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Queer

이토록 사소한 정치성

90년대를 통해, '언어 미학으로서의 여성성'과 '정치 의식으로서의 여성주의'는 하나의 작품에서 행복하게 만난 적이 별로 없다.

 

 

 

나는 대충 이 사람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가 가는 게, 근 최근까지 나도 어떤 사람이 지나가면서 웃으면 나를 비웃는 게 아닌가 오해하곤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각을 닫는 법으로 노래를 듣는 방법을 택했었다. 요즘엔 일을 규칙적으로 하고 건강이 좋아지면서 귀가 강제 개방되었는데(...) 내 이야기를 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다. 아무튼 나는 궁금해도 그들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대충 답을 알고 있기도 했지만.) 이 사람은 내 글을 보고 가만히 있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보수적인 기독교를 믿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정치를 혐오하는 인물이었는지도 모른다. 동양 사상만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인물이 나를 증오하고, 나를 적대하고, 그에 반박할 말을 떠올리다가 나에게 직접 글을 쓴다는 건 나에게도 그에게도 좋은 일이다. 답을 얻을 때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가야 한다. 그리고 단언하건데, 구하는 사람이 진실로 앞을 향해 나가는 추진력이 강하다.

 아무튼 여성주의에 연관하여 기존 문학들을 공격하는 거 보고 초반엔 이거 물건이네 싶었다.
 1. 신경림 농무- 계집애들이 딴거 보고 웃을수도 있는데 널 보고 웃었다고 하니 착각 오지다.
 2. 유하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6- 니 보라고 미니스커트 입은 거 아니니까 그만 좀 쳐다봐라 그리고 상상 속에서 날 죽이지 마.
 3. 장정일 아파트 묘지- 난 여우가 아니고 인간이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다리 그만 쳐다보지?

 장충체육관에서 콘서트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거 다 가짜에요!"라고 하면 미친 놈이라 불리며 끌려가는 건 박정희 시대 때 투표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렇게 할 때랑 다르지 않다. 다시 말하겠다. 대중 앞에서 무슨 말을 할 때 미친 놈이라고 불리고 그 중 한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간다거나 다짜고짜 뺨을 갈겨댄다면 대체로 그건 옳은 게 맞다. 거리를 두는 건 왕따가 되거나 진실 앞에 눈과 귀를 틀어막고 도망가는 게 아니다. 언제나 반성해야 할 건 나 자신이다.

 "굳이 우주로 갈 필요가 있어?" SF 판타지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이 주장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주로 그들의 다음 이야기는 "지구에서 잘 살면 되지."로 끝나는 일이 많다. 그것은 인간이 지구에서 벌이고 있는 환경 오염과 전쟁과 살육을 외면하는 결과가 된다. 인간은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인 먼지, 고기, 혹은 동물을 부정하고 인간의 이성적 통찰력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려는 성질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될 때 인간의 내면적 진실은 절대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고어는 그런 점에서 인간을 한계까지 밀어넣는 장르이다. 굳이 SF 판타지가 보기 싫다면, 고어를 보시라.

 

 부녀자를 사로잡는 전략은 옛날부터 문학 말고도 다른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많이 주목받았는데, 예를 들어 아이돌마스터를 들 수 있는데, 사진과 같은 부녀자가 좋아하는 애니가 증가하니까 딱 그 시기를 맞춰서 남자 아이돌마스터를 발표했다. 그 다음 러브라이브가 때맞춰 여자아이돌만 나오는 애니를 고집했지만, 역시 길을 잃은 아이돌마스터에 반발한 상업전략이라서 부녀자가 주권을 잡은 서브컬쳐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니 우리나라도 이제 제발 집사카페 좀 생겨라. 거의 여자만 있는데서 일하니 훈남이 그립다.

 아무리 2006년에 쓰여진 글이라지만 당시 시대의 분위기상 이런 글이 혁명적으로 보일 시대도 아니었다. 근데 대체 얼마나 이 계열엔 꼰대들이 많은 거야? 이런 굳이 붙일 필요도 없는 소논문을 이 책의 말미에다가 자연스럽게 가져다가 붙이는 걸 보면. 아무튼 우리나라에 무크지가 필요하다는 건 알겠다. 문 대통령이 뽑혀서 나라가 진보했다는데 이쪽도 서코나 케이크처럼 동인 행사 열어서 무크지 축제 이런거 하면 안되겠냐. 하물며 조그만 카페 하나 빌려도 되잖아. 파스텔도 있고.

 

 

하지만 이 책도 헛소리만 지껄이는 배용제의 진면모를 보지 못했으니 그렇고 그런 평론에 불과하다. 몰랐다고 하지 마라. 평론 쓰고 돈을 받으면 그런 것도 꿰뚫어 봐야 하는 거 아닌가. 뭐, 초반엔 재미있게 읽었지만 세번째 챕터 명명에서부터 상당히 필력이 딸렸고 그 다음에 쓰신 책을 보기엔 무리일듯.

 

 P. S 우연히 바흐친 이야기를 듣게 되서 관심이 있었는데 또 우연히 여기서 바흐친에 관련된 글을 보게 되서 따로 포스팅해 두었다.
 http://blog.naver.com/vasura135/221010447483->카니발레스크: 축제성, 축제로서의 음악

'Que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하다  (0) 2017.07.09
아나키스트  (0) 2017.06.12
에로틱한 찰리  (0) 2017.05.22
여수  (0) 2017.05.01
러브라이브 스쿨 아이돌 다이어리 소노다 우미  (0) 2017.04.04