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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Society

주간경향 1263호

하늘에 떠 있는 '남자' 밑에 펼쳐진 도심은 강남 삼성동이다. 요컨대, 포스터엔 '용산'이 없었다!
용산? 2009년 1월 20일 벌어진 용산참사 말이다. 마침 시사회가 열리던 날 바로 앞 토요일이 참사 9주기였다. 단순한 유비가 아니라 노골적으로 용산참사를 '인용'하는 것을 보는 게 괴로웠다. (...) 그리고 이 아버지는 초능력을 발휘해 그날의 희생자들, 철거민들과 경찰들, 그리고 최종적으로 컨테이너에서 떨어지는 자신의 딸을 구해낸다! (실제 용산사건에서 여성 사망자는 없었다.) (...) 그러나 강추한다.

 


 

 

 
1. 그러나 강추한다는 뭐야. 나만 당할 수 없다는 건가? 무튼 안 보길 잘했네. X도 최종 전투에 지진 넣었다가 일본에 실제로 지진 일어나서 연재 중단되었었다. 현실과 겹친 장르물 만들 땐 신중해야 하는데. 조심 좀 하지 그랬어요.


강남을 찍어누르겠다!라는 의도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남을 이기는 초인이 되서야 세상을 구한다고 나서려는 게 좀 괘씸하기도 하다.

2. 물가가 어떤진 잘 모르겠지만 온타리오에선 시간당 최저임금이 12000원이고 더 올릴 예정이라던데 우리나라 노예들은 복지비 반으로 줄인다고 해도 굽신굽신거리며 갈 듯. 나 직장 그만뒀다고 했더니 어떤 사람이 90만원으로 땅 몇 평을 살 수 있는데 등의 말을 하더라 ㅋㅋㅋ 오졌다리 오졌다

3. 남들은 기업이 돈을 많이 버는데 무슨 손해를 입느냐는 식으로 비난하는가 본데, 기업은 기본적으로 상품이 창의성과 같다. 개성공단의 사건으로 인해 자식을 북한에 두고 온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낀 기업이 많을 것이다. 또한 남북대립이 극심할 땐 일촉즉발인 걸 생각하면 그들도 나름대로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도박을 한 셈이다. 실제로 제조업 위주인 경우가 많은 듯하다. 정부의 배신과 지시 하나로 기업이 갈아치워진다는 사실이 섬뜩한 거지. 물론 원래부터 그랬어야 하지만(...) 정작 가난한 사람들을 직간접으로 착취하는 대기업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개성공단이 보안에 도움이 된다는 글도 (정동영이 말했지만) 일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개성공단 진행 당시 북한 군부대가 후방으로 이전하면서 좀더 안전해지긴 했다고 한다. 군부대 움직임을 남측이 쉽게 알 수 있는 효과도 있었다고.
북한의 생활에 대한 정보에 관심이 있다. 내가 앞으로 전공할 것에 연결되면 나중에 더욱 필요한 정보라고 본다. 아홉번째 파도 소설을 보지 않을 건 아닌데 주간경향 다 읽으면 짬짬이 읽을 것이며 이후론 주로 집에 쌓인 잡지를 처리할 계획이다.

4. 최연희 전 한나라당 의원에 관한 소식을 들었다. 자진해서 백수를 했지만 그래도 히키 되다보니 더욱더 이런 기사 보면 천불이 난다. 부모 만나는 것도 우연으로 맺어진다고 한다면 정말 잔인한 결과가 아닌가. 라고 쓰지만 정작 나도 아버지가 집안이 좋을 땐 그런 계열이긴 했지 씁. 사람이 실수 좀 할 수 있지만 그 결과가 너무 엄청나다보니 할 말이 없다. 어린 시절 내가 머리 터지는 한이 있더라도 말려야 했는데. 그래도 사기 당하는 사람은 당한다곤 하더라.

5. 언제나 해외의 정책은 좋지. 민간임대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의 중간이라는 사회주택도 그렇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빈부차이가 너무 심해져서 당장 이런 정책을 세웠다곤 하지만 고시원과 큰 차이가 없을테고 어차피 임대 산다고 면박만 먹을 것 ㅇㅇ 그냥 임대라는 글자 자체를 일정 기간 이상 살면 없애면 그나마 좀 낫지 않을까. 물론 애는 키우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애가 있으면 대책이 없다. 한시바삐 무슨 짓을 하던간에 임대에서 벗어나야 하는 걸 추천한다. 이래서 애 안 키울 것 ㅇㅇㅇ

6. 전경에게 꽃을 달아주던 사진이 오랜만에 등장했는데 저게 쉬워보이고 로맨틱해 보이겠지만 2007년에 나 운동권일 때 전경이 꽃 밟고 방패로 쳐서 잡아갔었다 멘탈파괴 오지고요.
세상은 꽃 달아주기도 쉽지 않다. 일반인들은 믿을 수 없겠지만 레알 저런 여성분들 비웃는 운동권들도 그 시절 많았다. 대다수는 아니지만 드물진 않은 머릿속에 전략밖에 없는 빡대가리들. 면접 보면서 다 걸렀으면 좋겠으나 높으신 분들이 그런 분들인 단체라면 할 말이 없다.

7. 내가 사실 야구 빼고는 좋아하는 게 다 마이너 종목이었다. 수영, 체조, 피겨스케이팅, 테니스, 배구 등. 지금은 유명해졌지만. 그래서 하이큐처럼 배구 하는 줄 아는 애들이랑 정현이 인스타그램 스타 되려고 테니스 했다니까 돌던지는 애들 졸라 싫어함 ㅇㅇ 스타들 나오기 전에 경기 한 번이라도 본 적 있냐. 그리고 배구는 여자 배구다.


한음파 x 폰부스 02 머리에 꽃을 (들국화 cover.)- https://www.youtube.com/watch?v=Pp4a4b93XGU


8. 굉장히 몽환적인 노래이다.
공무원 면접 설화를 쭉 봤다. 다 좋았다. 실무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고, 프로그램을 즉석에서 짜 보라는 질문도 괜찮았다. '왜 공무원이 되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이 어디에도 없는 게 좀 아쉬웠다. 다들 뻔하니까, 라고 생각한 것일까. 지방 공무원이 되서 이루고 싶은 게 있었는데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사람의 후기는 봤다. 자신이 태어나서 자란 지방을 사랑해서 그곳에서 무언가 프로그램을 짜고 시스템을 개혁하고 싶었다니 아주 좋은 미담이다. 이루려고 했던 게 무엇이었는지는 제끼고. 나는 뭐, 이제 진보(?)한 대통령이 올라오고 있고 앞으로 30년은 이대로 간다고 하니 그들의 밑에서 세상이 바뀌는 멋진 이야기를 현장에서 보고 싶다, 는 안이한 생각?

 

그때 나는 한국 르포만화의 계보에서 핵심적인 텍스트로 내가 살던 용산(보리, 2010)을 꼽았다. 용산참사 1년 뒤에 출간된, 참사의 막전막후의 삶을 담은 이 책 이후 떠날 수 없는 사람들, 사람냄새, 먼지 없는 방, 사람 사는 이야기, 섬과 섬을 잇다, 단결툰 등 이어진 한국 르포만화들의 모델이 되었다는 것이 발표의 중심 주장이었다.

 


이 중에서 섬과 섬을 잇다만 봤지만 내가 살던 용산이 서브컬쳐 계열을 넘어 우리나라의 대중들에게 르포만화를 알리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되었음은 부정 못하겠다. 하지만 이 책을 낸 출판사가 직원들에 대한 대우가 열악하기로 유명하다. 굳이 이 만화를 보려면 도서관에서 빌려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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