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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

어제까지의 세계

대니얼이 윌리엄과 다른 세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던 1993년 4월 2일 예심 법정에서 엘리는 대니얼의 머리에 5발의 총을 쏘았고, 대니얼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1.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사고를 내 사람이 죽으면 가해자가 일하는 기업이나 가해자의 가족에게 빚을 져서 보상을 해야 한다고 한다. 비록 가해자 자신은 맞아죽을까봐 직접 사람의 유족을 찾아가지는 못하지만 장례식장에 찾아가 저런 식으로 사과를 하는 것까지 다 보상에 속한다고 한다. 박근혜가 세월호에게, 삼성이 반올림들에게 저렇게 사과했으면 그렇게까지 유족들이 화가 났을까?
그러나 우리나라도 미국 닮아가서 현실은 개썅마이웨이... 

 

2. 중재에 대한 이야기가 꽤 나오는 편인데 나도 JTBC인가 어느 방송에서 중재 프로그램 본 적 있다. 애완동물 호텔에서 개를 학대한 건으로 중재하기에는 호텔 사장이 너무나 싸가지가 없어서 불편했는데 방 임대한 사람과 건물주 간 싸움은 의외로 평화롭게 해결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필자 말대로 얼굴을 자주 본 적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리는 듯. 그 방송 아직도 살아있는지 모르겠다. 의외로 좋았는데...

3. 전에 한번 감방이라는 단어를 썼다가 누군가에게 혼났다. 수용소나 보호소나 소년원이란 표현을 쓰라는 것이다. 젠장 넌 어릴 때 안 그랬냐 모르고 그럴수도 있지 ㅋ 하지만 그 말은 맞다. 생각해보면 살인자는 죽여야 된다느니 쉽게 말하는 사람들이 좀 줄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성범죄자들의 성기를 잘라야 된다느니 그런 말을 흔하게 쓴다. '니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라는 말은 수긍할 수 있어도 '니가 성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라는 말은 수긍하기 힘든 것인가 ㅋ (성범죄는 남자도 여자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아무튼 내가 생각하기엔 범죄 방식을 너무나 자세히 설명해주는 대한민국의 언론에 1차적 죄가 있는 듯. 옛날에는 조폭이 잡히면 카메라 앞에 무릎 꿇리고 옷을 벗겨서 문신을 보여주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타투라는 예술이 도저히 발전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독일은 악명높은 사건에서 범죄자가 어떤 일을 했는지 상세히 알러주는 다큐멘터리 방영을 금지했다고 한다. 사실 아직까지 보호직엔 관심 없으나, 정 거기가 신청하는 사람이 없어 도전하기 널럴하다면 전략적으로 취업에 도전할지도 모른다. 갱생의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다. 감방 이야기를 했을 때도 그 생각은 지니고 있었고 그 전에도 지니고 있었다.

4. 부분부분 남성이 성폭행당한 사례가 눈에 띈다. 대부분 남성이 여성에게 성폭행 당하는 자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는 게 유감이긴 하다. 그러나 굳이 여성이 가해자가 되는 부분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남성이 성폭행당한 사례에 대해선 읽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또한 미망인 패티의 용기에 감사하다. 그녀가 남편 살해자를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이런 귀한 자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그나저나 음... 왜 그리 운이 없었니;;;

5. 사람을 경계하는 법은 확실히 배운 것 같다. 요새 어제까지의 세계 보고 있는데 원주민들도 사람을 무서워하더만. 그다음이 큰 나무 쓰러지는거. 짐승들은 되려 오지일수록 온순하다고 한다. 위에 인상깊은 글귀에서도 보듯이 여성들은 어제나 오늘이나 가혹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항상 굳세게 세상에 적응하며 살고 있다. 세상의 잘못된 점에 대해서 투쟁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게 문제가 될 뿐이다. (예를 들면 유아 살해.) 그러나 핵발전소를 짓는 걸 적극 찬성하며 페인트칠과 동등한 위험도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하는 저자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상당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쓰여진 편이다. 그래서 저개발 국가의 당뇨병과 언어 말살을 제외하고, 저자는 대부분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시대에 대한 저항은 현 세대들의 숙제로 떠넘겨졌기 때문이다.

 

"언어의 목적은 의사소통에 있다. 누구도 그 언어를 말하지 않는다면, 그 언어는 존재 목적을 상실한 것이다. 그런 언어를 배우느니 차라리 클링온어(스타 트렉에 등장하는 클링온족이 쓰는 말)를 배우는 게 낫겠다."

 

 

대체 이 멍청한 인간은 스타 트렉을 보고 뭘 배운 것일까? 

 

멸종위기에 처한 외계인들이 '조국 행성'을 지키려고 발버둥치는 걸 보며 "액션이 박진감 있네~"라는 감상밖에 못 말하니 진정 후손들이 발달하고 있는지 의문스럽고 통탄스럽다. 하기사 일본가서 일하면서 한국인들을 조센징이라 말하는 한국인도 봤는데 오죽할까. 문제는 언어의 중요성을 모르는 멍청이들이 이 세상을 설치고 다녀도 '세계화' 시대에 뒤쳐질까봐 사람들이 모두 그들의 머가리에 철퇴를 내리지 않고 내버려둔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저출산 때문에 한국어 등은 조만간 쇠퇴될 것이라 본다. 내가 인간문화재 취급되기 전에 그냥 빨리 죽고 싶다.

 

당뇨병은 감염병도 아니고, 병세가 급속히 진행되는 치명적인 질병도 아니다. 따라서 당뇨병은 에이즈처럼 언론의 헤드라인을 차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오늘날 당뇨병은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사망자 수와 고통에서 에이즈를 훨씬 능가한다.

 

 

개인적으로 동성애자들의 에이즈 발병률을 걱정하고 있을 시간에 가족들 다이어트에 신경 쓴다면 더욱 세상이 좋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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