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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Society

작은 것이 아름답다 5월호


너무나 놀라워요. 한 번씩 수증기를 빼고 청소를 한대요. 지금까지 한 번도 고지 안 해요. (...) 후쿠시마보니까 회색연기 올라오잖아요. - <작은 것이 아름답다 오월호>, 특집 그날 이후 핵발전소 담장 아래 사람들(고리), p. 57


일단 이 책을 소개하기 전에 이야기할 것이 있다.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4월달에 <작은 것이 아름답다> 기자분이 일을 그만두셨다 한다. 뭐 본인은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매우 착실해 보이는 분이셨는데 무슨 일이 있었을까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5월호가 배달되어 우리 집에 도착할 때였다. 훌륭한 표지와 핵시설에 대한 알찬 정보, 그리고 원자력발전소 세계지도와 방사능 비상상황 행동지침! 본인의 마음에 쏙 드는 내용이었다. (특히 후자쪽이. 비상상황이 생길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을 테니깐.) 그 때는 그래도 단순히 '국가에서 이 지침을 좀 더 널리 알려주면 좋겠는데'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잡지를 다 읽고 후기를 쓰려고 인터파크에 접속해보니... 5월호가 뜨지 않았다. 이미 날짜는 5월 31일이고, 이제 2시간만 지나면 6월 1일이 되는 이 시점에서, 잡지칸을 내주지 않았다..? 놀라워서 네이버책에 다시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검색해보았다. 뜨긴 뜬다. 근데 이 표지랑 다른 표지가 뜬다.

정부에서 잡지책 디자인의 자유를 가로막고 있는 건가? 그럼 저번달에 그만둔 기자는...? 지금 나도 내 추측이 나만의 망상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내용은 너무나 좋았다. 원자력시설 근처에서 살고 있는 시민들과의 인터뷰는 그들이 쓰는 사투리때문에 정겨우면서도... 섬뜩했다. 가뜩이나 지방사람들이라고 차별받는데 생존과 연관되어 위협까지 받고 있다면 그 분들은 얼마나... 두렵고 무섭겠는가.(강남에 원자력시설을 세운다고 하면 로비라도 일어날 기세일텐데 말이다.) 황대권과 마사키 다카시의 인터뷰도 내용은 짧았으나 매우 감명적이었다. 특히 사람들이 국경을 없애고 지구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이 인상적이었다. 일본인들의 정치에 대한 인식이 이제서야 서서히 깨어나는 것 같아 반가웠다고나 할까. 그나저나 진짜 이게 80년대 금서시대도 아니고 뭐야! 소름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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