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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Axt no. 005

우리가 상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빈자리가 부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가 없는 게 아니라 그의 없음이 있는 것이다.

 

 

 

이 잡지에서는 자신의 작품을 후장사실주의라고 지칭하는 세 명의 작가를 언급하고 있다. 왠지 더러워보여서 기피하게 되는 이름이지만 그 뒤에 있는 작가들은 제법 순문학(?) 업계에서 명망이 있는 사람들이다. 아방가르드라고까진 이야기하고 싶지 않지만 제법 현실을 그로테스크하게 그려나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 단어를 똥꼬사실주의로 변환시킨다면 어떤가. 진중권은 자기 고양이가 싼 똥도 이뻐 보인다고 말했다. 애완동물을 키워본 사람으로서 새겨들을 만한 이야기며 그 이상으로 해석하고 싶지는 않지만, 엑스라는 유형지에서 '나'라는 사람이 강아지똥 천지인 파리에서 그 냄새에 심취해 있던 건 사실이지 않은가. 아이들은 일정 나이가 되면 똥이라는 발음만 들어도 까르르 웃으며 자지러진다. (누가 날 과거로 굳이 유배보내려 한다면 그 시절쯤으로 가고 싶다.) 그리고 굳이 동인지를 볼 것 없이 후장은 또 다른 쾌감을 느끼고 싶은 이성애자나 혹은 남자 동성애자들이 사랑을 나누는 기관으로 쓰이기도 한다. 우리말인지 헷갈릴 정도로 난해하지만 않다면 이런 소설도 가끔은(특히 기분이 매우 처참할 때) 읽어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 비록 나는 솔직히 이응준 소설에 더욱 마음이 끌렸지만.

 워커스가 나에게 무식에 대한 충격과 공포를 주고 다시는 진보를 자칭하는 인간들과 상종하지 말아야 하겠다는 다짐을 안겨 줬다면 악스트 no. 004는 마치 악몽과 같았다. 정말 그들의 말대로 무엇을 위해서 그런 질문을 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 그러나 악스트는 이런저런 말을 붙여봤자 변명만 될 것 같으니 그저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라는 문장 한 마디를 영화 이야기를 섞어 구구절절 끝없이 늘어놨다. 그러나 파스칼 키냐르에게 익명으로 출판하는 작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끝까지 물어보는 걸 보면 말 그대로 이 자식들은 틀렸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잘못을 지적해도 정작 본인이 잘못이 뭔지 모른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특히 필진들이 뒤에서 무슨 헛소리를 했는가를 지켜보고 있으면... 악스트는 인터뷰가 메인일텐데 메인을 빼고 보고 싶은 잡지가 되었음은 자명해보인다.

 

 

 

 누구나 죄송하다는 말은 할 수 있다. 심지어 최순실도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청문회로 끌고가서 네가 뭘 잘못했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말 한마디 못할 것이다. 그러고보니 남자들이 연애하면서 제일 무서워하는 말 중 하나가 "니가 뭘 잘못했는지는 알아?" 였다고 했나.

 

 솔직히 악스트가 아무리 저렴하다지만 이 정도면 그 돈도 아까운 수준이다. 일단 지켜보겠다. 워커스는 이십팔(숫자인데 일부러 발음으로 표기했다.)회만에 끝났으니 이 빌어먹을 잡지는 십팔회만에 끝났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단순히 이기호씨 소설을 끝까지 보고 싶어서 참고 이 모든 쓰레기 글들을 보았다. 아, 상실에 대한 글들은 예외로 좋았다.

 

승과 패는 병가의 상사라 그들이 죽고 사는 문제는 중요한 게 아니므로 앞 문장은 '최악의 상황'과 '죄다 짜낸 능력치'라는 부분에 방점이 찍힌다. 충무공 이순신이 실존 인물로는 대표 격이겠고, '얀 웬리(은하영웅전설)' 같은 전술의 귀재인 초급장교, '아쏭(첩혈쌍웅 주윤발 분)'이나 '히무라 켄신(바람의 검심)' 같우 살수들도 빼놓을 수 없겠다. (...) 아칸소 주 깊은 산속에 개와 함께 생활하며 오로지 사냥(이미 많은 인명을 살상해서인지 그는 사냥감의 생명을 빼앗지 않는다. 히무라 켄신이 메이지 유신 이후 칼등으로만 싸우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과 총기 손질에만 몰두하며 지내고 있다

 

 

 

엌ㅋㅋㅋㅋㅋ 동네사람들 여기 덕후가 있어요ㅋㅋㅋㅋㅋ 스릴러 소설을 만화로 설명하고 있어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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