한다. 하긴 아버지를 모른단 이유로 아기가 외계인 취급이 되지 않는 세상이 되는게 우선이겠다.



 


 

3. 시는 꿈 속의 환상 맞다. 그래서 난 시가 어둠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본다.


너무나 일기 식으로 쓰여져 있음 시집을 보다가 지친다. 따분해진다고 할까. 시를 읽다가 '종말이 당장 닥칠 것 같다' '너무 과한 환상이다'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을 보는데 그건 니 생각. 그리고 이 세상에선 당장 목욕이나 도시락 봉사가 급한 사람들도 있다. 시에 적힌 이야기가 과한 환상이 아닌 분들도 있을거란 소리다. 물론 너무 우울해서 신파극을 자아내는 시집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난 그만큼 우리나라 사회에 희망이 없다는 증거라 본다.

 

전염병 중에서

음악시간에 노래 불러도 되나요
체육시간에 함께 달려도 되나요
청소하다가 울음을 터뜨리는 건
우린 원래 그래요
전염되지 않았어요 우린
손을 잡아도 되나요
이어폰을 나눠 껴도 되나요
정말 그것 때문에 죽을 수도 있나요

 


이거 왠지 LGBT랑 에이즈 관련된 시 같아서 한번 올려봄 ㅇㅇ

'Que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간경향 1290호  (0) 2018.08.20
주간경향 1288호  (0) 2018.08.09
위대한 작가가 되는 법  (0) 2018.08.05
환대받을 권리, 환대할 용기  (0) 2018.08.04
어제까지의 세계  (0) 2018.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